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 CS발 금융안정 우려 속 안전선호...달러지수 1%대 급등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16일 달러/원 환율은 간밤 안전선호 장세에서 달러지수가 급등한 데 연동하며 상승폭을 확대해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시장은 CS 유동성 위기 소식과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을 주목했다. 최근 SVB 사태와 비슷하게 스위스 금융당국이 발빠르게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위기 확대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고강도 금리인상 효과가 시간차를 두고서 영미권 은행들을 중심으로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상황 자체가 다르다며 위기설을 일축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금융시스템 붕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경제지표는 예상을 밑돌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다만 연준이 다음주 FOMC 회의에서 최근 금융안정 불안과 물가 둔화 등 상황을 고려해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살아났다. 올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목소리도 다시 힘을 받는 모습이다.
달러/원은 이날 CS 유동성 위기로 나타난 리스크오프에 영향을 받는 장세가 예상된다. 장중 나오는 대내외 당국 입장과 주가지수, 주요 통화, 수급 등 영향을 받으면서 이날 상승폭을 조정해 갈 것으로 보인다.
■ CS 유동성 위기 속 스위스 당국 안정화 방안 논의...미국 경제지표 부진 속 연준 3월 동결 기대감 커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최근 발표한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회계 부문 내부통제에서 ‘중대한 약점’을 발견했으며, 고객 자금 유출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CS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SNB)이 “추가 금융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날 CS 주가는 스위스 거래서 24% 폭락했다. 이후 전해진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당국은 CS와 은행 안정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4% 줄며 예상에 부합했다. 전월 기록은 3.0% 증가에서 3.2%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지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과 달리 한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전월 대비 0.1% 내리며 예상치인 0.3% 상승을 밑돌았다. 지난 2월 PPI는 전년대비로는 4.6% 올라 예상치 5.4% 상승을 하회했다. 전월에는 5.7% 오른 바 있다. 뉴욕주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예상보다 크게 악화했다. 마이너스(-) 24.6으로 전월 -5.8보다 더 떨어졌다. 예상치는 -7.9 수준이었다.
■ CS 위기 속 안전선호로 달러지수 1%대 급등...국채 수익률 급락 속 기술주 선방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1% 넘게 상승했다. 스위스계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글로벌 은행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자극해 안전선호 현상이 강해졌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1.10% 높아진 104.74에 거래됐다.
CS 충격 속에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약했다. 유로/달러는 1.40% 낮아진 1.0583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81% 내린 1.2060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선호 무드 속에 일본 엔화는 달러화 대비 더 강했다. 미 국채수익률 급락을 따라 달러/엔은 0.77% 하락한 133.20엔에 거래됐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약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21% 상승한 6.8940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93%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대부분 0.8% 이하로 하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발(發) 위기의 유럽 확산 가능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스위스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주가 폭락에 하락 출발한 미 3대 지수들은 꾸준히 레벨을 낮췄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축소했다. 스위스 당국의 CS지원 논의 보도가 주목을 받았다. 미 국채수익률 급락으로 기술주가 선전한 점도 주가 반등에 도움이 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5% 넘게 하락, 배럴당 67달러 대로 내려섰다. 사흘 연속 내림세다.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 우려에 따른 위험회피 분위기가 유가를 압박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312.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2.60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03.70원)보다 10.90원 상승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간밤 리스크오프로 달러지수가 1%대 급등한 데 연동해 1310원 초반대로 레벨을 높여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