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2-22 (일)

[김형호의 채권산책] 엔켐 제14회 공모CB

  • 입력 2024-12-02 09:00
  •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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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2024.11.29일 엔켐 제14회 공모CB 2,500억원이 발행되었다. 신용평가등급은 BB+(stable, KR, NICE)이다.

발행조건은 5년 만기, 2년 Put, 표면금리와 보장수익률(YTM, YTP)이 1%3%이다.

최초 전환가격은 140,800원이고, 주가하락에 따른 전환가격 하향조정(reset)은 112,700원까지 가능하다.

2024.11.26일과 11.27일의 청약에 350억원이 참여해서 2,150억원의 실권이 발생했다.

오랜만에 나온 공모CB로 청약경쟁률이 너무 높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해서 조금 놀랐다.

실권 물량은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 코스닥 벤처펀드 등에서 매입했다.

안전성, 수익성, 유동성 기준으로 엔켐 제14회 공모CB의 가치를 판단해보자.

㈜엔켐은 2012년 설립된 전해액 제조회사로 2024년 6월말 Global 기준 M/S는 4%이다.

중국의 Tinci(틴치)(32%), Capchem(12%), GTHR(궈타이화롱)(5%)에 이어 4위이다. (중국업체가 1,2,3위)

전해액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과 함께 리튬이온 2차전지 핵심소재로, EV(Electric Vehicle) Battery, ESS(Energy Storage System) Battery 제조에 사용된다.

2024년 3분기말 연결기준 자산, 부채, 자본, 부채비율은 각각 1.13조원, 0.54조원, 0.59조원, 91.27%이다. (투자설명서)

유형자산(제조시설)은 0.36조원으로 파생상품자산을 제외한다면 총자산의 약40%를 차지하고 있다. (성장기업은 유형자산 비중이 높으면 안전성이 높다)

주요 매출처LGES(LG Energy Solution)과 SK온(SK ON)으로 매출채권 건전성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대손충당금 설정률 1% 이하)

전해액(제품)의 유통기한이 2개월에서 6개월로 짧아 재고자산의 상당부분은 원재료이다.

관계기업투자는 주로 전해액 생산업체에 대한 지분투자이지만, 사업다각화목적으로 투자한 엔켐모빌리티(2022년, 145억원), 타이거혼합형가치투자조합(2022년, 306억원), 신성장가치투자펀드(2023년, 151억원) 등은 의외이다.

사업다각화는 본업의 성장 수명이 다했을 때 필요한 전략인데, 전기자동차 등으로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업다각화를 한다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내연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전기자동차 시대가 도래한다면 전해액 생산과 관련된 자산의 건전성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해액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 전고체 전지수소차의 상용화가 이루어질 위험은 있다.

2024년 9월말 연결기준 외부차입은 장단기차입금 1,975억원, 사채 570억원, 사모CB 538억원 등 총3,083억원이다. (자산의 약30%)

장단기차입금에는 공장 등이 담보로 제공되어 있어 차환위험이 낮고, 사모CB 538억원은 발행사의 콜옵션분으로 Deep ITM(전환가격이 70,000원 수준)이다.

제14회 공모CB 2,500억원 중에서 2,000억원은 미국 등에 현지공장을 건설(증설)한다. 전방산업인 전기자동차 시장이 괜찮다면 재무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

나머지 500억원은 리튬염, 용매, 첨가제 등 원재료 구입에 사용하려고 했으나, 실권수수료로 215억원을 지급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종합해서 ㈜엔켐이 성장기업임을 감안하면 재무구조가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판단이다.

공모청약에서 매입(10,000원)한 투자자는 2년간 연3.0%를 확보하고, 엔켐 주가가 상승할 경우 차익이 가능하다.

2024.12.2일 상장 후에 한국거래소 일반채권시장에서 9,900원, 9,800원, 9,700원, 9,600원, 9,500원에 매입하고 증권회사 장내거래수수료를 0.3% 지급하는 경우의 YTP(2년)는 각각 3.373%(9,929.7원), 3.891%(9,829.4원), 4.416%(9,729.10원), 4.947%(9,628.8원), 5.485%(9,528.5원)이다.

예를 들어, 엔켐14CB를 9,500원에 매입하면 거래수수료가 28.5원이니까 매입원가는 9,528.5원이 된다.

2년간 표면이자 200원, Put Price 10,410.65원으로 YTP를 계산하면 세전 연5.485%이다.

요약하면, 2024.12.2일에 엔켐14CB를 9,500원에 매입하는 경우, 최소 연5.485%를 확보하고 성장주(growth stock)의 콜옵션 수익이 추가된다.

전환가격 재조정(reset)이 있어 Black Scholes Option Pricing Model로 계산한 콜옵션가치에 최대 25%가 추가될 수 있다. (하향 20%는 상향 25%)

그리고, 공모CB는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어 유동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엔켐제14회 공모CB는 전기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성장이 지속되는 한 부도위험이 낮고, 보장수익률(또는 Put옵션수익률)에 추가해서 성장주의 높은 변동성에 따른 콜옵션 가치가 있고, 한국거래소 장내거래로 유동성이 높아 상당히 매력적인 종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김형호 CFA(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 strateg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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