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3-12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美고용 서프라이즈와 추가 금리 인하 강도 논란

  • 입력 2024-10-07 10:2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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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고용지표의 서프라이즈로 미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고용지표는 추후 연준의 금리인하 강도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다.

9월 FOMC 점도표가 예고한 대로 11월과 12월 각각 25bp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동결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돈 가운데 미국채 2년과 10년 금리는 3.9%대로 진입하면서 4%에 대한 우려도 키운 상태다.

■ 美고용 서프라이즈로 소멸된 11월 50bp 인하 기대

미국의 9월 비농업 고용은 25.4만명 증가해 시장 전망(+14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래 최대 규모였다. 또 지난 12개월 평균값(+20.3만명)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이전 수치들도 상향 조정됐다.

7월(8.9만명 → 14.4만명)과 8월 지표(14.2만명 → 15.9만명)의 수치들은 상향 조정됐다.

9월 실업률은 4.1%로 2개월 연속 하락(7월 4.3% → 8월 4.2%)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4.2%)을 하회한 양호한 수치였다.

시간당 평균 소득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해 각각 예상치(0.3%, 3.8%)를 웃돌았다. 시간당 임금 상승세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다. 근로 시간은 34.2시간으로 0.1시간 더 줄었다.

투자자들은 9월 수치가 좋았던 데다 이전 수치마저 상향 조정돼 미국 고용시장과 경제 상황이 견조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일자리 증가폭을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 12개월 동안 평균 1만4000명에 불과했던 숙박 및 음식점 신규 고용 규모가 9월 들어 6만9000명 일자리를 추가했다.

의료 서비스는 4만5000명, 정부 부문은 3만1000명 증가했다. 그외 사회 지원(2만7000명)과 건설(2만5000명) 부문에서도 일자리가 늘었다.

일각에선 창출 대부분이 교육과 보건 분야에 집중돼 성장세를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 등 전반적으로 보면 고용지표는 기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직자와 경제적 이유로 시간제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실업률은 7.7%로 떨어졌다. 노동 참여율로 알려진 일하거나 구직 중인 인구 비중은 62.7%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실업률을 계산하는 데 사용되는 가구 고용 조사에서는 인구 대비 고용률이 60.2%로 0.2%p 증가하면서 43만 명이 증가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금리인하 강도에 대한 기대감은 퇴조했다.

최근 11월 50bp 인하 기대감이 더 우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인하 기대가 컸지만, 이번 지표를 통해 사실상 연속적인 '빅컷'은 물건너 갔다는 평가들이 힘을 얻었다.

미국채 시장의 채권매매자들은 향후 4번의 회의 동안 기준금리는 25bp씩, 즉 100bp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금리는 그러나 기준 3.0~3.25% 수준에서 3.25~3.75% 정도로 상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는 크게 뛰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일 11.00bp 급등한 3.958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6.40bp 상승한 4.244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1.20bp 폭등한 3.9195%, 국채5년물은 17.15bp 상승한 3.8005%를 기록했다.

■ 9월 빅컷 실수였다는 주장과 추가 인하 강도 논란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인하 사이클을 가동하면서 내린 50bp가 실수였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특히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가 이런 주장에 앞장서 주목을 끌었다.

9월 고용 수치가 예상을 크게 웃돈 데다 7, 8월마저 상향됐기 때문에 연준이 '정확한' 고용수치를 알고 있었다면 9월 빅컷은 없었을 것이란 주장이 나올 정도였다.

래리 서머스는 자신의 X(엑스)를 통해 "뒤늦게 생각해보면 9월 50bp 인하는 실수였다. 9월 고용 보고서는 우리가 책임 있는 통화정책으로 금리인하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높은 중립금리 환경에 있다는 의심을 확인시켜 준다"고 주장했다.

서머스는 "고용 데이터를 보면 '경착륙'뿐만 아니라 '무착륙'도 연준이 고려해야 할 위험"이라며 "명목 임금 상승률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둔화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월가에서도 연준이 인상을 멈출 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는 고용지표를 확인한 뒤 "연준은 올해 금리인하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데니는 "경기 침체나 시장 붕괴에 대처하기 위해 50bp 인하에 나섰던 연준의 9월 결정은 미국 경제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상황에서 필요하지 않았다"면서 "올해는 더 이상 금리인하를 할 필요가 없으며, 몇몇 연준 관계자들은 50bp 인하를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는 "추가 금리 인하는 1990년대식 주식시장 붕괴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당시 S&P500지수는 고점에서 저점까지 3분의 1 이상 하락한 바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시장에선 최근 중동 사태에 따른 유가 반등, 중국의 경기 부양책 등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연준이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리게 되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재차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CPI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11월 동결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 금융사 애널들, 일단 11월 50bp 인하 전망 접고 상황 보자

이번 고용지표를 확인한 뒤 연이은 빅컷이 가능하다고 보던 애널리스트들은 25bp로 인하폭을 수정하는 모습들도 보였다.

JP모간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 등은 11월 50bp 인하 예상을 접고 인하폭을 25bp로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씨티의 경우 11월 25bp 뒤 12월엔 빅컷(50bp)에 나서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씨티는 9월엔 일반적으로 여름철의 단기고용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엔 그 감소폭이 예년보다 크지 않아 계절조정이 우호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무튼 비농업고용 증가폭의 3개월 평균이 이전 추정치였던 11.6만명에서 18.6만명으로 대폭 올라간 데다 실업률 상승폭도 되돌림되면서 미국 노동시장이 기존 예상보다 강한 것을 확인한 상태다.

국제금융센터의 정예지 연구원은 "견고한 노동시장 상황이 확인됨에 따라 금융시장에 선반영됐던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속도와 폭에 대한 기대가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주식, 채권시장이 동반 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9월 고용지표 개선이 '일시적'인 현상이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도 남아 있는 가운데 금리 투자자들도 미국채 금리가 재차 4%대로 오를 경우의 대응도 주시하고 있다.

강승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발표 후 10년 금리는 3.97%까지 급등해 일시적으로 4%를 상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지만 4% 상회 시 시장의 대기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9월 FOMC 당시 혼자 25bp 인하를 주장하면서 소수의견을 제시했던 보우먼 연준 이사의 판단을 주목하기도 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도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언급했지만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월대비 0.37%를 기록했다. 지난 8월 임금 상승률도 기존 0.40%에서 0.46%로 상향 조정돼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면서 "높아진 임금 상승을 고려하면 9월 FOMC에서 25bp 인하를 주장한 보우먼 이사의 판단처럼 금리를 내릴 경우 물가가 재차 반등할 리스크는 더욱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 9월 FOMC의 50bp와 25bp 인하 주장은 11:1이었다.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이사회 구성원의 반대가 나온 것이었다.

9월 인하 결정 이후 연준 점도표는 11월과 12월 25bp씩 추가 인하에 힘을 실었지만, 19명 중 2명은 연내 동결, 7명은 추가 1차례 인하만 예상한 바 있다.

정리: 국제금융센터

정리: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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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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