Updated : 2025-04-20 (일)

[자료] 관세전쟁, 미국 기술산업 후퇴와 중국 승리 가능성에 대한 미국 연구원의 글 - 하나證

  • 입력 2025-04-10 10:1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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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하나증권은 웨드부시사의 'Daniel Ives'이 8일 작성한 보고서(‘Tariff Slate for China Will Create a Category 5Price Storm for the US Consumer’를 번역해 소개했다. 다음은 박승진 연구원이 번역한 내용이다.

■ 관세 폭풍의 경고: 미국 소비자와 테크 산업이 치르게 될 대가

만약 당신에게 야구를 하는 자녀가 있고, 10세 이하(10U) 경기 후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 아이가 "나 MLB에서 뛰고 싶어!"라고 말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현실은 10U 팀의 절반 정도만이 고등학교 팀에 뽑히고, 고등학교 선수 가운데 약 7%만이 대학에서 야구를 하며, 그 중에서도 단 1%도 되지 않는 선수들만이 마이너리그(MLB)에 드래프트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면, 당신은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이것은 우리가 아시아 공급망이 미국으로 이전될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유사하다. 글로벌 공급망이나 미국 테크 기업의 운영 방식,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의 일상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있다면 현재의 관세 정책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무섭고, 불확실한지 쉽게 인지할 수 있다.

‘그냥 미국에서 만들면 된다’는 주장은, 지난 30년간 미국 소비자들을 위한 전자제품, 반도체, 하드웨어, 스마트폰 등의 생산 방식과 아시아 공급망의 복잡성을 극도로 과소평가하는 발언이다.

이는 미국 기술 산업을 떠받치는 기반이며, 이번 관세 조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구명보트 없이 배를 뒤집어엎고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GM, AMD 등의 수많은 미국 기술 및 자동차 기업들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닌텐도는 이미 관세 부담을 이유로 스위치2의 미국 내 예약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며, 이는 앞으로 모든 전자제품들이 맞이하게 될 고난의 시작일 뿐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곧 이 강력하고 파괴적인 관세 폭풍이 자국에 상륙하는 충격을 직접 체감하게 될 것이다.

■ 미국 테크 산업의 역효과. 중국의 반사이익 전망

지난 25년 사이 닷컴 버블과 붕괴, 글로벌 금융 위기, 유럽 재정 위기, 코로나 팬데믹은 물론 그 사이에 있었던 수많은 시장의 변동성 이슈들을 경험해 보았다. 현재 상황이 지금까지 시장에서 본 가장 큰 재앙이라고 믿는 이유는, 지금의 사태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자초된 것이며, ‘단기적인 고통으로 끝날 것’이라는 논리가 잘못 계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D.C.(벨트웨이)의 마이크 앞에 서서 ‘미국에서 만들자’고 말하는 것은 너무 쉽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크게 다르고, 그 간극은 무서울 정도이다. 미국에서 공장을 짓는 데는 4~5년이 걸리며, 미국의 노동력과 비용 구조는 현대 공급망의 개념과 전혀 맞지 않는다. 공급망을 떠받치는 지적 재산권과 기술의 상당 부분은 아시아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으며, ‘단기적 고통’이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하려면 앞으로 최소 10년은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미국의 테크 기업들이 이런 현실에 직면할 경우, 향후 수십 년 동안 미국 기술 산업은 크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미국 테크 산업의 비용 구조로는 더 이상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능해지고, 이는 곧 중국 테크 기업의 호재로 반영될 전망이다. BYD,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그리고 수천 여 개의 중국 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승자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 저가형 전자제품의 소멸과 AI 혁신 훼손 가능성

이러한 관세 조치는 미국의 기술 산업을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시킬 수 있다. 앞으로 발생할 경제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다. 중국산 제품에 50%, 대만산 제품에 32%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미국의 저가형 전자제품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전자제품 소비자 가격은 40~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제조된 아이폰 가격은 현재의 1,000달러에서 3,500달러까지 오르게 될 것이며, 납득하기 어려운 관세 정책들은 AI 혁신 속도를 크게 늦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현실적인 수준으로 재조정되어야 한다. 현실적인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의 테크 산업은 암흑기로 접어들 것이고,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게 될 것이다. 이는 지난 세기에 걸쳐 축적된 현대 경제 이론에 근거한 분석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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