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9일 미국채 금리 상승 등에 따른 경계감과 최근 금리가 오른 데 따른 저가매수 사이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한은 총재가 고환율 우려 발언을 통해 11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해 버린 뒤 국내 국고3년 금리는 2.90%, 국고10년 금리는 3.1%를 넘어섰다.
미국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레벨을 경신해가고 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상당수 플레이어들이 레인지 상단으로 봤던 4.3%에 근접해 있다.
일각에선 저가매수할 때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이 부담이지만 유가가 중동 우려 완화로 급락한 것도 주목을 끈다.
■ 美10년 금리 4.3% 향해 오름세 이어가...뉴욕 주가 상승
미국채 금리는 제조업 지수 개선과 입찰 부진 속에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00bp 오른 4.282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70bp 오른 4.529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3.25bp 오른 4.1445%, 국채5년물은 4.90bp 상승한 4.1185%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가 실시한 690억달러 규모 2년물 입찰 결과는 부진했다. 입찰 수요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50배로 전월 2.59배보다 낮았다. 700억달러 규모 5년물 입찰 응찰률은 2.39배로 이전 6개월 평균치(2.37배)보다 낮았다.
댈러스 연은 발표에 따르면, 10월 텍사스 제조업 일반기업활동지수가 -3.0으로 전월 대비 6.0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22년 4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예상치(-9.0)를 웃도는 결과였다.
뉴욕 주가지수는 상승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확전 우려가 줄어든 데 따른 안도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이번 주로 예정된 ‘매그니피센트 7(M7)’ 기업 중 5곳의 실적 발표도 기대감을 키웠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 아마존, 애플 등이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3.17포인트(0.65%) 상승한 42,387.57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15.4포인트(0.27%) 오른 5,823.52, 나스닥은 48.58포인트(0.26%) 높아진 18,567.19를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9개가 강해졌다. 금융주가 1.1%, 소재와 유틸리티주는 0.8%씩 각각 올랐다. 반면 에너지주는 0.7%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테슬라가 2.5% 하락했다. 엔비디아도 0.7% 내렸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보합 수준에 그쳤다. 유가 급락 여파로 셰브론은 0.2%, 엑슨모빌은 0.5% 각각 낮아졌다.
달러가격은 강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예상을 웃돈 댈러스 제조업 지수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2% 높아진 104.28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18% 오른 1.0816달러, 파운드/달러는 0.07% 상승한 1.2972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61% 속등한 153.23엔에 거래됐다. 주말에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일본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15% 오른 7.1445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30% 약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급락하면서 60불대로 내려갔다. 중동 지정학적 위기 완화로 7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4.40달러(6.13%) 내린 배럴당 67.38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4.63달러(6.09%) 하락한 배럴당 71.42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주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제한적 수준에 그쳤다. 이란 석유 시설과 핵 시설을 공격하지 않고 군사 시설만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은 글로벌 석유 공급량의 4%를 차지한다.
■ 정부의 수출 우려와 추경 피한 기금 재원 활용 살림살이
전날 기재부 국감에서 최상목 부총리는 "3분기 GDP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내수 부분은 예상대로 회복되는데 수출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부총리는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해 4분기 성장률과 무관하게 잠재수준 이상의 성장은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3분기 GDP가 전기비 0.1% 오른 것으로 발표된 뒤 한은의 전망(2.4%) 달성도 사실상 힘든 것 아니냐는 인식이 강하다. 기재부의 전망치인 2.6% 달성하기 위해선 전기비 2%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목표달성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가용재원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은 정부의 국가 살림살이 패턴을 크게 비판했다.
기재부는 올해 30조원 결손과 관련해 외국환평형기금·주택도시기금 등 기금 여윳돈 14조~16조원, 통상적 불용 7조∼9조원, 지방교부세·교부금 집행보류 6.5조원 등을 통해 대응할 입장이라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기재차관을 지낸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30조원 세수 결손은 결코 적지 않다. 정부가 15조원의 가용재원, 15조원의 세출삭감을 거론하는데, 이런 것을 국회에 물어보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한다"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추경을 피하느라 공자기금, 외평기금 등을 활용해 임시변통식 살림살이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 한은 총재 발언과 환율 부담
최근 GDP가 부진한 수치를 보여준 뒤 시장 일각에선 금리인하가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면서 11월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미국 워싱턴 발언을 통해 1,400원에 근접한 환율을 경계했다.
최근 고공행진을 벌인 환율에 대해 이 총재가 '정책요인으로 돌아왔다'고 밝히자 시장은 현실적으로 11월 연속 인하는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금리 인하 재개 시점이 내년 초(1월이나 2월)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계속해서 환율 움직임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이 9월말만 하더라도 1,300원을 돌파할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1,400원에 근접해 있다.
전날 달러/원이 내려간 가운데 예민한 지점에서 어떻게 방향을 찾을지 주목되고 있다.
전날 달러/원은 중동 우려 완화에 따른 위험선호, 최근 급등에 따른 당국 개입 경계감 등으로 하방 압력을 받았다. 한은 총재의 환율 우려 발언도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월말 네고 물량과 당국 경계감에 일단 환율 추가 상승이 주춤했지만 여전히 추가 상승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 승리, 일본 자민당의 총선 과반수 확보 실패 등 정치적 요인들도 계속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최근 환율의 가파른 오름세 속에 기대감이 많이 반영됐기 때문에 미국 선거 등을 기점으로 되돌림될 가능성을 봐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보인다.
아무튼 금리 시장 입장에선 달러/원 환율 고공행진이 부담이라는 점은 이창용 총재의 발언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 트럼프 시즌2(?) 앞두고 나올 미국 지표들 확인
이런 가운데 시장은 일단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나오는 미국 주요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다.
이번주엔 미국 3분기 성장률과 10월 고용보고서, PCE 물가, JOLTs 등이 대기하고 있다.
9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0% 올라 8월(+2.2%)보다 상승세가 더 둔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 성장률은 2.1%로 2분기(3.0%)보다 0.9%포인트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월 신규고용은 14만명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돼 지난달(25만4000명) 수준을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이번주 주요 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대거 발표될 예정이어서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성적표와 향후 전망도 관심이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4.3% 압박하는 美10년 금리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