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29일 단중기 구간 위주로 급락한 미국채 금리 영향으로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연준 내 매파 역할을 맡았던 월러 이사가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 단중기 구간 금리 급락을 견인했다.
미국 금리가 연이틀 속락한 가운데 국내 시장도 추가적인 하락룸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국고3년 금리가 다시금 기준금리와 거리를 15bp 이내로 좁히는 등 크게 강해져 있는 상황이어서 레벨 부담도 감안해야 할 듯 하다.
■ 美금리 단중기 구간 위주 급락
미국채 시장은 28일 연준 월러의 도비시한 발언으로 불 스티프닝을 나타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6.68bp 하락한 4.322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93bp 떨어진 4.506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4.27bp 급락한 4.7303%, 국채5년물은 13.37bp 떨어진 4.2769%를 나타냈다.
금리 속락 속에 뉴욕 주가지수는 약간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3.51포인트(0.24%) 오른 3만5416.98에 장을 마쳤다. S&P500은 4.46포인트(0.1%) 높은 4554.89, 나스닥은 40.73포인트(0.29%) 상승한 1만4281.76을 나타냈다.
S&P500을 구성하는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강해졌다. 재량소비재와 부동산주는 0.5%씩, 필수소비재주는 0.4% 각각 올랐다. 반면 헬스케어주는 0.5% 내렸다.
개별 종목 중 풋락커가 3% 넘게 상승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매출이 예상을 상회하면서 소매 관련주가 양호한 모습이었다. 사이버트럭 출시를 앞두고 테슬라도 5% 가까이 급등했다.
달러가격은 하락했다. 월러의 발언으로 금리가 속락하자 달러인덱스도 내려왔다.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40% 낮아진 102.79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5% 높아진 1.0992달러, 파운드/달러는 0.55% 오른 1.269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82% 내린 147.47엔,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6% 하락한 7.1332 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에 0.61% 강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월러의 도비시한 발언 등이 유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 대비 1.55달러(2.07%) 오른 배럴당 76.4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1.70달러(2.1%) 높아진 81.67달러로 마감했다.
■ 연준 매파 월러의 후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8일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데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금 정도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경제 과열을 식히고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데 적절하다는 확신이 커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월러는 다만 경제활동 흐름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며, 현재로선 연준이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월러는 지난달 양호한 경제성장세와 물가 안정은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한 바 있다. 즉 양호한 경제 상황이 물가를 올릴 수 밖에 없는 만큼 경제지표가 둔화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었다.
아울러 지금은 그와 같은 기대감이 충족되는 경로는 밟고 있다고 판단한 듯한 모습이다.
월러는 특히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몇 달 더 하락하면 금리를 낮출 논거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연준 내 물가 둔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이 195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연준 내 강력한 매파인 미셸 보먼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가 있을 것"이란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지금으로선 기준금리 동결을 선호한다고 했다.
■ 미국 금리의 레인지 하단 내리기와 한국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9월 18일(4.3065%) 이후 가장 낮아져 있다.
최근 금리가 4.5%를 하향 돌파한 뒤 차익실현 등을 감안해 추가 강세엔 좀더 조심스러워졌지만, 연준 매파 쪽에서 후퇴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추가 강세룸이 만들어진 상황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단기 구간 금리는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채2년물은 4.7%대 초반을 향해 내려오면서 7월 13일(4.6450%) 이후 가장 낮아졌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5월 금리인하 확률을 65% 이상으로 반영하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일단 12월 FOMC의 금리동결은 기정사실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시장은 미국의 이 같은 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 강세룸을 점검하게 된다.
이번주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리 동결 전망에 사실상 다른 목소리는 없다.
다만 아직은 국내시장이 금리 인하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도 적지 않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의 스프레드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어느 정도의 강도로 기준금리를 압박할지를 놓고 고민이 커질 듯하다.
자료: 최근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 코스콤 CHECK
[채권-장전] 매파 월러의 후퇴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