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1일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25bp 인하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다.
한은 금통위는 2020년 5월(당시 25bp 인하) 이후 근 4년 반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날 금리인하로 2021년 8월 0.25%p 인상과 함께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가 38개월(3년 2개월) 만에 완화 쪽으로 돌아서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실현됐다.
한은 금통위는 작년 2·4·5·7·8·10·11월 그리고 올해 1·2·4·5·7·8월 회의까지 1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지난해 2월 회의에서 동결함으로써 연속 인상 기록을 일곱 차례(22년 4·5·7·8·10·11월, 23년 1월)에서 마쳤다.
시장 관계자 사이에선 인하 전망이 우세했지만 동결 전망도 상당했다.
코스콤 CHECK(2710)에 따르면 10일 현재 POLL에 참여한 금융시장 관계자의 55.2%가 한국은행이 1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3.50%에서 3.25%로 25bp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가 2%를 하회하는 등 물가 안정기반이 다져지는 것으로 판단된데다 정책당국의 정책 강화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세 및 가계대출 증가세의 둔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총 959명 중 529명(55.2%)이 인하를 예상했다. 다만 동결을 예상한 답변도 413명(43.1%)에 달해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어졌다. 25bp 인상 답변은 9명(0.9%)에 그쳤다.
폴 참여자들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주된 변수로 '통화 유동성', '외환유출입 및 외환보유액', 생산활동 및 고용 등으로 지목하는 등 지난 8월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외환유출입 및 외환보유액', '생산활동 및 고용', '금융기관 여수신' 등의 비중이 확대되는 등 금통위 전망과 관련해 물가보다는 경기와 금융안정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번 금리 전망의 예측 근거(복수응답)로 '통화 유동성'이라는 답변이 50.2%로 가장 많았고, '외환유출입 및 외환보유액'라는 답변이 43.2%, '생산활동 및 고용'이라는 답변이 27.3%로 뒤를 이었다.
한은이 4년 반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 낮춘 가운데 시장은 이제 이창용 한은 총재 코멘트를 대기하고 있다.
■ 호주 7회 연속 동결..뉴질랜드 50bp 낮추며 2회 연속 인하
호주 중앙은행(RBA)은 9월 24일 기준금리를 4.35%로 동결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가운데 RBA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2, 3, 5, 6, 8, 9월 회의까지 일곱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RBA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해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하락해도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 내에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정책은 충분히 제약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10월 9일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5.25%에서 4.75%로 50bp 인하했다.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다.
RBNZ는 지난 8월 회의에서 약 4년여만에 기준금리를 5.5%에서 5.25%로 25bp 인하한 바 있다. RBNZ가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RBNZ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0%에서 0.25%로 크게 낮췄다.
이후 저금리를 유지하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자 2021년 10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서 5.5%까지 끌어 올렸다. RBNZ는 작년 5월 25bp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인상 기조를 끝냈다. 작년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8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8, 10월 각각 25bp, 50bp 인하를 단행했다.
RBNZ는 10월 정책 성명에서 "위원회는 생산, 고용, 금리 및 환율의 불필요한 불안정을 피하면서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