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9-08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 당선 가능성 증대와 일드 커브 스티프닝

  • 입력 2024-07-15 10:4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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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자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페이스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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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에서도 '트럼프 2기' 대비 필요성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선 1차 토론에서 바이든의 노쇠한 모습 연출로 트럼프의 지지율이 더 올라간 가운데 트럼프 피격 소식은 그의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1차 TV 토론 이후 사퇴 압박에 시달리던 바이든 대통령도 여론의 관심이 고령에 대한 우려에서 트럼프 피습으로 옮겨가면서 대선 캠페인 완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져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은 많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시간 13일 펜실베니아주에서 연설 중에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11월 대선 재대결이 예정된 상황에서 총격 사건이 대선에 미칠 영향이 클 수 있다는 전망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공화당은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당 후보로 공식 지명할 예정이다.

■ 트럼프 당선 가능성↑...암호자산 반응한 가운데 과거 사례도 주목

트럼프 대통령의 피격에 따른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자 비트코인 가격은 58,000달러대에서 60,000달러를 상향 돌파하는 등 적극 반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MAGA(TRUMP) 밈 코인, Doland Trump(TREMP) 밈 코인 등 트럼프 관련 밈 코인 가격이 대폭 오르는 등 암호화폐 시장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피격 직후 주먹을 불끈 쥔 채 팔을 들어올리는 모습은 트럼프의 '강력한' 이미지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보였다. 아울러 트럼프 피격이 공화당 지지자들을 더욱 단결시켜 대선 구도가 유리해졌다는 분석도 늘었다.

전체적으로 이번 사태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지만, 트럼프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편이다.

과거 생명에 대한 위협을 극복한 대통령이 지지율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사례를 거론하면서 당선이 한층 다가왔다는 주장도 나온다.

1차 토론회 이후 바이든 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뒤 최근엔 바이든 지지율 하락이 바닥을 찍은 듯한 모습도 보였지만 다시 예상치 못한 저격 사건이 일어나 결과적으로 트럼프 진영에 도움이 더 될 수 있다.

지난 1981년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암살 미수 사건 이후 수개월간 레이건의 지지율은 8%p 가량 상승한 바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최근엔 파키스탄의 칸 전 총리와 브라질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피습 사건 이후 정당 지지율이 오르거나 대선에서 승리했던 것이다.

■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자율 시장엔 '안전선호'냐 '인플레·재정적자 재악화냐'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금리 시장 주변에선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우선 이번 사태가 '안전자산선호'를 강화시킬 수 있는 재료라는 차원에선 달러 강세, 미국채 매수 확대 등에 대한 예상도 보였다.

미국 CPI에 이어 근원 PPI도 둔화되면서 금리시장 강세 분위기에 맞춘 우호적인 해석도 덧붙여졌다.

이미 트럼프 1기에서 경험한 바 있지만 트럼프는 당선 시 금리인하 압박을 거세게 몰아붙일 수 있다.

연준이 정치적 압력과 별개로 정책 결정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지만 스트롱맨의 의지를 무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많다.

하지만 최근엔 좀 길게 보면 트럼프의 재등장은 인플레, 재정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많았다.

즉 트럼프가 감세, 관세 인상, 불법이민자 추방 등의 공약을 이행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강화될 수 있고 그가 공약을 이행하면 채권시장의 매도가 더 힘을 받을 것이란 주장도 상당히 많았던 게 사실이다.

아울러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더 매파적인 무역 정책, 규제 완화, 기후변화 규제 완화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에 만료되는 법인 및 개인 감세 혜택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재정적자 증가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인플레 압력 재강화나 재정적자 악화 가능성은 금리 상승과 일드 커브 스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여전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주목 받는 일드 커브 스팁

트럼프 피격 사건으로 일드 커브 스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예상이 늘어났다.

트럼프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된 뒤 단기금리는 낮게 유지되고 장기금리는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었다.

트럼프가 집권 이후엔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종용할 수 밖에 없는 데다 인플레,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 뉴욕사무소가 현지 분위기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일단 달러 강세, 장기금리 상승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사무소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Eastspring Investments의 Rong Ren Goh는 "트럼프 당선 시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고 미국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컸기 때문에 이번 사건 이후 그의 당선 확률이 커지면 시장에서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TJM Europe의 Neil Jones는 "시장이 잠재적인 모방 범죄에 경계할 것이며 트럼프 우호 여론 증가로 미국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BCA Research의 Marko Papic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커질수록 재정 전망의 우려가 높아져 장기 국채금리가 민감한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Vantage Point 자산운용의 Nick Ferres는 "트럼프 압승 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면서 "이는 트럼프 정책이 시장친화적이기 때문이며 앞으로 문제는 재정정책과 인플레이션 압력, 그리고 금리경로"라고 라고 지적했다.

Banque SYZ의 Charles-Henry Monchau는 "트럼프의 재선이 확정될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 위험자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트럼프 정책 반영에 채권금리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국금센터 뉴욕사무소는 "다수 시장 관계자들이 지적하는 대로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달러화 강세로 인해 안전자산인 엔화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 통화의 상대적 약세도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재균 KB증권 채권 연구원은 "6월 물가가 둔화되면서 시장은 연준의 9월 FOMC에서 인하를 비롯해 연속 인하 기대감을 키웠지만,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9월 인하 이후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라며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세를 할 경우 부족한 세수입은 경제활동 증가로 인한 세수입 및 관세를 통해 보완해야 한다. 2023년 기준으로 미국의 수입 규모는 3.1조 달러이며 이 중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규모는 4,214억 달러"라고 지적했다.

관세 부과로 총 증가하는 세수입은 5,340억 달러(보편적 관세 3,110억 달러, 중국 품목 관세 2,130억 달러)지만, 관세를 부과할 경우 수입품은 기존보다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감세가 관세로 인한 성장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경기의 확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던 트럼프 집권 1기인 2017년과 달리 현재는 경기의 확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며 "감세가 경기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와 경기 확장에 따른 세수입의 효과는 2017년보다 적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환율 시장의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주식시장도 트럼프 당선 관련 수혜주를 주목하고 있다.

그간 트럼프 당선시 방산주, 금융주, 전통 에너지 관련주 등이 유리할 것이란 조언이 많았다. 피격 사건 이후 현지에선 다시 에너지, 신용카드 등 금융주가 긍정적이란 평가들이 나오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주식시장에선 트럼프가 '친시장적' 인물인 만큼 인플레, 재정적자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위험자산에 유리할 것이란 주장들도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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