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31일 "DeepSeek는 AI산업 성장의 전환점이며 또다른 성장국면 진입 가능성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민 연구원은 "DeepSeek는 공포 심리의 확대 재생산을 통해 미국 빅테크 기업에 충격을 가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DeepSeek 쇼크로 1월 27일 미국 기술주가 폭락했다. 나스닥은 3.07%,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9.15%나 급락했다.
DeepSeek -R1 모델은 △ OpenAI 최신 모델인 o1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고 △ 모델 사용료를 의미하는 API가 OpenAI의 3%~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연구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1) 미국 AI 산업의 수익성, 비용 이슈와 주가 고평가 이슈는 물론, 2) AI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2) 제한적인 하드웨어로 저비용 AI 모델이 개발되었으니, 엔비디아 같은 고사양 하드웨어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3) 그동안 무한정 돈을 쏟아 부은 기업들은 비용 낭비를 했다. 4) 결국 AI 수요 축소가 전력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 등의 공포가 공포를 확대 재생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 DeepSeek 관련 추론은 이미 20일에 발표되었고, 24일(금) 주식시장에도 일부 선반영됐다. 이후 전해지는 뉴스와 여러 논평을 통해 주말 동안 공포심리가 확대 재생산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문제는 과거 헝다 사태, 벽계원(에버그린) 사태 등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발생 직후에는 중국발 리먼 브라더스 사태라고 언급되었지만, 실체가 밝혀지고 그 영향력이 가늠되면서 주식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갔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단적인 예로 중국내 주택 판매 1위로 알려진 벽계원 파산 당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상당한 공포심리를 자극했지만, 실제 중국 내 주택 판매 비중이 3%대임이 알려지면서 단기간에 공포심리가 진정된 바 있다"고 상기했다.
그는 " DeepSeek의 성과를 폄하하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기존 기업들의 비용이 1억 달러 이상었던데 반해, DeepSeek는 600만 달러에 불과했고, 이 결과가 ChatGPT에 거의 근접했고, 오픈소스를 제공하고 있음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모델 성장 과정에서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에 집중하고, AI 모델이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추론하는 과정인 ‘Chain of Thought(COT)’를 강화했다는 점은 향후 AI 산업 발전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큰 변곡점, 전환점에서 혼란은 불가피하지만, 그렇다고 혼란에 매몰되기보다는 냉정한 판단을 통해 투자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했다.
우선 DeepSeek가 당장 AI 패권을 쟁취하고, 엔비디아가 수익성 악화를 겪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우선, AI 기술 스택에서 하부구조, 반도체, 클라우드 컴퓨팅은 여전히 미국이 장악하고 있다. 당장 중국이 패권을 쥘 것이라는 해석 또한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AI 산업과 관련 모델들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어디가 끝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고, 정체기도 있고, 전환점을 맞아 가파른 성장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반복되기 마련"이라고 밝혔다.
성장기의 정점을 지나면서 성숙기에 들어가고, 가격부담이 낮아지며 생활에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DeepSeek의 등장은 전환점을 제공했다고 판단한다. 이 전환점이 또다른 성장을 만들어낼지, 성숙기로의 진입을 가속화하면서 활용성, 범용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지는 몇 년이 지난 뒤에 확인될 것"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은 새로운 전환점에서 엔비디아가 단기간에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다른 성장국면으로 진입할 경우를 생각해 보자. 중국과 미국의 AI 경쟁이 본격화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중국 경쟁력에 대한 위협을 느낀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기업들도 고성능 설비를 기반으로 DeepSeek의 새로운 변화를 수용한다면 가파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 여기에 중국이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이후 미국이 더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면 예상보다 더 가파른 2차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수요는 다시 한 번 레벨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숙기로 진입하는 계기가 된다면 단기 성장 모멘텀이 더 강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나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 연구원은 "빠른 상용화로 현재 대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AI 도입이 개인 컴퓨터, 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으로 확산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수요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27일 폭락한 AI 관련 기업과 전력 설비 기업들은 멀지 않은 시점에 안정을 찾고 상승세를 재개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 추가 하락은 단기 트레이딩 기회이고, 이미 보유한 투자자들은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공포 구간을 견디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AI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중국 금융사들의 AI 밸류체인 1조위안 지원 계획, 인도의 대규모 AI 투자 등이 예정돼 있고, 이를 넘어서는 프로젝트, 개발 계획 등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 사태, AI산업 성장의 전환점...또 다른 성장국면 진입 가능성도 봐야 - 대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