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07-07 (일)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PCE 데이터가 안겨준 안도감...인플레 둔화흐름에 대한 믿음과 의심 상충

  • 입력 2024-06-03 10:53
  • 장태민 기자
댓글
0
출처: 미국 상무부

출처: 미국 상무부

이미지 확대보기
[뉴스콤 장태민 기자] 미국 PCE 물가가 예상 수준을 나타내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하회했다.

미국채 금리는 지난달 28일 4.5%, 29일 4.6%를 상회하면서 시장을 긴장시켰지만 PCE 물가가 '인플레 둔화 흐름은 유효하다'는 점을 알려주면서 다시 내려갔다.

투자자들은 이번 데이터를 보면서 '안도'했지만 일각에선 인하 지연을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 美 PCE, 시장에 안도감 선사...물가 둔화의 한계도 보여줘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월(+0.3%)보다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로는 2.8% 상승세를 유지했다.

헤드라인 4월 PCE 가격지수 역시 전월 대비 0.3% 올라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년 대비로도 2.7% 상승해 예상치와 동일했다.

미국의 4월 CPI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예상보다 밑돈 모습을 보인 뒤 PCE 물가도 금리인하 이연 이슈로 시장을 압박하지는 않은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엔 인플레가 예상을 상회하지 않고 물가 둔화가 유효하다는 점을 알려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들이 많았다.

시장의 가격 변수도 이런 쪽으로 반응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498%로 내려오고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최대 상승폭(1.51%)으로 올랐다.

다만 인플레가 둔화보다는 정체에 가까운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통화 완화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란 진단들도 적지 않았다.

현재 연준이 유지하고 있는 고금리 정책에 따른 인플레의 하강 중력이 제한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인플레가 상당기간 2%보다는 3%에 가깝게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 시점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근원 PCE는 작년 12월 2.9% 상승해 2%대로 내려왔지만, 올해 들어선 4개월 연속 2.8%에 머물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PCE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데다 소비지출은 둔화돼 시장이 안도하면서 강세를 구가했다"면서 "다만 냉정하게 보면 인플레 둔화 흐름이 정체된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를 당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은 막았지만 이 정도 수치로 연준 관계자들의 태도가 크게 바뀌기도 어려워 보이다"고 진단했다.

물가 둔화가 매끈하지 않다는 사실은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유로존에선 ECB가 이번주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관건은 향후 인하 강도다. 이 지역에서도 인플레 상승세 둔화가 다시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주 유로스탯이 발표한 유로존 5월 CPI 상승률은 전년비 2.6%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4%)과 예상치(2.5%)를 상회한 것이다. 근원 CPI 상승률의 경우 2.7%에서 2.9%로 되려 높아졌다.

■ 美인플레 둔화...믿음 가져도 '된다' vs '안 된다'

4월 PCE 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3% 상승했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0.26%로 전월(0.34%)보다 꽤 둔화됐다는 평가도 보인다.

소수점 한자리에선 0.3%로 동일하지만 둘째 자리까지 확대하면 거의 0.1%p 가까이 내려왔다는 볼 수 있다.

미국 경제지표 둔화 시그널 역시 물가 둔화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성장률 수정치는 전기비 연율로 기존 1.6%에서 1.3%로 하향 조정됐다.

민간소비도 기존 2.5%에서 2.0%로 하향 조정되면서 성장 기여도는 1.68%p에서 1.35%p로 하향 조정됐다.

GDPNow의 2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기존 3.5%에서 2.7%로 내려왔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4월 PCE 물가지수로 시장의 우려는 소폭 완화됐지만 9월 인하를 확신하기에는 추가적인 데이터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9월 FOMC에서의 인하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풀이했다.

그는 "연초 이후 물가 지표가 반등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했지만 9월 FOMC까지 총 4차례의 고용과 소비자물가가 발표되는 가운데 5~6월 지표 모두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지 않는다면 연준도 3차례의 물가 둔화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경기 둔화 흐름이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초과 수요 상태이지만 점점 균형점으로 이동하고 있는 연준의 긴축에 부담으로 작용할수 있다. 이번주 발표되는 JOLTS 구인건수의 컨센서스는 836만건인 가운데 컨센서스의 숫자에 부합한다면 구인건수/실업률 비율은 1.29배로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면서 "고용지표 경계심도 존재하지만 PCE 물가 둔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지표에 대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정도만 나와도 시장은 안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PCE가 발표된 뒤 시장에선 '예상치 부합', '두려운 수치 아니다', '부정적 서프라이즈 없었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안도했다.

하지만 인플레 둔화 강도가 미진하다는 평가도 여전한 데다 경기 둔화가 조속한 금리 인하를 도울 수 있다는 전망도 희망 사항에 그칠 것이란 평가들도 보인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PCE 발표 이후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기조가 여전히 유효하고 인하에 대한 희망이 살아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금리 인하까지는 수 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상당하다"면서 "또 일부 기관은 이번 수치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까지 완화될 것임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경기 둔화만으로 물가 둔화가 쉽지 않다는 의견 역시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PCE는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지만 지표 경계감은 여전

미국 금리인하 시점을 예견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당장은 ISM 지수나 고용지표 등이 관심이다.

3일엔 미국의 5월 ISM 제조업 PMI가 발표된다. 지난 3월 50.3을 기록하면서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상회했다.

하지만 그 다음달인 4월 재차 49.2로 하락한 바 있어 이번에 다시 잡아줄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엔 ISM 서비스업 데이터가 나온다. 이 수치는 4월에 49.4로 내려가면서 2022년말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돈 바 있어 이번 수치 역시 관심이다.

이 과정을 거쳐 주 7일 고용지표를 확인하게 된다.

미국의 비농업고용자수는 4월에 17.5만명을 기록해 6개월래 가장 낮은 증가폭을 나타낸 바 있다. 이번엔 18.5만명 내외정도로 재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업률은 4월에 3.9%로 소폭 상승한 뒤 이번엔 어떤 수치를 보여줄지 확인해야 한다. 또 평균임금증가율은 4월 전년동월대비 3.9%로 거의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뒤 추가로 둔화될지 봐야 한다.

운용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이번에 나온 PCE의 경우 4월 CPI, PPI를 통해 크게 위협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며 실제 결과도 그러했다"면서 "하지만 월초 나올 ISM이나 내구재 관련 지표 등은 금리 상방을 자극할 가능성이 더 높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 저작권자 ⓒ 뉴스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그인 후 작성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