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ECB, 기준금리 25bp 내려 4회째 인하..라가르드 "이번 회의서 50bp 인하 논의 없었다"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3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예금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25bp 인하한다고 밝혔다.
다른 정책금리인 기준금리(Refi·재융자금리)는 연 3.15%에서 2.90%로, 한계대출금리는 연 3.40%에서 3.15%로 각각 25bp 인하했다.
ECB는 작년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작년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작년 9, 10, 12월과 올해 1월 회의까지 4차례 연속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작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5차례 낮췄다.
ECB가 4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8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춘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이다.
ECB는 유로존 최대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이 경기 둔화를 겪고 있다는 악재가 잇따르자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50bp 인하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6월 최고치인 4% 수준에서 5차례 금리를 인하한 것은 ECB가 중기적으로 2%에 가까운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한 것과 일치한다"며 "역풍은 경제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 소비자 신뢰가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인하 속도와 규모는 앞으로 들어오는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것임을 재차 강조하며 "우리는 나아갈 방향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현재로선 여전히 제약적인 수준"이라며 추가 조정을 시사했다. 3월 회의에 앞서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인하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ECB는 "유로존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특정 부문에서 임금과 가격이 과거의 인플레이션 급등에 상당한 지연으로 여전히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유로존 데이터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는 작년 4분기 성장하지 못했다. 독일과 프랑스 4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각각 0.2%, 0.1% 감소했고 이탈리아는 제로 성장을 기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경제 리스크는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공급망 비용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거시경제 부문 책임자는 "유로존 경제 성장세가 부진하며 금리인하는 정당하다"며 "ECB는 경제지표 부진을 반전시키기 위해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예금금리 2.75%는 취약한 현재의 유로존 경제에 비해 여전히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에선 통화정책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다만 많은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ECB는 계속해서 무거운 짐을 짊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이체방크의 마크 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유로존 경제의 약세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차입비용을 빠르게 줄여야 할 필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ECB가 적어도 중립 수준(2%~2.5%)까지 금리를 계속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연말까지 중립 이하로 인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