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위기에 빠진 인텔의 인수를 최근 타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크고 중대한 거래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라이벌 인텔에 대한 인수를 제안했다.
시장 가치가 약 900억 달러에 달하는 인텔과의 거래는 이 회사가 50년 역사상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게 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퀄컴의 인텔 인수가 확실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인텔이 수용적인 입장을 드러낸다고 해도 이 정도 규모의 거래는 반독점 조사를 받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
다만 이번 거래는 미국의 반도체칩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로 여겨질 수도 있으며, 이번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퀄컴은 인텔의 자산이나 일부를 다른 구매자에게 매각할 수도 있다.
인텔 주가는 이날 전장 종가보다 3.31% 오른 21.84달러로 장을 마쳤다. 퀄컴이 인텔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54% 하락하고 있다.
한편 퀄컴의 주가는 이날 전장 종가보다 2.87% 내린 168.92달러를 기록했다. 이 종목 주가는 올해 들어 20.5% 상승하고 있다.
퀄컴은 휴대폰과 기지국 간의 통신을 관리하는 칩을 포함한 스마트폰용 칩의 선도적인 공급업체이다. 다양한 기기 중에서도 애플의 아이폰에 가장 중요한 공급업체 중 하나이다.
만약 퀄컴이 인텔을 인수하게 되면 휴대폰 칩 사업을 개인용 컴퓨터와 서버에 널리 사용되는 인텔의 칩으로 보완해 퀄컴의 지평이 크게 넓어질 수 있다. 퀄컴과 인텔은 또한 휴대폰과 컴퓨터에 AI 기능을 탑재하면서 AI 붐의 혜택을 누리려고 노력했지만 두 회사 모두 엔비디아에 가려졌다.
지난 8월 인텔은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광범위한 비용 절감의 일환으로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배당금 지급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최근 2025년까지 비용을 100억달러 이상 절감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15억달러의 이익에 비해 2분기에 16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8월 말에는 립부 탄 인텔 이사가 갑작스럽게 인텔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인텔의 일부 사업이 분할될 경우 그를 최종적인 리더로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퇴진은 충격이었다.
인텔은 지난주 칩 제조와 설계 사업을 더욱 분리하고 독일과 폴란드의 공장 프로젝트를 2년간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말레이시아의 제조 프로젝트를 수요가 회복될 때까지 보류하는 등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