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내년 6월 금리인상 사이클 진입...한국은 2분기부터 정상화 차원의 금리인하 - NH證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NH투자증권은 13일 '2024년 채권시장 전망보고서'에서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하며 2024년 6월 인하 사이클에 진입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원·박윤정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긴축은 금리 인상→금융 긴축→실물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둔화 →경기 둔화의 경로를 통해 물가를 안정화시킨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연구원들은 "문제는 2023년 초 이후 9월까지 연준의 긴축과 실물시장 간 금융 경로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이에 높아진 금리에 대한 비용을 민간이 지불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면서 "이에 더해 2023년 1월 가계의 이전 소득이 급증하며 구매력이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2023년 강한 소비는 정부의 '보조금'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어 이전 소득 축소로 가계 소비 역시 시차를 두고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 대선 관련 재정 확대 기대감이 높지만 대선 당해 실시 연도 전년 대비 지출 확대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했다.
2024년 2분기 말부터 정상화 차원의 금리 인하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2024년 미국 10년 국채금리 레인지는 3.60~4.70%로 제시했다.
연준에 발맞춰 한국은행도 2024년 2분기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말엔 기준금리가 2.50%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연구원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주요국 간 잠재 성장률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 문제는 한국은 잠재 성장률, 자연 이자율이 모두 하락한 국가라는 점"이라며 "이에 연준에 의한 '강제적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 낮아진 경제 체력에 발맞춘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특히 "2023년 중 특례보금자리론, 50년 만기 주담대 등을 통한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었는데 2024년에는 유동성 공급 속도 역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따라서 한국은행의 정책 초점도 적어도 중립적인 수준의 기준금리 운용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2024년 한국 10년 국채금리 레인지는 3.30~4.30%로 제시했다.
다음은 금리시장 이슈와 주요국 전망에 대한 NH투자증권 분석가들의 관점이다.
I. 후불(後拂)
2023년 채권시장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아무리 기준금리를 올려도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통화정책 연구에 따르면 인상 효과가 실물 경제에 도달하는 데는 대개 3개 분기 내외가 소요된다.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됐음을 감안하면 분명 올해 2~3분기에는 인상의 효과가 확인됐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 결과와는 다르게 2023년 2분기와 3분기 GDP 성장률은 오히려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은 경기 조정 능력을 상실했는가?
당사는 1) 금융 시장의 연준 Pivot 기대감으로 인해 실물 시장에 전달되지 않은 연준의 긴축 효과, 2) 사상 최저 실업률에서 단행된 공격적 재정 지출 확대가 수수께끼의 답이라 판단한다. 9월 FOMC를 변곡점으로 금융 시장은 뒤늦게 연준의 긴축을 실물 시장으로 전달하기 시작했다. 2024년에는 올해와 같은 재정 지출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지불하지 않은 고금리의 대가는 후불(後拂) 하게 될 전망이다.
II. 인상 사이클 등정을 끝내고 내려갈 미국
뒤늦은 금융 시장 긴축은 뒤늦은 경기 둔화로 나타날 전망이다. 시차를 감안하면 2024년 1분기 경기지표 둔화가 확인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현재 금융 시장의 비상금인 RRP도 2024년 1분기 고갈이 예상돼 금융 안정 리스크도 함께 불거질 전망이다. 2분기에는 근원 물가 상승률이 중장기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여 이를 근거로 2분기 말 정상화 차원의 금리 인하 단행을 전망한다. 금리는 3분기까지 인하 기대를 반영하며 하락한 후 대선 전후로 반등하는 궤적을 전망한다. 미국 10년 금리 레인지는 3.60~4.70%로 제시한다.
III. 전쟁에 허약해진 유로존
유로존 잠재 성장률은 코로나19 및 러우 전쟁을 거치며 크게 훼손됐다. 실제로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이었던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사라지면서 많은 제조업체들이 생산 시설을 이전 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만성적 생산성 둔화와 맞물렸고 연준 모델상 유로존 자연 이자율은 처음으로 (-) 반전했다. 한편, 경기 침체 압력에 대응할 재정 여력은 작다. 이에 2024년 긴축의 결과물로 경기 침체가 확인되며 ECB의 경기 부양이 필요할 전망이다. 연준보다 ECB의 금리 인하 논의가 먼저 대두하며 ECB는 2분기부터 현재 4%인 예금금리를 연말 3%까지 인하할 것이다. 독일 10년 금리 레인지는 2.00~2.70%로 제시한다.
IV. BoJ는 과감한 퇴장 대신 점진적 정상화 시도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BoJ의 차별화 속 2023년 달러/엔 환율은 199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50엔을 상향 돌파했다. 물가 지수 타기팅 방식으로 분석해보면 일본은 선진국 중 유일하게 과거 저물가의 상흔이 치유되지 않은 나라다. BoJ 입장에서는 물가 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긴축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이에 더해 BoJ의 궁극적인 목표인 선순환 구조 형성을 가능케 할 퍼즐 조각은 재무성이 가지고 있다. 재무성과 BoJ의 유착 관계를 감안하면 BoJ의 과감한 퇴장은 선택 불가능한 옵션이다. YCC 추가 상향을 전망하지만 공격적 긴축이 아닌 점진적 정상화를 예상한다.
V. 내상이 심해진 한국
미국과 달리 한국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잠재 성장률, 자연 이자율이 모두 하락했다. 문제는 비기축 통화국이자 소규모 개방경제의 특성상 시장 금리는 미국 금리와 동조화됐다는 것이다. 경제 체력과 할인율의 괴리는 그 자체로 경기 둔화 재료다. 2023년 경기 둔화의 민낯은 특례보금자리론, 50년 만기 주담대 등을 통한 약 50조원가량의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가려졌지만 2024년 유동성 공급이 축소되며 드러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에 발맞춰 한국 역시 2분기 말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10년 금리 레인지는 3.30~4.30%로 제시한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