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1-16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월간 고용과 주간 고용

  • 입력 2024-08-09 11:03
  • 장태민 기자
댓글
0
자료: 미국 노동부

자료: 미국 노동부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고용 데이터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BOJ가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 한발 물러서면서 시장을 추스린 가운데 이젠 계속해서 미국 지표들을 확인해야 할 구간이다.

특히 금융시장이 미국 고용 데이터에 예민하게 있어 이 지표에 따른 변동성은 계속될 수 있다.

■ 월간 고용지표가 준 충격...주간 데이터에 대한 관심도 증폭시켜

지난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지표에선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보다 11만4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치 17만6000명을 대폭 밑도는 결과였다.

실업률은 4.3%으로 집계돼 예상치(4.1%)를 상회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였다.

이 지표가 나온 뒤 미국채 시장에선 경기 '침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고, '샴의 법칙'을 운운하면서 연준의 보다 적극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무엇보다 미국 고용지표가 준 충격은 이번주 월요일 아시아 주식시장 블랙먼데이로 이어졌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추가 인상 가능성마저 부상된 때였기 때문에 미국-일본의 공조는 국내 코스피지수를 8.8%나 폭락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 통화당국자들은 한발 물러섰고 미국 고용의 충격 역시 과장된 것 아니었느냐는 목소리들도 나왔다.

지난 7일 일본은행의 우치다 신이치 BOJ 부총재는 "시장이 불안정할 때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완화적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대폭 흔들리는 모습을 본 뒤 과잉반응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미국 고용지표가 준 충격에 대해서도 세부 내용을 생각하는 모습도 보였다.

허리케인 등 날씨 때문에 제대로 근무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노동자 수가 5.9만명에서 43.6만명 대폭 늘어나고 일시적 해고에 따른 실업자가 24.9만명 증가한 것 등을 감안할 때 이번 7월 고용지표가 상당히 됐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거론된 것이다. 특히 샴의 법칙을 고안한 클라우디아 샴조차도 현재 상황이 리세션과는 거리가 있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린 뒤 투자자들은 월간 뿐만 아니라 주간 고용 데이터들에도 예민해졌다.

주간고용, 7월 고용지표 악화 '일시적인 사건' 무게?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8월 1주차) 신규실업급여 청구건수가 23.3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25.0만건) 대비 1.7만건 줄어든 결과이자, 예상치(24.1만건)을 하회하는 수치였다.

청구건수가 1년래 최대폭을 줄어들어 최근의 경기침체 우려가 과장이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크게 늘었던 미시간 등지에서 건수가 줄어든 게 눈에 띄었다.

즉 자동차 생산공장이 위치한 곳에서 생산시설 정비 등을 위해 일시 늘어났던 해고가 다시 정상화된 것이란 지적들이 나왓다.

결국 이번 주간 결과는 최근 고용지표를 노동시장 급냉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에 무게를 실어줬다.

다만 연속 청구건수 상황 등을 볼 때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데 힘을 싣는 모습도 남아 있다.

연속 청구건수는 186.9만건에서 187.5만으로 늘었고 4주 평균 건수는 238.3만건에서 240.8만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노동시장이 대폭 악화되는 건 아니라는 쪽에 힘이 실렸다. 이는 금리선물시장에서 9월 50bp 인하 가능성이 70% 수준에서 60%를 약간 밑돈 수준으로 내려가는 모습에서 확인이 됐다.

여전히 CME 페드와치는 9월 빅컷 인하(50bp) 뒤 내년 4월까지 25bp씩 금리가 인하되는 경로를 그리고 있지만, 최근의 대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은 축소됐다.

■ 고용 데이터와 다른 지표들

주식시장은 지난주 금요일, 이번주 일요일 주가 폭락의 충격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최근 BOJ의 위협과 미국 고용지표 충격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중이다.

미일 통화정책 변화와 맞물린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위협적인 경로도 폐쇄된 것은 아니다.

즉 일본 금리 상승에 따른 '미일 금리차 축소 → 엔화 강세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 금융시장 위험자산 충격 → 엔화 추가 강세 → 금융시장 추가 충격'이라는 구도에서 완전히 빠져 나왔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미-일 금리차 축소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 축소 우려가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은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시장엔 주가 상승 흐름에 큰 금이 가 다시 충격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계감과 이번 사태가 '해프닝'이었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혼재돼 있다.

또 현재는 미국 월간 고용지표 악화로 연준이 실기했다(이미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거나 긴급인하를 해야 한다(9월 FOMC까지 기다릴 필요없다)는 주장이 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일본 통화당국이 한발 물러선 가운데 미국 지표들이 계속해서 관심을 모을 수 밖에 없는 국면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금융 발작을 통해 미국 외에 일본 경제에 대한 민감도가 상승했지만 BOJ에서 비둘기파적 되돌림이 나타난 만큼 공은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다"면서 다음주 미국 7월 CPI(14일) 및 산업생산·소매판매(15일) 등을 통해 미국 경기와 금리 향방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미국 고용 데이터들에 대해 예민해져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지속적인 확인도 필요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공포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간의 순환고리가 이번 주가 폭락의 주된 원인이지만 향후 (과잉반응 되돌림에 따른) 반등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당장 다음주엔 미국 CPI와 소매판매,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다만 "고용 악화에 허리케인, 공장정비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만큼 고용지표 하나만으로 경기침체가 기정사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했다"면서 "ISM 비제조업 고용 확장 유지, 실업 청구건수 둔화가 확인되며 경기침체 내러티브 완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애틀란타 연은이 집계하는 미국 3Q GDP Nowcast는 전분기대비 연율 기준 2.9% 성장을 가리키면서 오히려 2Q(2.8%)보다 경기가 양호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지금을 리세션이라 볼 수 없고 그 전조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물시장은 여전히 9월 41bp 인하(1.66회)를, 연말까지 105bp(4.21회) 인하를 반영 중이지만 리세션 징후가 부재하고 8월 고용이 오히려 개선될 환경이라면 인하 기대는 여전히 과도하다"면서 "채권금리가 많이 반등했지만 미 국채 10년 기준 4.1%까지 더 올라와야 할 것"이라며 연준은 9월, 11월, 12월에 각각 25bp씩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에선 최근 미국 지표 둔화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연결되기 보다는 '침체 가능성'으로 귀결되는 모습을 확인한 뒤 둘 모두 나쁠 건 없다면서 금리 레벨 부담에서 얽매이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FOMC의 9월 50bp, 연내 100bp 인하 기대감, 한은의 미국 인하 동참 가능성 등을 과도하게 반영했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도 남아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이제 국고3년 기준 3%가 상단이 된 것으로 보이고 계속해서 미국 침체 이슈가 작용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금통위에서 한은이 (매파적 스탠스에서) 물러설 것으로도 보이지 않아 강세 트라이엔 부담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월간 고용과 주간 고용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월간 고용과 주간 고용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미국 노동부

자료: 미국 노동부

이미지 확대보기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