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15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일본금리 급등...BOJ, 다가온 마이너스 금리 탈출

  • 입력 2024-01-24 13:28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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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24일 일본 국채10년물 금리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24일 일본 국채10년물 금리 흐름, 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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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일본은행의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예상대로 모든 정책수단이 만장일치로 동결된 가운데 올해 봄 정책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 전날 일본은행은 단기 정책금리를 연 -0.1%로 유지했다.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과 연동된 장기금리 목표도 0% 내외로 동결했다. 금리 상단을 1%까지 열어두는 유연화 조치에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ETF와 J-REITs 매입 규모 역시 각각 연간 최대 12조엔, 1,800억엔 규모로 동결했다. CP 매입은 코로나 이전과 같은 속도로 점진적으로 늘려 3조엔으로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4월 춘투를 확인한 뒤 제로금리 탈피 등 변화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렸다.

일본 국채금리는 이날 급등했다. 우에다 총재의 물가 목표에 대한 자신감 등이 매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일본 국채10년물 금리는 24일 장중 10bp 넘게 뛰었다.

전날 일본은행의 정책 결정과 우에다 발언 이후 최근 속등하던 일본 주가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엔화는 강해지려는 모습을 보였다.

■ BOJ, 물가목표 달성 가능성 증가...다가오는 마이너스 금리정책 종료

일본은행은 1월 22~23일 이틀간의 회의를 마친 뒤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런 뒤 물가안정목표 달성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GDP 성장률,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하향조정했지만 경제와 물가에 대한 평가는 이전 수준을 대체로 유지했다.

일본 경제는 해외경제 회복세 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을 받겠지만 이연된 수요가 힘을 발휘하면서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이후 임금과 소비의 선순환이 강화되며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중 2%를 상회하고 2025년에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조적 물가는 물가목표를 달성하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에다 총재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강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늘어나고 물가목표 달성이 가시화되면 마이너스 금리정책 등 완화정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일부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우에다는 "출구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마이너스 금리정책 종료시에도 완화적 금융환경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며 "연준의 금리인하 시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은 물가 영향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BOJ의 결정과 일은의 입장은 예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에다 총재의 물가목표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 등을 감안할 때 상반기 중 마이너스금리 정책 종료 가능성은 커진 것으로 보인다.

■ 춘투, 그리고 4월 마이너스 금리 탈피

오랜기간 저물가, 저금리 환경에서 지내온 일본의 통화정책이 언제 본격적인 변화를 시작할지 관심이다.

우에다 총재는 변화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우에다는 기자회견에서 기업들의 임금 인상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이너스 금리 탈피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우에다는 그러나 완화적인 정책 환경을 유지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일단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피한 뒤 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당장은 마이너스 금리 탈피 시점이 관심이다.

주목 받는 이벤트가 춘투다. 춘계 임금 투쟁에서 임금이 다시 꽤 오르면 봄부터 정책 정상화가 보다 힘을 받을 수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가 정책 정상화에 힘을 실어줬다. 4월 춘투 임금 협상 결과 확인 후 BOJ의 금리 인상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제학자 대상 서베이는 24년 춘투 임금협상 결과 평균 3.9%의 임금 인상이 예상됐다. 작년 3.6%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올해 2%대로 물가가 안정되고 4% 가까운 임금 인상이 기대되는 만큼 2~3분기 중 실질임금 플러스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YCC 폐기에 대한 언급은 부재했지만 이미 국채 10년 금리가 관리 범위(1%) 이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언제든 폐기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연초에 진행되는 노사협정인 춘투는 연내 임금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작년 춘투 협상에선 인상률 4.5%가 요청됐고 실제로는 3.58% 수치로 임금이 결정됐다. 이를 반영해 일본의 기본급도 2% 부근까지 상승했다.

올해 춘투에서 제시된 임금 목표는 지난해보다 더 높은 5%다. 지난해보다 높은 목표가 제시된 만큼 임금인상률도 꽤 높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BOJ의 바람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춘투 결과가 도출된다면 내년 1~2분기 중 실질임금의 플러스 전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여전히 위축돼있는 소비성향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이 임금을 다시 올려주는 선순환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BOJ는 지난 12월 채권 매입규모를 축소하고 횟수도 일부 조정하는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을 지속적으로 밟아갔다. 마이너스 금리는 올해 4월 대기업 중심의 춘투결과를 확인하는 시기에 폐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BOJ, 마이너스 금리 탈피는 정해진 수순...금리 인상엔 시간

일본은행의 2025년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 에너지 제외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변동이 없는 점, 우에다 총재의 물가목표달성 가능성 증가 언급 등은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를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받았다.

올해 상반기중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정책 종료 가능성은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일은이 24년 물가상승률을 하향조정했지만 에너지 부문을 제외하면 일본은행의 물가상승률 전망은 대체로 기존 시나리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1차 춘투 결과(3월 중순) 단칸 서베이 및 지점장 회의(4월초) 등으로 임금·물가 동향을 확인한 후인 4월에 정책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다만 잇따라 금리인상을 단행할 만큼의 경기과열 조짐은 부재한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종료되더라도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 여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이 춘투 등을 거론하면서 정책 정상화의 불씨를 살리려고 하는 모습이 꽤 '인위적'이라는 평가도 보인다.

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OJ도 유가 하락과 정부 에너지 보조금 연장을 반영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했고, 위원별 물가 전망 레인지도 전반적으로 아래쪽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경제 전망 서문에서 물가 목표 달성의 가능성에 대해 ‘불확실성이 크지만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가 새로 추가돼 모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순적인 물가 판단의 배경에는 춘투와 그후 가격 전가에 거는 기대가 작용했다"면서 "BOJ는 단기적인 물가 하락 재료보다 춘투와 그후 물가 흐름에 가중치를 두고 있다. 지난 12월 의사록에서 확인된 것처럼 이번 고물가 에피소드를 정책 정상화의 호기(好機)로 여기는 BOJ 내부 여론 때문"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춘투와 임금 지표 사이 시차와 노동비용 전가력이 확인될 시간을 감안하면 시장 컨센서스인 4월 정책 정상화는 이르다"면서 "1분기 중 물가 상승률 둔화가 이어지며 물가 목표 달성에 대한 물증이 더 필요하다. BoJ의 통화정책 성격은 신속보다는 신중한 쪽에 맞춰질 것이며 4월보다는 7월 정상화에 무게가 실린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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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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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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