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출처: 통계청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7월 물가 일시반등과 8월 이후 재안정...통화정책 무게중심 변화방향 주시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중기 물가목표를 향해 둔화 흐름을 지속 중인 가운데 7월 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이날 경제관계장관 회의에서 "7월 물가는 일시 반등할 수 있지만 8월 이후 안정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전년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과 3월 각각 3.1%를 기록한 뒤 4월 2.9%, 5월 2.7%, 6월 2.4%로 꾸준히 낮아졌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1월과 2월 2.5%를 기록한 뒤 3월 2.4%, 4월 2.3%, 5월과 6월 2.2%로 꾸준히 둔화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집중호우 등 기상 변수로 7월 수치는 다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물가, 7월 일시 반등과 8월 이후 재안정 흐름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한 폭우가 내렸다"면서 "기상이변과 기저효과 등으로 7월은 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 부총리는 그러나 8월 이후부터는 농산물 수급 등 전반적 여건이 개선되면서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변동성이 큰 농산물 수급 문제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총리는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농산물 수급 안정을 위해 7월 중 배추·무 비축분을 하루 300톤 이상 방출하고 침수 작물 재파종 지원, 신속한 재해 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물가가 높게 나올 수 있지만 8월엔 확연한 둔화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보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9월 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기정사실이 된 가운데 한국의 8월 물가 상승률은 역기저 효과로 인해 2%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이는 곧 8월 이후 한국의 실질 기준금리가 급등하게 된다는 의미"라며 한은의 금리 인하 선제 대응을 기대했다.
■ 물가 둔화 흐름이긴 한데...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에 그쳐 2.5%를 밑돌았다. 수치가 가시적으로 낮아진 데엔 농산물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하지만 7월엔 기후요인으로 농산물 쪽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7월이 2/3 남짓 지난 현 시점에서 7월 물가 상승률 확대를 일시적이라고 본다면 올해 들어 이어지고 있는 물가 둔화 흐름은 유효하다.
특히 7월 물가가 오르더라도 8월 이후 기저효과 등으로 물가가 낮아지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금리인하 기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구도라는 평가들도 여전하다.
다만 기저효과로 8월부터 물가 둔화가 다시 재개되더라도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물가 하락의 한계가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기후나 명절 요인과 함께 공공요금 인상 현실화라는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 둔화폭을 자신할 수 없을 것이란 주장도 보인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7월 장마, 8월 태풍, 9월 추석 등 물가 재반등 요인들이 남아 있다"면서 "아울러 공공요금 인상이 현실화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기저효과로 10월까지 물가는 둔화되겠지만 4분기에 재차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물가 둔화 흐름이라는 큰 구도를 감안해 올해 10월 정도에 한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부총리 말대로 7월에 물가가 재반등하더라도 일시적 요인 탓이기 때문에 물가 하향 안정 기대는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의 9월 금리 인하를 본 뒤 한은은 무난히 10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변화된 통화정책 비중...물가에서 성장, 금융안정 중 어디로 흘러갈까
물가 둔화 흐름 속에 조만간 발표될 2분기 GDP가 결과가 크게 둔화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일각에선 물가 안정 흐름은 이미 확보된 만큼 이제 한은이 성장에 보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1.3%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반작용 등으로 2분기 둔화는 불가피한 상태다.
2분기 성장률은 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선 '마이너스' 수치를 예상하기도 한다.
국내 당국들이 올해 성장률 수치를 2%대 중반 수준으로 끌어올린 가운데 한은의 상반기 전년비 성장률 전망치 2.9%를 감안하면 2분기의 전기비 성장률은 0.1%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은 역시 2분기 수치 둔화를 공언한 상태다. 시장에선 성장률 수치가 0% 안팎에서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는 지가 중요하다는 진단도 보인다.
B 증권사 딜러는 "한은의 상반기 성장률 전망 등을 감안할 때 시장 일부에서 기대하는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은 좀 과하지 않나 생각된다"면서 "2분기 성장률 0% 정도를 가지고 채권시장이 랠리를 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마이너스라면 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물가 안정이 담보됐고 통화당국이 내수 부진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환경이지만 금융안정 이슈의 정책 비중이 높아져 금리 인하 강도를 자신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보인다.
C 은행 딜러는 "최근 물가가 크게 안정됐지만 지난 금통위에서 확인했듯이 한은은 가계부채나 부동산 등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기조로 돌아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들 올해 성장률 전망도 2%대 중반으로 높인 상황"이라며 "이번주 확인할 2분기 GDP 수치 둔화가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