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3일 PCE 물가 예상 하회로 미국채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강세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FOMC 후폭풍에 따른 외국인 선물 매도가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 가운데 이들이 미국 금리 반락 후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가 중요해 보인다.
지난주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리 인하에 대해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도비시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매파적 FOMC로 이런 분위기는 되돌림된 바 있다. 전날 외국인이 역대급 10년 국채선물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말 시즌을 맞아 투자자들이 한층 늘어난 내년 국채 물량이나 추경, 고환율 등에 부담을 느낀 가운데 계속해서 외국인의 선물 매매 강도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또 최근 금리가 올라옴에 따라 저가매수가 얼마나 들어올지도 주목된다.
■ 미국 PCE 물가 예상 하회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을 밑돌았다.
20일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1% 올랐다. 이는 전월 기록이자 예상치인 0.2% 상승을 밑도는 결과였다.
전년비 11월 PCE 가격지수는 2.4% 올라 예상치인 2.5% 상승을 하회했다.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0.1% 올라 예상치(0.2%)를 밑돌았다. 10월 기록은 0.3% 상승이었다. 전년 대비로도 2.8% 올라 예상치(2.9% 상승)에 못 미쳤다.
상품 가격이 소폭 상승했고 서비스 가격은 0.2% 올랐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은 모두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상품 물가가 0.4% 하락했지만 서비스 물가는 3.8% 상승했다. 전년 대비 식품 가격은 1.4% 상승한 반면 에너지 가격은 4% 하락했다.
주택 인플레이션은 0.2% 상승에 그치며 진정 조짐을 보였다.
PCE 데이터에서 소득과 지출 수치도 예상을 소폭 하회했다.
개인소득은 10월 0.7% 증가에서 11월에는 0.3% 늘어 상승폭이 0.4%p 축소됐다. 이는 예상치인 0.4%를 소폭 밑돈 것이다. 개인지출은 0.4% 증가해 예상치인 0.5%를 하회했다. 개인 저축률은 4.4%로 낮아졌다.
최근 물가에 대한 우려가 재차 커졌지만 연준이 선호하는 PCE 수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와 12월 FOMC의 '매파적 인하'에 따른 부담이 누그러졌다.
■ 美금리 하락하면서 4.5%대 초반으로...뉴욕 주가 일제히 반등
미국채 금리는 20일 예상을 밑돈 PCE 물가 지표 결과로 하락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0일 6.00bp 하락한 4.515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1.75bp 떨어진 4.71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55bp 내린 4.3070%, 국채5년물은 5.35bp 하락한 4.3780%를 나타냈다.
뉴욕 주가는 예상을 밑돈 PCE 물가에 안도하면서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올랐다. 전장보다 498.02포인트(1.18%) 상승한 42,840.26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63.77포인트(1.09%) 오른 5,930.85, 나스닥은 199.83포인트(1.03%) 높아진 19,572.60을 나타냈다. 두 지수는 사흘 만에 반등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일제히 강해졌다. 부동산주가 1.8%, 유틸리티와 정보기술주는 1.5%씩, 금융주는 1.4% 각각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3.1% 올라 이틀 연속 상승했다. 모간스탠리가 '내년 최고 추천 종목'으로 선정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애플은 1.9%, 아마존은 0.7%, 알파벳도 1.7% 각각 높아졌다. 반면 테슬라는 3.5% 내려 사흘 연속 하락했다. 전일 실적전망 쇼크로 급락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5% 반등했다.
달러가격은 예상을 밑도는 PCE물가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67% 낮아진 107.6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69% 높아진 1.0435달러를 나타냈다.
요아힘 나겔 ECB 위원이 독일 매체 인터뷰에서 "내년 중반 중립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파운드/달러는 0.66% 오른 1.2583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76% 내린 156.24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2% 하락한 7.2932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4%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예상을 밑돈 PCE 물가에 달러화가 약해져 상승했으나 오름폭은 제한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0.08달러(0.12%) 높아진 배럴당 69.46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0.06달러(0.08%) 오른 배럴당 72.94달러에 거래됐다.
■ 美 셧다운 우려 일단락
전주 후반 국내 주식시장 등에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가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수정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해 이런 우려는 완화됐다.
공화당이 부채한도 폐지 내용을 삭제한 수정 예산안을 마련하고 하원에서 이를 통과시키면서 셧다운 우려가 축소됐다. 이후 이 예산안은 상원도 통과했다.
하원은 현지시간 20일 저녁, 상원은 21일 새벽에 부채한도 문제를 제외한 임시예산안을 처리했다.
상원 처리가 자정으로 설정됐던 셧다운 시한을 40분 정도 넘겨 이론적으로 일시 셧다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정부는 상원 표결까지의 짧은 기간에 별도로 셧다운 절차를 가동하진 않았다. 셧다운 시한 전에 예산안 투표에 합의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다.
셧다운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부채한도 폐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요구한 부채한도 폐지 관련 내용은 빠졌지만, 공화당은 자체적으로 내년에 부채한도를 1.5조 달러 높이는 대신 정부지출은 2.5조 달러 순삭감하는 내용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셧다운이 일어났다면 일부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무급 휴직으로 전환되고 공항 운영 등 여러 업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었다.
아무튼 이번 임시예산안은 현재 정부 자금을 내년 3월 14일까지 연장하고 허리케인 복구 및 기타 자연 재해에 도움이 되는 재난 구호 기금 1000억달러를 제공한다. 또한 농부들에게 100억달러의 지원금을 할당한다.
이번 예산안에 트럼프가 일주일 동안 격렬한 공방이 오가는 동안 요구했던 부채 한도 폐지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대신 트럼프가 집권하면 향후 세금 법안에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 역대급 10선 순매도한 외국인 움직임 주목
외국인은 20일 3년 국채선물을 2,730계약, 10년 선물은 1만 7,079계약 순매도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의 10년 선물 일중 순매도는 사상 최대에 해당했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8일 1만 5,832계약을 순매도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당시 국내 시장은 양호한 미국 고용지수 여파 등으로 연준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에 반응했다.
이번엔 'FOMC의 매파적 금리인하'가 영향을 미쳐 외국인의 선물 매도를 자극했다.
지난 주말엔 12.3 계엄 사태 이후 여야 갈등이 지속지고 추경 등 물량에 대한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이 대거 선물을 팔면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매파적인 FOMC를 거치면서 CME 페드와치의 내년 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10% 정도로 쪼그라드는 등 금리인하는 크게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PCE 물가가 재부각됐던 물가 부담을 누그러뜨렸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 한은 총재 등이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지만 고환율 상황과 내년 수급 부담을 감안하면서 접근할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많은 편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외국인 역대급 10년 국채선물 순매도 이후..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