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3-16 (일)

달러/엔 완만하게 하락하면 일본 은행산업 영향 제한적...은행주 부진은 지속될 소지 - 국금센터

  • 입력 2024-08-29 15:3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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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9일 "달러/엔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할 경우 일본 은행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나 투자심리가 개선될 때까지 은행주 부진은 지속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달러/엔 환율이 완만하게 하락해 BOJ의 매파적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된다면 일본 은행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 은행들의 4~6월 실적이 양호하고 BOJ 금리인상이 궁극적으로 은행산업에 호재라는 점을 고려하면 월초의 매도세는 펀더멘털로 설명하기 어렵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를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SMFG는 올해 3월과 7월 두번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24년 회계연도말 순이자이익이 700억엔 가까이 확대될 것 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작년 순이익의 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향후 시장 상황이 안정되는 경우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는 예상도 나왔다.

센터는 일본 대형은행들의 25년 수익 가이던스에 반영돼 있는 환율 전망은 달러당 135(Mizuho)~140엔 수준(MUFG, SMFG, SMTH)라고 밝혔다.

JPM은 △일본은행이 금리를 25bp 인상(0.25% → 0.5%)하고 △환율이 140~145달러/엔 수준에서 유지되는 경우가 일본 은행권에 가장 우호적인 금융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센터는 "다수의 분석가들은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 및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확대에도 불구하고 BOJ의 금리인상 경로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과반 이상의 이코노미스트들은 BOJ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센터는 "인상 시기는 10월보다 12월에 무게가 둬진다"면서 "우에다 BOJ 총재 등 주요 인사들은 금융시장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발언하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경제 및 물가 경로가 예상에 부합하는 경우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에다 총재는 시장 혼란의 원인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주된 촉매였다고 강조하며, 금리 인상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반면 엔화 강세가 심화(130달러/엔 이하)될 경우 대형은행의 수익에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지속 여부 △미-일 통화정책 격차 확대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오는 중이다.

달러/엔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엔화 가치 상승이 수주에서 수년간은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보인다.

센터는 "엔화에 대한 조직적인 매도 압력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거나 앞으로 몇 주간 높은 수준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종료됐다고 선언하는 것을 주저하면서 역사적 수준에서는 엔화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년간 청산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또 엔 캐리 청산이 완료됐더라도 엔화 상승이 25년까지 지속될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중이다.

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고 연말까지 25bp씩 총 75bp 인하가 주요 금융사들의 중론이지만 최대 125bp 인하(9월/11월 50bp, 12월 25bp, JPM/Citi) 전망도 있다.

■ 달러/엔 하락과 은행주 타격

지난 7월 31일 BOJ의 예상 외 금리 인상과 우에다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고 8월 초 미국 경제지표도 연달아 부진을 보이면서 일본 주식시장이 급락한 바 있다.

NIKKEI, TOPIX 등 일본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8월 5일 각각 12.5%, 12.2%씩 하락하며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14.9%, -14.6%) 이후 일일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일본 주식시장 랠리를 견인해온 은행주는 8월 5일 17.3% 하락하는 등 큰 타격을 받았다.

이달 28일 기준 일본의 주요 주가지수들은 낙폭을 대체로 회복한 상태(월초 대비 NIKKEI -1.8%, TOPIX -3.7%)다. 하지만 은행주는 상대적으로 부진이 지속(TOPIX Bank -12%)되는 중이다.

달러/엔 환율 하락은 ▲엔화표시 해외수입 위축 ▲상호주식 매각이익 축소 ▲엔 캐리 청산 관련 은행주 매도 촉발 등 일본 은행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유발했다.

일부 차주의 신용위험 완화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는 긍정적 효과도 병존하긴 한다.

일본 대형은행들은 해외사업 비중(4대 은행의 해외대출은 전체 대출의 30%)이 크기 때문에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엔화표시 수익에 타격이 우려된다.

S&P는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엔 하락하는 경우 대형은행들의 순이익은 2~4% 감소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ratio)은 10bp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MUFG는 급격한 엔저(23.6월 141엔/달러 → 24.6월 161엔/달러) 영향으로 24년 4~6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0억엔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SMFG도 160억엔의 순영업이익 확대 효과가 있었음을 상기했다.

또 달러/엔 환율 하락 및 변동성 심화로 주가 약세가 지속되는 경우 일본은행들의 상호주식(cross-held shares) 매각이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호주식은 상장기업들이 상호간 전략적으로 투자 및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다. 23년 회계연도(23.4~24.3월) 기준 상장기업들의 상호주식 매각 규모는 3.69조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센터는 "일본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상호주식 보유를 축소하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은행권의 경우 지난 6월 MUFG, SMFG가 도합 1.32조엔에 달하는 Toyota Motor 지분을 향후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일본의 대표적인 수출 산업으로 엔화 강세 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어 은행들이 주식을 낮은 가격에 매각하게 될 소지가 있다.

다만 S&P는 일본 은행들은 상장증권 미실현이익 규모가 크기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에도 회복력은 견조할 것으로 평가했다.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과정에서 그동안 성행했던 ‘국채JGB 매도-은행주 매수’ 거래의 청산도 확대됐다.

헤지펀드, 원자재 트레이더 등 투자자들은 일본은행 금리인상 기대 속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일본 국채는 매도하고, 순이자이익 확대 등 수혜가 예상되는 은행주 매수 포지션을 확대해왔다.

센터는 "투자자들은 7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일본 국채 금리가 동반 하락함에 따라 포지션 정리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유동성이 부족한 금리 파생상품보다는 신속한 거래가 가능한 은행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일부 차주들의 재무상태가 개선됨에 따라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강화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엔화의 극단적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컸던 중소기업들의 영업 환경 및 재무 상태가 엔화 가치 상승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센터는 다만 "지방은행들의 경우 대형은행들과 달리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향후 1~2년간은 신용 비용이 완만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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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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