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목의 월드이코노미] 연준 '피벗' 전후로 주요국 중앙은행 '각자도생' 행보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24년 9월 18일 기준금리를 4.75~5.00%로 50bp 인하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제 완화 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피벗' 선언을 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작년 7월 마지막으로 금리를 25bp 인상한 뒤 작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8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연준이 4년여 만에 처음으로 단행한 금리인하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용시장을 강화하는데 연준이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반영했다.
연준 FOMC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를 4.4%로 전망, 연내 50bp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내년은 100bp, 내후년은 50bp 더 낮아져 2.75%~3.00% 범위까지 갈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에선 이미 연준이 9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을 기정사실화 한 바 있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9월 FOMC 회의를 전후로 대내 여건에 따라서 금리정책을 운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캐나다중앙은행(BOC)은 9월 4일 기준금리를 4.50%에서 4.25%로 25bp 인하했다.
BOC는 작년 9, 10, 12월 그리고 올해 1, 3, 4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6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지난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낮춘 바 있다.
시장 예상대로 6, 7,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3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든 가운데 인플레 둔화세가 지속될 경우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BOC 입장은 7월 회의 이후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인플레이션 하방 위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밖에 호주와 영국은 인플레이션 추이를 주시하며 9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중국과 유로존 그리고 칠레에선 9월 금리를 낮추며 경기 부진에 대응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7월 기준금리를 높인 일본은 9월에는 동결 조치에 나서면서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 호주 RBA, 기준금리 7회 연속 동결..영국 BOE, 8월 4년 여만에 첫 금리인하 이후 9월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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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호주 중앙은행(RBA)은 기준금리를 4.35%로 동결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가운데 RBA는 작년 12월, 올해 2, 3, 5, 6, 8, 9월 회의까지 일곱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RBA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해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하락해도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 내에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정책은 충분히 제약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BA는 "2026년까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근원 인플레이션은 11분기 연속 목표치 중간값을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회의 의사록에서 정책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에 경계심을 드러내며 통화정책을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9월 19일 기준금리를 5%에서 동결했다. BOE는 작년 8월 기준금리를 5%에서 5.25%로 25bp 인상한 이후 올해 6월 회의까지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8월 1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인하하면서 2020년 3월(15bp 인하) 이후 4년 여만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다만 9월 회의에서 다시 동결로 돌아섰다.
BOE 통화정책위원회(MPC)는 8대1로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위원 가운데 1명이 25bp 인하를 주장했다.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둔화되고 예상대로 경제가 발전한다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중국 PBOC, 주요 정책금리 낮춰 경기부양 의지..유럽 ECB와 칠레중앙은행 9월 인하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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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중국인민은행(PBOC)은 주요 정책금리 인하를 통해서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판궁성 PBOC 총재는 "곧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할 것"이라며 "7일물 역레포도 1.7%에서 1.5%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판 총재는 "정책금리를 인하하고 7일물 역RP 금리를 현행 1.7%에서 1.5%로 20bp 인하해서 대출시장 제공 금리와 예금 금리를 함께 하향 유도해 상업은행의 순이자마진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30b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출우대금리(LPR) 와 예금 금리는 20~25bp 하락해 은행의 순이자마진에 전반적으로 중립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민은행은 9월 23일에도 14일물 역레포(RP) 금리를 1.95%에서 1.85%로 10bp 인하했다. 지난 7월 하순에는 7일물 역RP 금리를 1.80%서 1.70%로 10bp 인하한 바 있다. 역RP 금리 인하로 단기 유동성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9월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3.35%로 유지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LPR도 3.85%로 유지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4.75~5.00%로 50bp 인하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LPR을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인민은행은 시장 예상과는 달리 1, 5년물 LPR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24일 판 총재가 발언을 통해 향후 LPR을 낮출 것임을 시사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7월 22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3.45%에서 3.35%로 10bp 낮춘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LPR도 3.95%에서 3.85%로 10bp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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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12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25bp 인하한다고 밝혔다. 다른 정책금리인 기준금리(Refi·재융자금리)는 연 4.25%에서 3.65%로, 한계대출금리는 연 4.50%에서 3.90%로 각각 60bp 인하했다.
ECB는 지난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25b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한 바 있다. 9월 회의에서 올들어 두 번째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10월 금리인하와 관련해 어떤 약속도 할 수 없다"며 다음번 회의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칠레 중앙은행도 9월 3일 기준금리를 5.75%서 5.5%로 25bp 인하했다. 예상에 부합한 이번 25bp 인하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이날 성명에서 "최근 경제 회복세는 주로 일회성 요인에 기인한다"며 "은행 신용과 지역 지출 모두 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통화정책 위원들은 "경제가 중앙은행 예측을 충족한다면 지난 6월 전망때보다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 예상보다 다소 빨라질 것”이라며 "이는 거시경제 시나리오 변화와 인플레이션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일본 BOJ, 기준금리 7월 인상 후 9월엔 동결..우에다 총재 "인플레 상방 리스크 완화 속 대외경제 동향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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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앙은행(BOJ)은 9월 20일 단기 기준금리 목표치를 연 0.25%로 동결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던 BOJ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BOJ는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다소 높다"며 "인플레이션은 2026 회계연도 하반기까지 목표치와 대체로 일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완화됐다"며 "정책 결정시 미국을 포함한 해외경제 동향을 주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BOJ는 지난 7월 31일 단기 기준금리 목표치를 연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금리 인상 결정은 심의위원 7명이 인상, 2명이 동결 입장을 밝힌 가운데 15bp 인상이 결정됐다.
BOJ는 7월 인상 당시에 "통화 완화 정도를 조정하기로 한 결정은 물가 목표의 지속적인 달성을 안정화 한다는 관점에서 적절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