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3-20 (목)

(장태민 칼럼) 이재명의 조바심...탄핵심판과 금융시장

  • 입력 2025-03-19 14:1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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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더불어민주당 장외 최고위원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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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귀를 의심케 하는 놀라운 발언을 했다.

탄핵 심판 선고가 늦어지고 민주당 성향의 마은혁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자 야당 대표가 조바심이 난 듯한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몸조심 하라'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이 대표는 다음주(26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에서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 선고가 나오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안철수 의원 등 여권의 잠룡들이 "이재명 대표는 2심 유죄가 나오면 대선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 입장에선 빨리 윤 대통령이 파면 결정을 받는 게 유리하다.

이재명의 귀를 의심케 한 최상목 겁박

이재명 대표는 19일 광화문 삼거리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상당히 강도높게 최상목 권한대행을 압박했다.

이 대표는 "최상목 대행은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 몸조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이 대표에 대한 테러 위협으로 그의 신변을 밀착해서 보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 대행에게도 '현행범 체포와 몸 조심'을 거론한 것이다.

이 대표는 "최상목 대행은 즉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고 권한대행 임무를 남용하는 못된 행위를 그만두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헌재 판결까지 나왔는데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권한대행의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 최상목에 대해 '직무유기 현행범'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파괴하면 현직이라도 처벌하게 돼 있다. 그런데 최상목은 지금 헌법 위에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반응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늦어지는 점, 탄핵 반대 시위도 여전히 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 등과 관련이 있다는 평가들도 많다.

■ 편 나눠서 싸우는 국민...여·야 가릴 것 없는 최하등급 정치가 망치는 한국경제

한국 국민들은 민주당, 국민의힘 중 어느 당을 더 선호하느냐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다.

한국 정치는 어느 때보다 험악하게 전개되는 중이다.

한국민들 사이에선 사법, 입법, 행정 모두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정치인들이 흔히 국민들을 투표용지로 보면서 일부러 편을 갈라 '자신의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전법을 쓰지만 이런 행위가 지나치면 국가에 독이 된다.

그런데 정치인들이 원하는 '편 가르기'에 함몰되지 않는 사람들 중엔 윤석열·이재명 같은 위험인물 모두가 이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편다.

한 금융사 대표를 지내다가 퇴직한 A씨는 "윤석열은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며 "12.3 계엄에서 봤지만 감정적인 데다 실무를 전혀 모르는 스타일이어서 국가 운영 자체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대로 된 경제정책 하나 펴지 못하고 의대 증원 등으로 국가 조직만 파괴한 자가 다시 등장하는 일도 섬찟하지만 이재명이라고 희망을 가질만한 인물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도 이 나라의 미래엔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며 "최근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기도 했지만 각종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데다 그가 추구하는 기본사회를 위해 마련했다는 공약들은 전부 이 나라 경제의 경쟁력을 골로 보내는 정책들"이라고 했다.

특정 정당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A씨는 상당수 '정상적인' 국민들이 자신과 생각이 비슷하다면서 한국이 이대로 가다가는 '정치가 경제를 더욱 망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탄핵심판 관련 금융시장은...'불확실성 해소' 원해

금융시장은 한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빨리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시장 쪽에선 빨리 헌재가 탄핵, 기각, 각하 등 결정을 내리는 게 시장엔 유리할 것이란 주장이 적지 않다.

정치 리스크가 끝나면 경기 부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트럼프 압박이 영향을 미쳤지만, 독일이 선거 뒤 인프라와 방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 등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정치 불안 해소와 경기 부양을 연결선상에서 보기도 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매니저는 "탄핵 결과에 따른 국민 갈등과 혼란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일단 탄핵 선고는 그 자체로 정치 리스크 해소를 의미한다"면서 "이 경우 달러/원 환율도 하향 안정되고 국내 주식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각광을 수 있다"고 했다.

실질적인 '불쏘시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 탄핵심판이 늦어져 뭔가 논란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윤석열 파면이 당연하다고 본다. 대통령이 파면되면 재정정책(추경 등)이 본격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대선 후보들의 각종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역시 주가 부양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 매니저의 관점을 채권시장에 적용하면 채권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시간의 문제지만 추경 등 재정 부양은 수급적으로 채권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위험자산 쪽이 환호하면 안전자산 시장은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이미 15조원, 20조원, 30조원 등 추경 규모와 관련된 말들이 이미 노출돼 있어 적절한 규모의 추경은 오히려 채권 수급 불안 해소의 기제가 될 것이란 주장도 많다.

■ 정치가 조장한 국민 갈등

상당수 사람들이 이번주 중엔 탄핵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헌재는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지불식간에 선고 일정을 발표할 수도 있지만 시기를 장담할 수는 없다.

이러다보니 다음주 이재명 대표의 2심 결과가 먼저 나온 뒤 대통령 탄핵심판 일자가 잡히는 것 아니냐는 예상마저 나온다.

각종 민주당 지지자, 국민의힘 지지자 등은 '뇌피셜을 기반'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전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된 소스를 통한 정보라기 보다는 희망사항을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경우가 많다.

이재명과 그 지지자, 윤석열과 그 지지자, 내심 이재명이 사법 리스크로 낙마할 경우를 대비하는 민주당 잠룡들과 그 지지자, 윤석열 다음을 꿈꾸지만 대놓고 대통령을 비토하지는 못하는 여권 잠룡들과 그 지지자 등을 보고 있으며 한 때 우리사회에 익숙했던 '사생팬 문화'가 떠오른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선 광적으로 연예인을 흠모하던 사생팬 문화가 어느새 정치권에 깊숙히 들어와버렸다.

홍위병들은 편을 먹지 않는 A씨와 같은 사람에 대해선 양비론자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학급 인원이 30명인데, 반드시 29등, 30등 하는 꼴찌 학생 중 하나를 반장으로 뽑을 이유는 없다.

다양한 종류의 홍위병들은 자신들의 주군이 민주주의를 구하고 한국을 발전시킬 것이란 주장을 내놓는다.

하지만 A씨와 같은 사람이 볼 때 이들은 깨어 있는 사람도 아니며, 그저 가스라이팅 당한 불쌍한 군상들일 뿐이다.

지금 시기 한국엔 감성이 아니라 이성으로,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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