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24일 "시장에 약달러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수연 연구원은 "시장이 트럼프 허풍에 쫄지 않는 모습"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유연한 관세 정책 기대와 함께 달러인덱스 추가 상승이 멈췄다"면서 "강달러가 멈추자 외환시장에서는 더 나아가 앞으로의 약달러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약달러 이유는 두 가지라고 했다.
첫째,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탈달러는 물론 미국 경기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관세 정책은 미국의 수출입을 감소시켜 미국 경제 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고 본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미국 우선주의 체제 하에서 안정적인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 비중 축소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국가들의 탈달러화를 방해하는 정책이 오히려 위협에 대처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둘째, 미국 정부부채 때문에 달러의 구매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늘어난 부채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구매력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면서 "팬데믹 이후 늘어난 정부부채와 높아진 금리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연방정부 이자지급액은 2024년 9월 기준 팬데믹 직전인 2020년 3월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게다가 강한 경기 때문에 2025년 상반기까지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잔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높은 밸류에이션까지 감안하면 약달러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2025년 달러인덱스는 상고하저, 즉 약달러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약달러 폭은 기존 추세로의 복귀 수준일 뿐, 달러인덱스 100을 하향돌파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탈세계화라는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환율은 각국의 경기 체력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 사이클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개별 국가의 경기가 강하고 금리가 높을수록 통화가치가 높은 경향성이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매크로 차별화는 다음주에 대표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다음주에는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정책회의와 4분기 GDP 성장률 발표가 예정돼 있다. 통화정책회의에서 연준은 동결, 유로존은 25bp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분위기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다보스 포럼에서 “중립금리를 1.75~2.25%로 생각한다”고 언급하여 다음주 회의에서의 인하 가능성을 엿보였다.
박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은 4분기 GDP 성장률에서도 차이가 뚜렷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미국 4Q GDP +2.6% QoQ saar (vs. 3Q +3.1%), 유로존 +0.2% QoQ (vs. 3Q +0.4%)로 형성돼있다.
그는 "달러를 매도하더라도 단기 시계에서 다른 매력적인 대안이 부재한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다음주에는 달러의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 관세 발언에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외환시장
1월 20일(월) 미국 제 47대 대통령 취임식과 함께 트럼프 2기가 시작됐다. 특히 시장에서는 취임식 연설에서 관세 정책이 어떤 강도로 발표될지에 관심이 컸다.
트럼프는 관세 정책 실행에 대한 의지는 보이더라도 우려와 달리 보편 관세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은 약달러로 안도감을 표했다.
박 연구원은 "취임식 연설은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공격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에 부합한다. 물론 완전히 안심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고공행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1월 13일(월)에 관세율이 점진적으로 인상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 이후 달러인덱스 1M 내재변동성은 하락했다"면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의 발언도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베센트는 관세 정책의 목적이 관세 부과 자체가 아니라,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 잡을 협상 도구 중 하나라고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공식 집행이 아닌 발언들을 의심하고 있다고 했다.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트럼프는 취임식 이후 트럼프가 2월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중국에는 추가 1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언급했다"며 "일시적으로 이들 통화가 절하되는 것은 불가피하기는 했으나 절하폭은 크지 않았다. 일단은 지켜보자는 눈치"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허풍에 쫄지 않고 시장에 약달러 기대 커져 - 메리츠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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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허풍에 쫄지 않고 시장에 약달러 기대 커져 - 메리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