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13일 "미국이 높은 물가로 관세정책에 조심스러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미국 관세 정책이 약해진다면 한국 수출 경기에 긍정적"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47%, 핵심은 0.45%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0.3%를 상회했다.
헤드라인은 2023년 8월 이후, 핵심은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개월 연율 헤드라인은 4.54%, 핵심은 3.85% 상승하면서 지난달(각각 3.54% 및 3.10%)보다 높아졌다. 6개월 연율도 각각 3.55% 및 3.67% 상승하면서 지난 9월 저점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대비로는 헤드라인은 3.00%, 핵심은 3.26%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2.9% 및 3.1%)를 모두 상회했다.
임 연구원은 "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이유는 계절조정 변수의 조정"이라며 "노동통계국은 기존 2년마다 소비자들의 지출을 반영해 가중치를 변경했지만 2024년부터는 매년 조정하는 것으로 조정 시기를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4년 계절조정 변수 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전월대비 물가 상승률은 총 0.024%p, 핵심은 0.034%p 하향 조정됐다"면서 "다만 계절 조정 변수의 영향을 제외해도 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에 포함되는 식료품은 0.36%, 에너지는 1.08% 상승했다. 에너지는 지난 12월(2.42%)보다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식료품은 202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차 가격은 0.04% 상승했지만 중고차 가격이 2.19% 상승하면서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지난 5개월간 하락세를 보이던 메디케어 상품도 1.17% (202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핵심 상품 가격은 0.28%를 기록했다.
그는 "2023년 하반기부터 확인된 물가의 둔화세에 기여한 핵심 상품의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은 마무리되는 점이 재확인됐다"면서 "서비스 부문도 상승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거 부문은 0.37%로 0.3~0.4% 내외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이어갔다. 주거 제외 서비스는 0.71% 상승하면서 2022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월 고용에 이어 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은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연내 1차례의 인하만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활동 참여자수가 동일할 경우 실업자가 1.9만명 이상 감소하면 실업률은 4%를 하회하기 시작하며, 10.4만명 이상 감소하면 소수점 첫째자리까지 발표되는 미국의 공식 실업률은 3.9%로 진입한다. 이 경우 연내 노 컷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높은 물가, 관세 우려는 줄일 수 있어
다만 긍정적인 점은 관세에 대한 우려는 적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관세 부과 카드로 통상 압박을 하고 있다. 시장은 관세 부과가 협상의 도구로 활용된다는 점을 인지했지만, 트럼프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중국과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임 연구원은 그러나 "트럼프 1기와 물가 환경이 달라 관세에 대한 우려는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1기 당시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018년 3월에 관세를 부과했지만, 본격적으로 중국과의 마찰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2018년 7월이다.
임 연구원은 "2018년 7월 당시 헤드라인은 2.95%, 핵심은 2.35%로 물가가 2%를 상회했지만 역기저로 둔화되는 경로였으며, 전월대비로 보면 헤드라인은 0.08%, 핵심은 0.12%로 낮았다"면서 "현재는 물가의 레벨은 높으며 헤드라인은 4월까지 역기저효과로 둔화되는 모습이 나올 수 있지만, 핵심 물가는 기저효과로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품목의 가중치가 변경되면서 주거와 주거 제외 서비스의 비중은 감소(각각 36.71%→ 35.48% 및 61.73%→ 60.71%)했지만, 핵심 상품의 비중(18.35%→ 19.39%)은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압박 강도가 약해진다면 한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약해진 관세 정책으로 환율 상승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지만, 강한 고용과 높은 물가로 연준의 인하 기대감이 축소된 점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은 중립금리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경기에 대한 우려는 점차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가운데 2월 금통위에서 인하를 단행해도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오히려 다음달 중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에 대한 최종 판결이 되면 추경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수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높은 물가로 관세정책에 조심스러울 수 있어 - KB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