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11일 "일본 외환당국은 현재의 대내외 여건 하에서 시장개입을 단행할 경우 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금센터는 "최근 환율 움직임은 일본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을 감행하기에는 당위성이 다소 부족하며 대내외 여건은 시장개입이 효과를 내기 어려운 상태"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센터는 "구로다 전 BOJ 총재는 환율이 하루에 2~3엔 움직이는 정도를 '과도한 변동성'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이나 최근 환율 상승은 점진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MUFG는 달러/엔 환율 150엔 부근에서 개입할 경우 과도한 변동성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레벨을 방어하려는 목적으로 여겨지면서 G20 등의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미-일 성장과 통화정책 차별화에 의한 엔화 약세가 6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HSBC는 7월 이후 미-일 금리차(10년, 3.6%p)가 추가로 확대되지 않고 있으나 절대 수준(20년래 최대) 자체가 매우 커 엔화 약세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봤다.
JP는 일본 외환당국이 효과에 대한 확신 없이는 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 BOJ, 개입 준비태세는 유지
BOJ는 지난 9일 마이너스 금리 정책(NIRP)의 조건부 종료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던 종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우에다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수 있으며 연말 경 이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얻을 것이라고 언급한 상태다.
이제 BOJ가 환 시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큰 관심이다.
국금센터의 이상원·김선경 연구원은 "BOJ는 환율 변동성 확대 등 특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즉시 개입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두개입의 추가 강화 여부 등 관련 징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BOJ가 시장 호가 점검(rate check)을 시작할 경우 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022년 9월 22일 개입 당시에도 9월 14일 레이트 체크가 선행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구원들은 "당분간 일본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시키는 한편, 통화정책 예상 경로에 자극을 주면서 엔저 기대를 약화시키는 방법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재무성은 모두가 예측하고 있는 시장개입은 자제하는 편이며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을 유지하면서 시장이 경계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는 진단도 나오는 상황이다.
■ 일본 외환당국, 구두개입 최고 강도에 근접
최근 엔화 환율은 8월 중순 이후 연고점을 지속적으로 경신하면서 지난해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외환 매도)이 있었던 수준으로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8월 14일 145엔을 상회하면서 지난 6월에 기록한 연고점(6월 30일 장중 145.07엔)보다 높은 영역에 진입했으며 9월 4일 이후에는 147엔대에서 등락했다.
2022년 중 일본 외환당국은 달러/엔 환율이 144엔까지 상승한 9월 중 한 차례(22일), 150엔까지 상승한 10월 중 두 차례(21일, 24일)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한 바 있다.
작년의 외환시장 개입은 24년(1998년 6월)만의 첫 외환매도 개입이었으며 G7 공조가 아닌 일본 외환당국의 단독개입 형태였다. 아울러 개입 규모는 사상 최대였고 소규모 외환매도를 일정 기간에 걸쳐 지속하기보다는 대규모로 특정일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9월 22일 2.8조엔, 10월 21일 5.6조엔, 24일 엔0.7조에 달하는 매도개입을 단행했다. 이는 2022년 이전까지의 미 달러화 매도개입시 일평균 규모는 0.1조엔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국금센터는 "현재까지 일본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최근 발언인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과거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최고 강도에 근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센터는 "달러/엔 환율이 146엔대에 진입한 8월 16일, 147엔대에 진입한 9월 6일과 8일 등에 구두개입이 있었으며 투기적 움직임과 과도한 변동에 대한 대응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재무성 스즈키 재무상과 칸다 재무관의 발언이 번갈아가며 나타난 가운데 '긴장감'(sense of urgency)을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표현을 계속 유지한 바 있다.
국금센터의 연구원들은 '과도한 움직임excessive moves'에 대한 '적절한appropriate' 대응에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는without ruling out any option'이 추가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금융사들은 일본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을 특정 표현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최근의 발언들은 최고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MUFG는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을 근거로 구두개입 강도를 최고(8/8)로 격상했다. CA-CIB도 9월6일부터 구두개입 강도를 최고 단계(6/7 또는 7/7)로 상향 조정했다. JPMorgan의 분류에 의하면 “어떤 옵션도 배제 않을 것”은 최고 직전 단계(3/4)에 해당한다. Nomura는 “펀더멘털로 설명될 수 없는 투기적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는 표현에 비춰 볼 때 현재는 중간 단계(3/5)에 해당하는 강도의 구두개입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외환당국, 대내외 여건 감안해 개입에 신중...BOJ, 확신없이 개입에 나서긴 어려워 - 국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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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