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1-24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의 '드릴, 베이비, 드릴' 통한 연준 금리인하 압박 가능성은...

  • 입력 2025-01-24 11:24
  • 장태민 기자
댓글
0
자료: 2024년 이후 WTI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024년 이후 WTI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이번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가운데 예상대로 금리 인하 압박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기 때 연준에 금리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면서 통화당국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덕분에 당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연임에 실패했으나 바이든 정부 출범을 맞아 재무장관을 맡은 바 있다.

트럼프는 관세 압박을 통해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정책금리 인하를 종용하는 중이다.

■ '저금리론자' 트럼프, '유가 하락 전제조건' 달아 금리 압박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많이 내려야 한다며 연준이 내 말을 듣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을 통해 "유가가 하락하면 즉시 금리인하를 요구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트럼프는 또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 금리는 우리를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각종 밈의 재료가 되기도 한 'Drill, baby, drill'을 통해 화석연료의 '귀환'을 종용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번주 취임 즉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지구상의 어느 나라보다 많은 양의 원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 이를 적극 사용할 때라는 입장을 보였다. 동시에 파리기후협정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저점대비 10% 상승하면서 물가 불안을 야기한 바 있다.

WTI는 12월 60불대 후반 저점에서 이달 13일엔 79불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드릴, 베이비, 드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최근엔 5일 연속으로 하락 중이다.

WTI는 23일 트럼프가 "사우디가 포함된 OPEC에 유가를 낮추도록 요청하겠다"고 한 발언에 영향을 받아 1.09% 하락한 배럴당 74.62달러를 기록했다.

■ 트럼프의 드릴, 베이비, 드릴이 금리인하 자극할 수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원유 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에선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에너지 생산 확대를 천명했다. 정책 시행과 생산까지의 시차가 존재하는 가운데 얼마나 생산이 늘어날지가 관건이다.

OPEC+의 원유 생산 점유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회원국들의 감산 회의론까지 있는 가운데 미국이 '드릴, 베이비, 드릴'을 강화할 경우 공급측에서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잇다.

홍지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원유 생산량 증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회원국들이 감산으로부터 얻는 실리가 불투명해 감산 기조를 준수할 유인이 적다"면서 "현재 WTI 가격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 균형 유가(98달러 이상)에 못 미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홍 연구원은 그러나 "과거 대비 지정학적 긴장이 원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도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원유 가격 하방압력이 우세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유가 걱정은 접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사우디와 OPEC에 유가 하락을 요청할 것이며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과 같은 유가가 지속되면 전쟁이 지속될 수 있다면서 '유가 인하의 명분'을 주장했다.

트럼프는 조만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위한 논의를 갖기 원한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 말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 여파로 단기 유가의 상승세가 연장됐지만, 시장은 이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Drill, Baby, Drill’ 정책효과를 주목한다.

이 정책이 얼마나 강한 효력을 발휘할지, 또 유가 하락시 이를 명분으로 트럼프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얼마나 압박할지 관심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석유 생산량 확대를 목표로 하는 ‘Drill, Baby, Drill’ 정책은 국제 유가의 상단을 제어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시에 러시아산 공급 불확실성 속에 중국, 인도 등의 중동산 원유 수요 확대, 단기 유가 강세 등은 OPEC+ 감산의 연장 가능성을 낮추고 향후 석유 시장의 공급 오버행을 다시 부각시킬 수 있다"면서 "국제 유가는 1분기를 고점으로 반락해 점진적인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달 말 FOMC에선 연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