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17일 "라니냐가 만들 곡물의 3단계 상승을 감안해 곡물가격 상승에 베팅할 때"라고 밝혔다.
최진영 연구원은 "동태평양 연안 해수면 온도의 하락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최 연구원은 "평년대비 0.5℃ 높은 상태로 아직까지는 엘니뇨라 볼 수 있지만 방향성을 고려하면 이미 종료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엘니뇨의 수혜자인 소프트(코코아, 커피, 원당 등으로 구성) 섹터는 4월말부터 하락 전환한 반면, 2022년 하반기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였던 곡물 섹터는 반등하며 연초 대비 플러스(+) 직전에 있다.
그는 "시장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다 오판하는 사회과학과 달리 자연과학의 순환 법칙은 간단하다"면서 "사계절의 순환처럼 엘니뇨가 끝이 나면 다시 라니냐가 찾아온다"고 지적했다.
이제 소프트가 아닌 곡물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이는 해양대기청들이 말해주고 있다. 5월 9일 CPC/IRI 측은 7~9월 라니냐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이 추세는 2025년 2월에도 계속될 것이라 전했다"면서 "APCC는 4월 동남아와 중국 남부 일대 강수량은 비교적 건조했으나 8~10월에는 강화될 것이라 예측하며 라니냐의 시작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NOAA는 여타 해양 대기청보다도 더 낮은 해수면 온도 전망치를 제시하며 강력한 라니냐를 경고하고 있다. 라니냐의 수혜자 곡물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라고 했다.
■ 라니냐의 3단계 루트
최 연구원은 라니냐가 곡물을 3번의 단계를 거쳐 상승시키는 법칙이 있다고 밝혔다.
1단계는 중국 남부 지역 곡창 지대의 물난리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엘니뇨 때와 달리 라니냐 시에는 적도를 기준으로 동남아와 중국 남부 지역으로 향하는 무역풍의 이동 속도가 평년보다 강화된다"면서 "무역풍의 이동에 따라 여름철 중국 남부 지역 곡창 지대는 강수량이 높아지는데 이때 곡창지대가 물난리로 인해 파괴된다"고 밝혔다.
2020년 6~8월 중화권 SNS에서는 라니냐발 폭우로 산샤댐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유언비어가 퍼진 바 있다.
당시 라니냐발 폭우는 곡창 지대를 파괴하며 중국의 사료(돼지)향 곡물 수입을 확대시켰다.
2단계 상승은 '가격 전가'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라니냐는 겨울철 북반구 지역을 평년보다 건조하게 만들며 이는 강력한 한파를 동반한다. 급증하게 될 난방향 전력 수요는 전력원인 천연가스 가격을 상승시키며 이는 이를 원료로 삼는 질소계 비료 가격을 상승시킨다"고 밝혔다.
비료 시장의 58%를 차지하는 질소계 비료의 상승은 이를 원료로 삼는 소맥, 옥수수 등 곡물에 가격 전가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2021년 라니냐발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곡물 공급 대란을 일으킨 바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은 실질적인 라니냐발 가뭄이라고 밝혔다.
그는 "라니냐는 미 중남부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서남부 등 주요 곡창 지대에 가뭄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는 북반구의 겨울밀과 남반구 옥수수/대두의 파종이자 생육 기간으로 당장 라니냐발 공급 차질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익년도 3월부터 전개될 수확 시즌부터는 실질적인 공급이 확인이 가능하며, 이를 전후로 USDA의 공급 가이던스는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3단계 사이클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기상이변의 순환 법칙과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곡물 가격의 드라마틱할 상승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