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9-08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바이든 사퇴와 민주당의 '최소한' 하원 지배력 유지 전략

  • 입력 2024-07-22 14:14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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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출처: 백악관

사진: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출처: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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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시간 21일 후보 사퇴 소식을 전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바이든의 사퇴는 민주당이 대통령 뿐만 아니라 상·하원을 모두 잃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클린턴 등 민주당 출신 전 대통령들은 현 해리스 부통령에 힘을 실어 줄어주면서 민주당원들의 단합을 촉구하고 있다.

해리스의 경쟁력을 의심하면서 다른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대선까지 남아 있는 시간이나 정치자금 문제, 민주당의 세 규합을 위해선 해리스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해리스 중심으로 당심 모으는 민주당...최소 하원은 지키려는 전략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이 문제가 된 뒤 민주당 내 대통령 후보로는 해리스 외에도 캘리포니아 주지사 게빈 뉴섬과 미시건 주지사 그레첸 위트머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현재는 이들도 해리스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또한 선거 자금 등 '돈 문제' 때문에 현실적으로 해리스 외의 다른 후보를 내세우기도 쉽지 않다.

다른 후보자를 내세울 경우 선거자금을 환불해주고 다시 기부금을 모금해야 하는 등 업무적 어려움이 발생한다.

민주당은 따라서 해리스로 빠르게 단일화한 뒤 최소 하원은 수성하려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이 공화당에 정권을 내주더라도 해리스를 통해 단합함으로써 트럼프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도 한몫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바이든 사퇴 결정은 대선의 승리보다는 하원의 민주당 장악 전략이 높게 작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상·하원이 갈릴 경우 △ IRA 수정 및 폐지 △ 도드-프랭크 법안 등 금융 규제 완화 △ 감세정책 시행 등 법안 수정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은행, 중소형주 등 트럼프 관련주들의 불확실성 높아질 것"이라며 "트럼프 정책의 리스크 요인으로 간주되는 관세 및 외교정책은 의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밝혔다.

■ 한국 수출경제, 미국 큰 정치적 변화 앞두고 중국 의존도 줄면서 구조적 변화 이어지는 중

미국의 대선과 미-중 패권 다툼은 한국 수출 경제에도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지난 2018년까지 한국 수출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그림이 꽤 바뀌었다.

2018년 대중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25%였고 대미국 수출 비중은 그 절반에 불과한 10% 초반대였다.

2018년까지 한국은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따른 피해를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화가 상당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2023년 12월엔 한국의 수출 1위 국가가 미국으로 바뀌는 모습도 나타났으며, 현재는 대중국 수출 비중이 20%를 하회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여전히 중국이 큰 교역국이어서 미국의 중국 수출 제재가 강화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중 패권 다툼에서 중국의 비중이 줄어든 부분은 다행스럽다는 평가도 많다.

금융시장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효과'는 큰 고려 요인이다. 글로벌 지수 인덱스 등에서 중국 비중은 몇 년 사이에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2018년 MSCI EM Index 내 중국 비중은 32.7%였고 2020년엔 40.1%까지 상승하기도 했다"면서 "중국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MSCI EM Index는 중국 트레이딩으로 접근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중국 비중이 25.1%로 낮아졌고 인도 비중이 19.2%, 대만 비중이 19.4%로 높아졌다. 한국은 12.15% 수준"이라며 "이제 MSCI EM Index를 중국 트레이딩으로 보는 외국인들이 감소했다. 또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본격화하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에 대한 익스포져를 줄이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트럼프가 다시 출현하더라도 2018년의 악몽이 재현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2.0은 한국 입장에서 크게 긴장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바이든 대선 후보의 교체에 따른 민주당의 의회 수성 욕구 등은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보인다.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트럼프의 미국 중심주의는 현재 바이든 정부의 동맹국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 견제와 차이가 있다"면서 "민주당이 대선 후보 교체를 통해 승리 가능성을 되살리거나 의회 내 의석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은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 "트럼프와 공화당 대세론 흠집 내라"...거시 경제적 입장의 기대와 한계

거시 경제와 관련해 주목 받았던 트럼프 트레이드 이슈는 관세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률 확대,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증가 문제였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트럼프 승리와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는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선 후보 교체를 통해 공화당의 '완전 장악'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모습은 한국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줄 있다는 평가도 보인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어차피 미국의 9월 금리인하, 이후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이 높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트레이드에선 일드 커브 스팁이 주류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다만 지금은 민주당이 바이든 사퇴를 통해 전열을 정비함에 따라 스팁 우려 약화 등이 기대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선거의 대세는 트럼프 승리로 굳혀졌다면서 트럼프 트레이드의 기본 골격을 바꾸긴 어렵다는 진단도 적지 않다.

다른 채권 딜러는 "미국 민주당이 전열을 정비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가 있을 수 있으나 그런 시도는 다시 트럼프 트레이드에 의해 되치기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가 바뀌더라도 확률적으로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아주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산업 섹터 가운데 대선 결과와 무관한 분야, 대선 불확실성을 상쇄할 정도의 실적 모멘텀이 있는 업종 등을 중시해야 할 것이란 조언도 보인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 시간 오늘 새벽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와 해리스 지지 선언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을 연장시켰다"면서 "이런 국면에선 대선 불확실성과 무관한 조선, 방산 등 실적주의 지속적인 상승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동안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과 실적 모멘텀이 공존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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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후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했던 대국민 담화문, 출처: 백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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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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