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8일 금리 레벨과 트럼프 트레이딩 관련 흐름 등을 주시하면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예상보다 양호한 소매판매, 연준 위원들의 금리 관련 조심스러운 발언 등으로 금리시장이 눈치를 봤다.
다만 트럼프 당선 전후로 주가는 뛰고 국채가격이 하락하던 움직임은 다소 조심스러워진 상황이다.
국내 국채시장은 한국경기 비관론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는 뚜렷한 방향을 잡기 어렵다.
■ 美10년 보합수준 근처인 4.44%...나스닥 급락
미국채 시장은 15일 커브 스팁을 나타냈다. 단기 위주로 하락하고 장기가 올라 수익률 곡선이 섰다. 10년물 금리는 전일 수준과 큰 차이 없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0.10bp 오른 4.440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3.10bp 상승한 4.61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90bp 하락한 4.3215%, 국채5년물은 1.90bp 하락한 4.3070%를 나타냈다.
예상을 웃돈 소매판매 지표에 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기도 했으나 금리 움직임은 제한됐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의 신중한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뉴욕 주가가 레벨을 낮춰 간 가운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10년물 수익률은 상승폭을 축소했다.
뉴욕 주가지수는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 속에 하락했다. 트럼프 랠리가 주춤한 가운데 다음달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된 영향이 작용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5.87포인트(0.7%) 하락한 43,444.99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78.55포인트(1.32%) 떨어진 5,870.62, 나스닥은 427.53포인트(2.24%) 급락한 18,680.12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약해졌다. 정보기술주가 2.5%, 헬스케어와 통신서비스주는 1.9%씩 각각 내렸다. 반면 유틸리티주는 1.5%, 금융주는 0.5% 각각 올랐다.
개별 종목 중 엔비디아가 3.3%, 애플은 1.4% 각각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8%, 알파벳도 1.8% 각각 내렸다. 제약주인 모더나와 화이자는 7% 및 4% 넘게 각각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백신 회의론자로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부 장관으로 지명하겠다고 말한 점이 악재로 반영됐다. 반면 전일 급락한 테슬라는 3.1% 반등했다.
달러가격은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예상을 웃돈 소매판매에 달러가격이 상방 압력을 받기도 했으나 최근 닷새 연속 상승한 터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5% 높아진 106.73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04% 오른 1.0535달러를 나타냈다. 독일 지난 10월 도매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4% 반등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에는 0.3% 하락한 바 있다.
파운드/달러는 0.43% 낮아진 1.2613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지난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예상을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대비 0.1%로, 예상치 0.2%를 밑돌았다. 지난 2분기에는 0.5%를 기록한 바 있다.
달러/엔은 1.18% 내린 154.43엔에 거래됐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발언에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9% 하락한 7.2401위안에 거래됐으며,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09%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2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국 증산 여파로 내년 일평균 100만배럴 이상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한 점이 주목을 받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68달러(2.45%) 낮아진 배럴당 67.02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1.52달러(2.09%) 하락한 배럴당 71.04달러에 거래됐다.
■ 미국, 양호한 소비지표와 금리 인하 강도 둘러싼 불확실성
15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0월 소매판매는 7,189억달러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예상치 0.3% 증가를 웃도는 결과였다. 전년 대비로는 2.8% 증가했다. 지난 9월 기록은 0.4% 증가에서 0.8% 증가로 대폭 상향 수정됐다.
자동차 딜러 판매가 1.6% 증가하면서 소매판매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자제품 및 가전제품 매장에서는 2.3%, 식당과 주점에서는 0.7%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물가 오름세가 둔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 등이 나왔다.
최근 소매판매 수치는 3분기 연간 2.8%의 견조한 증가율을 기록한 이후 4분기에도 경제가 다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년 전 9.1%로 정점을 찍었던 인플레이션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상회하지 않는 수준인 2.6%까지 하락했다. 미국인들의 평균 급여는 약 18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을 웃돌고 있다.
전미소매협회는 11월과 12월 쇼핑객들이 전년 동기 대비 2.5%~3.5% 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연말 쇼핑 시즌에는 2022년보다 약 3.9% 지출이 늘어난 바 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과 관련한 다소 불안한 움직임도 보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3% 올라 지난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예상치인 0.1% 하락을 웃돈 가운데 8월(-0.3%), 9월(-0.4%) 이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한 것이다.
10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0.8% 상승해 한달 만에 상승으로 전환했다.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 0.1% 하락해 2월(-0.9%) 이후 7개월 만에 하락으로 전환한 바 있다.
양호한 소비지표, 수입물가 상승 등이 발표된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은 금리인하 속도조절론에 힘을 싣고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12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인 것은 아니다"라며 "통화정책이 여전히 제약적이며 12월 금리인하가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지만 최종 결정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중립금리를 두고 의견이 일치되지 못하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춰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해 계속 진전하는 한 앞으로 12~18개월 동안 금리는 지금보다 훨씬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중립금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중립금리에 도달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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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비 견고한 한국 금리시장...한계 거론하기도
최근 국내 금리시장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국내 금리 상승폭은 미국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며, 금리가 특정 레벨로 올라오면 저가매수가 들어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파월의 매파적인 발언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의 차별화가 이어지는 중이다.
어려운 내수에 이어 수출 모멘텀 둔화가 나타났으며, 내년엔 다시 1%대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들도 늘었다.
다만 대내외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감안할 때 한국 금리시장의 차별화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는 시각들도 보인다.
파월은 지난 14일 "미국 경제는 연준이 금리를 서둘러 인하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거래일째 4.4%대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국내 통화당국은 환율,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요인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가 적극적인 방향을 모색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입찰이나 외국인의 선물매매 등을 보면서 오르내림을 이어갈 듯하다.
자료: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상대적으로 견고한 국내 금리시장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