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전망] SVB 파산 속 달러지수 약세...美당국 SVB예금 전액 보증 발표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13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국채 금리가 급락한 가운데 달러지수가 약세를 보인데 연동해서 '하락'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시장내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상방 압력을 받는 흐름이 나올 수 있다. 다만 SVB 사태 이후로 미국 당국을 비롯해 주요국 당국자들도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시장 안정화 조치를 공언한 부분은 달러/원 상단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후반 SVB 사태를 거친 이후로 당국자들이 나서서 사태 진화에 골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규제당국은 SVB 예금 전액을 보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미국 주가지수선물 가격이 오전 7시 35분 현재 1.2% 이하 동반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금융시스템 붕괴라는 공포감이 커지는 와중에도 미 당국의 발빠른 대처와 함께 유동성 여력이 있는 한 켠에선 (일시적 유동성 위기로 무너진) 좋은 매물에 눈독을 들이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AE 펀드가 SVB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SVB 인수를 고려해볼 수도 있다. 생각이 열려 있다"고 했다.
리처드 핸들러 제프리스 CEO는 "SVB 사태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합병을 성사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주 초반 미국 2월 CPI 발표를 앞둔 가운데 SVB 사태까지 나오면서 불확실성을 동반한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럼에도 사태가 큰 어려움 없이 해결되는 기미가 나타난다면, 지난후 후반 SVB 악재 선반영 인식과 함께 시장은 점차 안정된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
이번주에는 미국 2월 CPI와 중국 2월 광공업, 소매판매 등 시장에서 주목하는 경제지표들이 차례로 발표된다. 호주 2월 고용지표도 발표되는 가운데 이번주 후반에는 유럽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와 유로존 2월 CPI도 발표될 예정이다.
■ 美 2월 고용 호불호 움직임 동시에 나와...SVB 파산 이후 당국 발빠른 대처에 나서
지난주 후반 시장은 미국 2월 비농업 고용 지표 수치가 혼재된 양상을 보인 것과 SVB 파산에 따른 리스크 확산을 주목했다.
고용지표 관련해선 실업률이 오르고 임금 오름세가 둔화한 것은 장내 호재로 인식됐다. 다만 SVB 파산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공포심에 장내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예상을 웃돈 미국 신규실업 수치와 미국 금융주 주가 폭락을 주요 재료로 소화했다. 이날 KBW은행업지수는 8% 가까이 급락해 지난 2020년 6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미국 지난달 비농업 고용이 시장 기대를 상회했으나, 실업률은 오르고 시간당 임금 상승세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31만1000명 늘었다. 예상치는 22만5000명 증가였다. 2월 실업률은 3.6%로 전월(3.4%)보다 소폭 높아졌다. 예상치인 3.4%도 웃도는 수준이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24%, 전년대비 4.62% 각각 상승했다. 예상치는 0.4%와 4.8% 상승이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부(DFPI)가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자산 수탁기관으로 지명했다. 이에 따라 FDIC는 예금보험에 든 SVB의 예금을 관리할 샌타클라라예금보험국립은행(DINBSC)을 설립했다.
■ SVB 파산 속 미국채 수익률 급락...달러지수 약세 속 주가지수 급락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인덱스가 0.7% 하락했다. 미 지난달 고용지표 발표 후 국채수익률이 급락하자 따라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실업률 상승과 임금 오름세 둔화로 긴축 베팅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대비 0.7% 낮아진 104.60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강했다. 유로/달러는 0.54% 높아진 1.0638달러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0.85% 상승한 1.2026달러를 기록했다.
일본 엔화도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엔은 0.93% 내린 134.89엔에 거래됐다.
역외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역시 달러화 대비 강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6% 하락한 6.9354위안에 거래됐다.
원자재 통화인 호주 달러화는 미 달러화 대비 0.14%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주식시장 3대 지수가 1.7% 이하로 동반 하락했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 후 긴축 베팅이 감소했으나, 투자자들은 실리콘밸리은행(SVB) 도산에 따른 은행 시스템 전이 위험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이 1% 이상 상승, 배럴당 76달러 대로 올라섰다. 나흘 만에 반등했다. 미 지난달 월간 고용지표 발표 후 달러인덱스가 하락하자 힘을 받았다. 임금 상승세 둔화가 달러화 약세 재료로 주목을 받았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개월물은 1,318.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달러/원 1개월물의 스왑포인트가 -2.40원인 점을 감안하면 NDF 달러/원 1개월물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324.20원)보다 3.80원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달러지수가 약세를 보인데 연동해서 '하락'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장 중에는 지난주 후반 미국장 분위기와 미국쪽 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른 선물시장 반응을 주목하는 가운데 주가지수, 주요 통화 등락 그리고 수급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이날 방향성을 결정해 갈 것으로 보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