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4월 2일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며 "자동차 관세는 영구적으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안은 4월 2일 발효되며 해외에서 조립된 자동차를 포함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완성차와 트럭에 적용된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의 거의 절반이 수입이 되는 상황에서 관세는 소비자 가격을 상당히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치는 기업이 미국에 더 많은 공장을 설립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를 매우 신나는 것이라며 "미국에 공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세는 자동차 제조업체의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투자를 냉각시키는 한편 소비자 비용을 수천달러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외국, 특히 자동차를 미국으로 대량으로 수출하는 유럽 국가, 일본, 한국과의 무역 충돌을 더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우리 수출에는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708억달러인데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42억달러가 대미 수출액이다.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고, 수출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기업 매출이 줄면서 수출 총량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은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오는 4월 2일 각국 상황에 맞는 상호관세 부과도 예고했다.

미국의 무역적자국 8위에 해당하는 한국은 주요 타깃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자동차 관세 등이 이러한 상호관세와 중복 적용될 경우엔 피해가 더 커질 전망이다.

KPMG 이코노믹스의 켄 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산업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기 전에 더 많은 주문을 했기 때문에 2월에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주문이 상당히 급증했다"며 "그는 관세로 인해 신차 가격이 수천달러(아마도 1만달러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또한 유럽, 특히 독일에 나쁜 소식이다. 작년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3840만 유로 상당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했고,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가 대부분 수출을 차지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유럽 자동차 수출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유럽은 이 발표와 미국이 앞으로 구상하고 있는 다른 조치를 함께 평가하고 협상된 해결책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일본 당국자들과 로비스트들은 워싱턴에서 일본 자동차가 관세에서 면제되어야 함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들은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가 미국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관세가 가격을 인상해 미국 소비자에게 어떻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등을 강조했다. 일본기업은 미국에서 24개의 자동차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자동차를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보다 관세로 인한 피해를 덜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가 관세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그는 사업에서 나에게 부탁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 적용 발표가 나온 이후 주요 자동차업체 주가는 정규장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를 보면 포드는 4%, GM은 6% 하락을 보이는 반면 정규장에서 5%대 급락했던 테슬라는 1%대 반등을 보이고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