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연말까지 예상보다 높은 수준 유지...아직 중동 사태 전개 윤곽 잡기 어려워 - KB證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KB증권은 24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연말까지 국제유가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재영 연구원은 "지난 10월 7일 첫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발 이후 2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이 사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윤곽을 잡기는 어렵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 연구원은 "이란이 하마스와 선긋는 발언과 사우디 측의 분쟁 해결 입장 등이 보도되며 최악의 사태는 면할 것이라는 안도가 국제유가 상단을 제한 중"이라며 "그러나 큰 고비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곧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개시할 것이라고 경고 중이다. 이미 시리아, 레바논 접경지대에서도 교전이 발생 중이며, 22일에는 이스라엘 측이 실수로 이집트 초소를 공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오 연구원은 "현재 중동의 분쟁이 확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쉽지는 않으며, 이미 양 측의 사상자가 수천명이 넘어가고 있어 이 사태가 확전되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분쟁이 연말까지 지속되며 유가의 변동성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당초 예상한 2023년 4분기와 2024년 1, 2분기 WTI 전망 각각 83달러, 80달러, 78달러에서 각각 85달러, 82달러, 79달러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확전되지 않는다면 단기 상승 이후 하향 안정이 베이스"라고 밝혔다.
주요 중동국가들로 전쟁이 확산되지 않고 분쟁이 수습된다면, 국제유가는 단기 상승 이후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확전되지 않더라도 주요국(주로 이란, 사우디)의 원유 생산 정책에 이 분쟁이 영향을 미친다면 국제유가는 5~10달러 내외 상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으나 중동 전쟁으로 확전되는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고점인 120~140달러,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서 두 번째 시나리오는 최근 미국과의 핵 관련 스몰딜을 통해서 빠르게 원유 생산량과 수출량을 늘리고 있는 이란에 대해 다시 제재가 강화되면서 이란의 원유 공급이 50만 배럴/일 감소할 가능성과, 또 하나는 미국과의 방위 조약 체결 등을 전제로 사우디 측의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와 내년 원유 증산 가능성이 되돌려지는 케이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중동분쟁이 전쟁으로 확전되거나 중동 국가들의 원유 생산 정책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국제유가는 결국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면서 "1973년 중동전쟁의 재현을 우려하는 것은 전쟁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전쟁 직후 아랍국가들이 이란을 시작으로 단체로 금수조치를 단행해 국제유가를 4배 올렸던 1차 오일 쇼크를 상기시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1970년대와 달리 중동 아랍국가들이 공동으로 전쟁에 참여하거나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동 국가들은 혁명, 저유가, 코로나 등을 거치면서 여력이 없는 국가들도 많으며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거 중동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유가로 연결됐던 1) 1973년 4차 중동 전쟁과 1차 오일쇼크, 2) 1990년 걸프전, 3) 2011년 리비아 내전 시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973년에 국제유가가 4배 이상 상승한 데에는 10월 6~25일 사이 4차 중동 전쟁보다는 1973년 10월부터 1974년 3월까지 있었던 아랍국가들의 석유 금수 조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1991년 걸프전과 2011년 리비아 내전 당시에는 각각 이라크,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 300만 배럴/일, 100만 배럴/일이 0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국제유가가 각각 5~6개월, 2~3개월간 70%, 35%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 2012년 이란 수출 제재 사태의 경우에는 국제유가는 하락하거나 큰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정리해보면 1~2차 오일쇼크를 제외하면 중동 전쟁이 심각한 생산차질로 이어지면 국제유가는 6개월 내외의 큰 폭 상승을 보이거나,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면 단기 상승 또는 하락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