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2-23 (월)

현재 미국 주식거래 60~80%가 알고리즘 매매...올해 성적표 아비트리지 하위, 롱숏 상위 - 메리츠證

  • 입력 2024-10-16 09:4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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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16일 "현재 미국 주식거래의 60~80%가 알고리즘 매매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연구원은 "전체 주식 자산의 66%가 퀀트·패시브·알고리즘에 의해 운용되고 있으며 거래량의 10%만이 사람의 의사결정에 의해 매매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10%의 사람이 주식시장에서 모멘텀을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나 66%가 몰려간 곳도 기대수익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라며 "벤자민 그레이엄은 좋은 주식이나 나쁜 주식은 없으며 단지 싼 주식과 비싼 주식만 있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알고리즘 추정 매매로 인해 비싸진 주식을 팔거나 저렴해진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AI도 고도화되면서 특정 알고리즘을 회피하거나 매매조건을 반대로 트리거 해 반사이익을 추구하는 등 군집 행동을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그러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시장추세를 분석하고 신속하게 마켓 모멘텀을 포착하는 머신 러닝·딥 러닝 알고리즘 설계 전략이 아직까지 대세"라고 밝혔다.

결국 인간의 엣지는 장기투자와 역발상이라고 했다.

올해 헤지펀드 전략 수익률 순위를 보면, 추세적 엔화 약세에 베팅했다가 손실이 컸을 것으로 추정되는 CTA/Managed Futures가 최하위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오른 주식이 더 오르고 빠진 주식은 더 빠진 결과 Arbitrage 전략은 하위, 주식 Long/Short 전략은 최상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코로나 이후부터 좀비 기업을 정부가 구제해주며 Distressed Debt 전략이 수년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마찬가지로 3분기까지 집계한 올해 팩터 수익률은 작년 최하위였던 Momentum과 Low Volatility이 상위로 바뀌고 소형주를 발굴하는 Size 전략이 최하위가 됐다"면서 "소수 AI 관련 주식이 득세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길게 보면 평균 회귀의 원칙은 유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시장 추세는 ‘Long-Only US’다. 전세계 자금이 쏠린 결과 미국 주식 시가총액은 GDP 대비 202.1%, GDP와 연준 자산 총액 합산에 비해서도 162.5%의 역대급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신용 스프레드는 2007년 이후 가장 낮다.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는 동시에 경기 침체 가능성도 아예 잊어버린 듯한 모습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Jim Simons와 더불어 거대 자본을 운영하며 연평균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유일한 투자자 Stanley Druckenmiller는 최근 컨센서스에서 어긋난 자신의 투자의견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드러켄밀러의 전략을 보면 "① 대통령이 누가 되든 미국 재정적자 확대, 1970년대와 같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베팅해 미 국채 Short 포지션, ② AI 관련 주식은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 모두 정리(Short은 아님), ③ 바이오테크와 구리 긍정적 전망(현재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유전자 검사 회사인 Natera(NTRA)), ④ 시진핑이 통치하는 한 중국 시장에 관심 없음. 중국 랠리 불참, ⑤ 아르헨티나는 훌륭한 투자 기회를 줄것, 일본도 여전히 사랑" 등이다.

이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금융시장은 AI가 수행하는 퀀트 투자(Jim Simons)와 사람이 하는 펀더멘털 분석·가치 투자·직관 투자(Stanley Druckenmiller)로 양분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 Jim Simons와 Stanley Druckenmiller

Gary Gensler SEC 위원장은 "AI는 앞으로 자본 시장을 지배하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나, 과도한 AI 의존 및 통제 실패 시 10년 내(2020년 후반 혹은 2030년대 초반) 금융시장 붕괴는 불가피하다"는 말을 남겼다.

글로벌 자산운용업에서 AI 기술 활용은 판매·마케팅 부문과 미들·백오피스를 넘어 리서치·투자관리 등 자산운용 업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프론트에서 사용하는 계량적(Quantitative) 포트폴리오 관리와 알고리즘 거래(algorithm trading)의 조합을 흔히 'AI 트레이딩’으로 명명한다.

