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메리츠증권은 2일 "수출 데이터에선 자동차와 반도체 사이클의 상이함이 가져다 주는 착시를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연구원은 "한국 2월 수출은 전년대비 7.5% 감소해 1월(-16.6%) 대비 감소폭을 줄였으나 이는 조업일수 차이(+2일)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1월 -14.6%에서 2월 -15.9%로 더욱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EU향 수출이 각각 전년대비 16.2%와 13.2% 증가한 가운데 중국(-24.2%)과 ASEAN(-16.1%, 주로 베트남)향 수출의 두 자리 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차별화는 자동차와 반도체 사이클의 상이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수출은 작년 7월 이후 20%를 상회하는 고성장을 구가 중"이라며 "생산차질 완화에 따른 선진시장 대기수요 현실화, 신차 물량의 출하 본격화 덕분"이라고 밝혔다.
2022년 연간 실적 기준, 미국과 EU향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0.3%와 12.0%로 가장 높다. 자동차 수출을 제외하면 선진국 향 수출사이클도 하강 중이다.
반면 반도체 비중이 높은 중국(전체의 33.4%), ASEAN(23.4%)은 반도체 업황 하강(재고조정, 모바일 교체주기 연장, 빅테크 투자지연 등)으로 이들 지역향 수출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이들 외에 눈에 띄는 것은 6개월 만에 전년대비 증가한 일반기계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 건설기계를 비롯한 히트펌프(주요국 친환경 정책) 수출 확대, 2) 헝가리 배터리공장 증설, 3) 중동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의 호재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이는 정부주도 투자와 연관된 부분이 기계 수출의 견인차이며, 민간 설비투자 개선과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다.
글로벌 제조업이 바닥(6월 전후)을 잡아야 한국 수출도 회복(3Q)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민간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한국 수출 하강이 멈추려면 1~2개 분기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B2B 품목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 수출 특성상, 글로벌 제조업 업황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선진국 제조업은 높아진 거시경제비용(유가, 환율, 금리)이 시차를 두고 업황 악화를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거시경제비용 지수와 미국 ISM제조업 지수 간의 시차상관관계(약 8개월)를 고려하면, 선진국(미국) 제조업이 바닥을 잡는 시기는 올해 6월 전후일 가능성이 크며, 이에 시차를 두고 한국 수출의 감소폭이 줄기 시작하는 시점은 올해 3분기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사이클의 회복도 이 때와 맞물릴 것으로 봤다.
수출 아직 바닥 아니다...자동차, 반도체 사이클 차이가 주는 착시 유의 - 메리츠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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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아직 바닥 아니다...자동차, 반도체 사이클 차이가 주는 착시 유의 - 메리츠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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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아직 바닥 아니다...자동차, 반도체 사이클 차이가 주는 착시 유의 - 메리츠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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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아직 바닥 아니다...자동차, 반도체 사이클 차이가 주는 착시 유의 - 메리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