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주자외화예금 확대 정책 지속될 필요 있어..부작용 여부 점검 필요 - 한은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거주자외화예금 확대로 인한 부작용을 점검하면서도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한국은행이 13일 밝혔다.
한은은 '거주자외화예금의 특징과 시사점: 변동요인 및 차입금과의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에서 "여러가지 장점과 여전히 낮은 외화예금/총수신 비중을 고려할 때 거주자외화예금 확대 정책이 지속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의 적정 수준에 대한 기준은 없으나, 우리나라의 23년말 기준 총수신 대비 외화예금 비중은 5.4%로 자료가 있는 OECD 21개국 평균(20.1%)과 ‘외화예금 확충방안’(2012)이 제시한 최종목표(10% 이상)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이종찬 과장은 "다만 거주자외화예금 확대가 국내 신용창출에 미치는 영향, 수출입기업의 예비적수요 조정이 현물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거시건전성 강화 노력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여 외국환은행의 주요 외화조달원이 됐다.
이처럼 높아진 중요성에도 외화예금 관련 국내연구는 미진하며 해외연구는 우리나라 경제여건과 잘 맞지 않아 참고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검토 배경에 대해 "거주자외화예금의 특징을 변동요인과 차입금 대비 장점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은행부문에의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거주자외화예금의 장기적 변동은 대외거래 규모가, 단기의 일시적 변동은 원/달러 환율 및 변동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 변동으로 보면 수출입·해외증권투자 등 대외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필요한 외화를 일시적으로 보유하는 거래적 요인이 추세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거주자외화예금은 기업(23년말 85%), 1개월이하 단기예금(78%), 요구불예금(65%) 중심으로 구성되어 저축목적의 예금은 적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 과장은 "대외거래와 거주자외화예금은 장기시계에서 체계적으로 함께 움직이며 일시적 이탈시에도 장기관계로 회귀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단기‧일시적 변동을 보면 수출입기업이 환차손 및 외화결제리스크 관리 등을 위해 예비용 자금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주로 나타났다.
현재 환율 수준이 낮다고 인식해 향후 환율상승을 예상하는 경우 예비용 자금을 늘리고 반대의 경우 줄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게 확산되는 시기에는 전반적으로 예비용 자금을 늘리며 이로 인해 증가한 외화예금은 상당기간 지속됐다. 예를 들어 미‧중 무역분쟁 심화(19.5월), 팬데믹(20.3월), 미 연준 긴축(22.하반기) 등이 있었다.
■ 거주자외화예금, 위기에 강하고 국내은행 외화자산‧부채 구조 개선 기여..낮은 조달금리도 장점
거주자외화예금은 위기에 강한 외화자금, 국내은행 외화자산‧부채 구조 개선 기여, 낮은 조달금리의 특징으로 인해 차입금보다 우수한 외화조달원으로 평가된다.
이 과장은 "글로벌 리스크 확산 시 은행으로 유입되어 외화자금시장과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위기 시 파생거래 증거금 관리 등을 위한 비은행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수요 급증으로 외화자금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냈으나 거주자외화예금의 유입이 지속되면서 시장안정화에 기여했다.
또한 2022년 하반기 미연준 긴축기에는 대외 차입금 상환에도 불구하고 거주자외화예금의 유입으로 외화자금시장의 유동성이 위기 전보다도 양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은행 외화자산‧부채 구조 개선 기여와 관련해선 거주자외화예금이 국내은행 중심으로 증가함에 따라 외은지점을 통한 해외로부터의 차입의존도가 줄어들었고, 단기·고유동성 대외자산으로 운용되어 국내은행의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외국환은행 단기 외화조달의 외은지점 비중은 2009년말 54.1%에서 2023년말 33.7%로 하락했다. 이 기간동안 거주자외화예금(단기) 증가액(707억달러)의 84.5%가 국내은행을 통해 증가했다.
또한 거주자외화예금은 금리가 0%에 가까운 요구불예금 비중이 2/3가량을 차지하고 대외 차입 시 더해지는 가산금리가 거의 없어 평균조달금리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차입금과의 평균조달금리 차이(추정치)는 달러화 금리가 높을수록 확대됐으며 2010년 이후 약 0.1%p ~ 4.1%p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