알고리즘 거래는 미리 설정된 매개변수 및 제약조건에 따라 주문이 처리되도록 전산화된 거래모델이다. 1970년대 도입되었을 당시에는 거래집행 단계에서 편의성 제고와 거래 비용 및 거래에 따른 시장충격 최소화를 위해 거래 단위를 분할해 주문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2000년대 이후 알고리즘 매매 전략이 다양화되며 Low Risk & Low Return 기회에서 고빈도 대량 주문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HFT(High Frequency Trading)가 부상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국제금융시장 주요 가격 급변 현상(Flash Crash)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0년 5월 6일 다우지수가 단 몇 분만에 9% 넘게 폭락해 시가총액 1조 달러가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가 3% 하락으로 안정되었다. 사건 발생 5년 후 선물트레이더 Navinder Singh Sarao가 체포됐다. 그는 초단타 매매로 시세를 조작하는 스푸핑(sppofing) 수법의 일종, 레이어링(layering)을 이용해 지수 선물 급락을 초래했고, 이는 다른 HFT 알고리즘의 연쇄 매도를 유발해 순식간에 현물시장의 유동성이 증발했던 것이다.

이밖에도 2016년 10월 영국 파운드화가 아시아 외환시장 개장 2분만에 6% 급락한 사건 역시 알고리즘 매매의 결과다.

고빈도 거래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 매수·매도 결정을 생성한다. HFT 프로그램은 종종 ‘if-then 기준’으로 작동하고 규모를 완전히 분석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적인 알고리즘 거래보다 잠재 위험이 높다고 여겨진다. 2010년대 중반까지 크게 성장한 HFT는 여전히 미국 주식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나, 마진 축소로 성장은 정체됐다.

이 연구원은 "이제 AI 트레이딩은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발달로 단순한 매매기법을 넘어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자산운용업계에서는 AI 기술 활용을 통해 운용 수익률 제고와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AI 활용에 따라 1) 기존의 전통적인 위험이 증폭되거나 2) AI 고유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1)의 예시는 군집 행동(herding behavior)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수 투자자가 시장의 신호를 해석하기 위해 유사한 AI 모델을 사용해 유사한 결정을 내리게 되면 체계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HFT가 일으킨 Flash Crash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다수의 투자자가 비슷한 방식으로 행동하면 오히려 변동성이 심화되고 금융시장이 취약해진다"고 밝혔다.

2)는 ‘블랙박스’ 문제라고 짚었다.

딥 러닝 단계의 AI가 설계한 알고리즘은 개발자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이 거래 결정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게되는 것"이라며 "또한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해도 즉각적인 디버깅(Debuggin)이 곤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향후 알지 못하는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일반 투자자의 경우 블랙박스 리스크는 블랙스완 그 자체이기 때문에 예측하거나 피하기는 어렵다. 반면 군집 행동은 금융시장의 전통적 특성이 강화된 사례로 오히려 트레이딩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퀀트 투자의 거두이자 Renaissance Technologies 설립자인 Jim Simons는 시장의 미래가 과거에 있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데이터를 무한정 모아 분석하면 시장의 소음 속에 숨겨진 신호를 찾을 수 있게 되면서 미래 예측이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시장을 분석하는 방식이 이미 AI 딥 러닝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자산 가격이 랜덤워크가 아니라 계절성(Seasonality)을 따르는 법칙을 발견했다면, 이를 시장 시점 선택(market timing)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계절성은 주식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미신이다

이 연구원은 "비트코인의 경우 ‘Uptober’의 신화가 있다. 2020, 21, 23년 등의 10월 강세가 인상적이었기에 생긴 믿음"이라며 "실제로 2011~23년 월평균 수익률을 보면 10월이 압도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S&P 500 역시 4분기가 전통적으로 좋은 기간"이라며 "9월은 최악의 달이라는 집단 지성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었듯이 10월에 대한 기대가 지수 신고가 경신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참고로 올해 수요일은 주식을 하기에 좋지 못한 요일이었다"고 했다.

기술적 분석 역시 알고리즘 매매 군집 행동의 트리거라고 밝혔다. 주요 지지선 및 저항선 이탈 여부가 매수 매도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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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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