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3-14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근 7년만의 최대치 기록한 경상수지 흑자

  • 입력 2024-08-07 10:50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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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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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 흑자는 122.6억달러를 기록해 100억불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 흑자 규모는 올해 5월(89억달러) 수치나 1~6월 평균 흑자규모(63억불)을 모두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흑자규모를 찾으려면 거의 7년전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이번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017년 9월(123.4억불 흑자) 이후 최대에 해당한다. 또 6월 경상수지는 흑자규모는 역대 3번째였다.

■ 6월 경상수지, 6년 9개월만의 최대 흑자

경상수지의 근간은 상품수지다.

상품수지를 보면 수출이 588.2억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7% 늘어나고 수입은 473.5억달러로 5.7% 감소해 114.7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근 4년만에 최대치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2020년 9월(120.2억불) 이후 최대에 해당한다.

수출이 반도체, 정보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9개월 연속 늘어나면서 양호한 수치를 뒷받침했다.

6월 통관기준 수출을 보면 반도체가 50.4%, 정보통신기기가 26.0%, 석유제품이 8.5%, 승용차가 0.5% 늘어났다.

반면 기계류·정밀기기는 1.4% 감소했으며, 화공품(–7.5%), 철강제품(–18.0%) 등도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미국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동남아 수출이 27.9%, 미국이 14.8% 늘어난 반면 중국은 1.8% 증가에 그쳤다. 일본(-6.8%)과 EU(–18.3%)는 감소했다.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입은 감소해 경상수지 흑자를 부풀렸다.

수입은 전년비 5.7% 감소했다.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모두 감소폭을 확대했다.

경상수지 구성항목 중 상품수지가 크게 늘었지만, 서비스수지 적자규모는 5월 12.9억달러에서 6월 16.2억달러로 더 커졌다.

서비스수지는 운송수지(5.0억달러 흑자)가 개선되더라도 여행수지(9.0억달러 적자)가 적자를 보이기 때문에 흑자를 기록하기 어렵다.

다만 본원소득수지가 서비스 쪽의 적자 그 이상을 커버한다.

본원소득수지는 26.9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흑자폭을 확대했다. 전달의 분기배당 지급 영향이 사라지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규모가 23.4억달러로 확대됐다.

■ 24년 상반기 경상수지 양호...21년 하반기 이후 최대

6월 수치 발표로 2024년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77.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하반기 이후 최대치다.

작년 하반기부터 IT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품수지 중심으로 경상수지가 빠르게 개선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올해 양호한 흑자 흐름이 지속되면서 상반기 흑자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늘었다.

상반기 흑자 규모는 불과 얼마 전인 한국은행의 5월 전망치(279억달러)를 35%나 뛰어넘은 것이다.

■ 수출 호조 지속 중...'관건은 미국 경기'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늘어났지만, 7월엔 다소 줄어들 수 있다.

7월 통관기준 무역수지 흑자폭이 6월보다 다소 축소된 데다 수입 감소세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통관기준 상품수입은 6월 전년비 7.5% 감소에서 7월 10.5% 증가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줄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은은 또 하반기 들어 수입 감소세가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경상수지 향방과 관련해선 미국 경기 등이 관건이다.

최근 AI 투자 둔화나 미국 경기 우려 등이 부각된 탓에 수출 중심의 국가인 한국 무역·경상수지는 이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만 현재까지의 흐름은 양호하며, 이 흐름이 당장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란 게 한은은 관점이다.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국제수지 설명회에서 "하반기 글로벌 제조업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소득이 양호한 수준 유입될 것"이라며 "당분간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 재개라는 한국경제의 긍정적인 요인은 수입을 키워 경상흑자 규모 축소로 이어진다.

송 부장은 "국내 제조업체 설비투자가 재개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하반기 수입은 점차 늘어날 것"면서 "하반기 수입 감소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흑자폭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향후 미국 금리 인하 강도 등 주요국 통화정책 향방, 미국 대선이나 중동 사태 등 정치 이벤트 등도 한국 수출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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