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0-21 (월)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목전...시장에선 채권 쪽이 더 높은 확률로 인하 예상

  • 입력 2024-10-10 14:3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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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 목전...시장에선 채권 쪽이 더 높은 확률로 인하 예상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한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을 앞두고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금리 결정, 한은의 스탠스 등을 주시하고 있다.

연준이 9월 빅스텝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 데다 국내 정책당국이 9월부터 대출 규제를 강화해 금리인하 사이클 시작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다. 아울러 물가 상승률의 1%대 진입은 무시할 수 없는 인하 요인이다.

한국은 지난 2023년 1월 금리인상을 끝으로 현재 1년 반 이상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중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5월의 빅스텝(당시 50bp 인하)이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이번에 인하를 하게 되면 근 4년 반만에 금리를 내리게 되는 셈이다.

■ 금리인하 가능성...'금융시장에선 채권 쪽이 더 높게 본다'

코스콤 CHECK의 설문조사를 보면 금융시장 관계자 등의 금리 인하: 동결 전망은 529:413으로 나타났다.

금리 빅스텝 인하나 인상 등 '통상적인 예상'을 벗어난 답변을 제외하면 1천명 가까운 사람들 중 대략 56% 정도가 인하, 44% 정도가 동결을 예상하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시장의 금리인하 전망은 전체 금융시장보다 더 높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중개인은 "금통위를 앞둔 현 시점 채권시장의 금리 인하와 동결 예상은 8:2 정도로 파악한다"면서 "설사 10월에 동결하더라도 11월엔 인하할 수 밖에 없으니 단기물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강남 부동산은 어차피 가진 사람들만의 딴 세상이 된 지 오래됐다. 이를 근거로 정책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기본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1%대로 곤두박질 친 만큼 인하는 당연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대략 금리 인하와 동결 전망이 7:3이나 8:2 정도인 것 같다"면서 "얼마 전까지 반반으로 봤지만, 최근 흐름은 인하게 무게를 싣게 하는 쪽"이라고 했다.

■ 인하와 동결, 한은도 어느 쪽이든 논리 쉽게 만들 수 있는 상황

지금은 금리 인하와 동결 모두 가능한 시기다.

한은이 그간 부동산으로 대변되는 '금융안정'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해왔지만, 이번엔 인하 확률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금리를 인하하든, 동결하든 합당한 논리를 만들 수 있다.

예컨대 시장 다수 의견처럼 금리를 내릴 경우 최근 부동산이나 가계부채 증가세의 둔화를 근거로 대면서 논리를 만들면 된다.

또 여전히 금융안정 관련 경계감을 늦출 수 없지만 1%대로 둔화된 물가 상승률 등을 거론하면서 인하를 정당화할 수도 있다.

물론 가계대출과 같은 지표를 가지고 '좀더 지켜볼 필요성'을 들이대면서 동결의 근거로 삼을 수도 있다. 어차피 9월은 긴 추석 연휴가 끼어 있었기 때문에 데이터 보정을 해야 한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금통위가 어느 쪽을 선택하든 논리는 충분하다는 평가가 보인다.

한국은행의 한 베테랑 직원은 "대략 내부 분위기를 보면 5:5가 아닌가 싶다. 다만 시장 분위기는 7:3 정도, 즉 인하 쪽으로 대세가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합리적인(?) 사람들이 생각한 '인하와 매파적 코멘트'

그간 채권시장의 많은 사람들은 한은이 '금리 인하 플러스 매파적 스탠스'를 통해 이 상황을 넘어가려 할 것이란 예상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동산을 자극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왔다.

따라서 한은이 인하를 하면서 추가 인하를 부추기는 것은 자신들이 보여온 스탠스를 무력화하는 셈이다.

따라서 상당수 투자자들은 한은이 확률이 높은 '인하와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 확률은 좀 떨어지지만 '금리 동결과 인하 기대를 키우는 대응'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보인다.

시장 반응은 또 다른 문제다. 한은의 금리 인하가 시장 강세를 보증하지 않고 동결이 시장 약세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식의 진단들도 보인다.

한 채권딜러는 "정권 지지율도 최악인 데다 부동산도 매물이 쌓이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으니 한은이 금리인하는 하긴 할 것"이라며 "다만 인하를 한다고 채권시장이 더 강해질 수 있을지는 애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소수의견자 출현 확률이 높다. 미국 의사록 등을 보더라도 국내도 인하 반대자가 있을 듯하고 미국 추종 성향이 강한 이창용 총재도 매파적인 멘트를 내 놓을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고 풀이했다.

이어 "한은도 대외요건 등을 보면서 대략 답안지는 정한 것으로 보이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인하와 매파적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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