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26 (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 앞둔 외인의 국채선물 대량 순매수...2년 8개월래 최저치로 향한 금리

  • 입력 2024-11-26 10:5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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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10시 4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투자주체별 선물 순매매,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10시 45분 현재 국채선물과 국고채 금리·투자주체별 선물 순매매,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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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지난주부터 외국인이 가공할 만한 국채선물 매수를 벌이면서 3년, 5년 구간 금리 등이 2년 8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금리는 최근 트럼프 트레이드에 따른 미국 금리 상승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은 뒤 트럼프 트레이드 되돌림에는 상대적으로 적극 반응했다.

내년 한국성장률이 2%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인식 등 경제 비관론이 저가매수의 밑바탕이 됐으나, 누가 뭐래도 최근 금리 하락기를 이끈 주체는 외국인이다.

■ 금통위 전주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거침없는 매수


외국인은 지난주 초부터 거침없이 3년, 10년 국채선물을 사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6거래일 동안 3년 선물을 5만 8,668계약, 10년 선물을 3만 3,933계약 순매수했다.

지난 주 월요일(18일) 3년과 10년 선물을 각각 6천개 이상 순매수한 뒤 계속해서 공격적인 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목요일(21일) 3년 선물을 2만 1,402계약 순매수하는 등 공세를 더욱 강화하기도 했다.

금통위가 있는 이번 주 들어서도 이들의 매수세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전날엔 3년 선물을 9,330계약, 10년 선물을 1만 1,291계약 대거 순매수했다.

최근 6일간 하루 평균 3년 선물을 9,778계약 순매수해 1만개 가까운 대규모 일중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10년 선물은 하루 평균 5,656계약 순매수했다.

이러다보니 외국인이 이번주 금통위를 앞두고 '큰 마음' 먹은 것이란 해석들도 많았다.

국내 투자자들이 이번주 금통위를 '금리 동결과 비교적 도비시한 코멘트'에 초점을 맞췄지만, 외국인 선물 공세를 감안할 때 인하에 베팅하는 것이란 추론들이 상당했던 것이다.

A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최근 일부 외국계를 중심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 관측이 나왔고 외국인은 선물을 지속적으로 지르면서 금리 레벨을 낮췄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다가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B 중개인은 "지나서 하는 얘기지만 트럼프 트레이드로 미국 금리가 오를 때 국내는 저가매수하는 게 맞았다"면서 "결국 외국인이 포인트를 잘 잡았고 이 기세에 눌려 금리는 저점 경신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바클레이즈 등 일부 외국계를 중심으로 금리인하 전망이 대두됐으며, 외국인은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선물을 샀다.

■ 외국인의 선제 공격이 이끈 '혹시 모를 금리 인하' 기대감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는 최근 국내투자자들이 '깜짝 인하'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과거 경험상 이들의 선제적 대응이 시장 분위기를 이끄는 측면이 강하다는 진단도 보인다.

C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외국인은 항상 인하를 앞두고 크게 베팅하는 경향이 있다. 로컬은 이를 추종했던 경험이 많다"면서 "일단 외국인이 인하 베팅을 성공한 사례가 많아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나 정부가 성장에 더 초점을 두는 식으로 스탠스가 바뀌는 부분을 외국인이 잘 캐취하고 들어왔다"면서 "연말까지는 이런 분위기 지속될 듯 싶다. 내년 국채발행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연초 조정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번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예상하면서도 최근 외국인이 보여준 거대한 선물 매수가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지켜보고 있다.

D 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선물 매수가 어떤 결과로 마무리될지 애매하다"면서 "지난 7월 금통위를 앞둔 흐름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를 인하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그러나 그동안 한은이 한 이야기와 포워드가이던스, 환율을 생각해 보면 이번엔 금리를 동결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얼마나 밀릴지는 애매하다고 했다.

그는 "기준금리 동결시 시장금리가 되돌려지긴 할 것인데, 의미있는 수준일지는 좀 의문"이라고 했다.

■ 금통위 '예상대로' 동결 시 금리 되돌림은?

금통위가 투자자 다수의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할 경우 시장금리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이지만, 그 폭이나 지속성엔 의문 부호도 달려 있다.

일단 최근 외국인의 거센 선물 공세에 의해 금리가 지나치게 내려왔다는 점에 초점을 두는 사람들은 이번 이벤트에서 금리 동결 확인될 경우 금리가 상당폭 되돌림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통위가 외국인 기대처럼 금리를 내려줄 것 같지 않다. 한은은 다시 '금융안정' 문제를 내세워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일단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을 지나치게 반영한 만큼 이벤트 당일 되돌림될 가능성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이자율 시장에 팽배한 한국경제 비관론, 특히 한은 역시 수출 경기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통화당국 코멘트의 매파적 강도가 높아진다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 등도 거론된다.

또 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소수의견이나 포워드 가이던스가 더욱 통화완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예상들도 보인다.

F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로 시장이 밀리더라도 그 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단기구간으로 좀 밀리는 듯하다가 장기 쪽으로 매수가 들어오면서 시장이 밀리는 데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향후 한국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터미널레이트가 '중립 이하'로 인하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보인다.

G 운용사 매니저는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기준금리도 중립금리보다 낮은 수준까지 조정될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터미널레이트로 봤던 기준금리 2.50~2.75%에 대한 하단 인식이 다소 옅어질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금리가 연저점으로 내려왔으나 11월 금통위와 수정경제전망을 거치며 내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가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경우 시장 금리가 한 단계 레벨다운 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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