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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매파적 연준과 중앙은행 불신 노출한 시장...한국 당국은 계속 시장안정 주력

  • 입력 2022-12-15 10:49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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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4일 기자회견 중인 파월 연준 의장, 출처: 미국 연준

사진: 14일 기자회견 중인 파월 연준 의장, 출처: 미국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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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연준이 4연속 기준금리 75bp 인상 뒤 이번엔 50bp 인상을 결정했다.

연준은 현지시간 14일 시장 참여자 대다수의 전망처럼 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해 4.25~4.50%로 결정했다.

점도표의 내년 최종금리 중앙값은 5.125%로 올라갔다. 이는 9월(4.625%)에 비해 50bp 상향조정된 것이다.

즉 연준이 내년에 50bp, 25bp씩 올리거나, 25bp씩 3번 올린다는 전망이다.

■ 파월 발언 자체는 매파적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여전히 매파적인 쪽이었다.

파월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여전히 아주 과열된 상태이며, 갈 길이 더 남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두 달간 인플레이션의 뚜렷한 둔화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속적 하락 여부를 확신하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한 긴축적 정책 기조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의 말 실수 때문에 파월은 섣불리 피벗 기대가 강화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기대 인플레 관리 등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FOMC 성명서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금리인상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문구를 유지했다.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평가도 수정하지 않았다. 고용증가세는 탄탄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인플레이션은 고조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는 문구도 그대로 뒀다.

하지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2%에서 0.5%로 대폭 낮췄다. 2024년은 1.7%에서 1.6%로 하향조정했다.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내년 2.8%에서 3.1%로, 2024년은 2.3%에서 2.5%로 각각 높였다.

실업률 내년 전망치는 4.4%에서 4.6%로, 2024년은 4.4%에서 4.6%로 올렸다.

■ 연준, 예상범위 내 결정과 스탠스...점도표는 좀 높다

연준의 50bp 금리인상과 향후 25bp로의 강도조절 가능성 거론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결정은 예상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울러 최종금리 5%대 초반 예상도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간 파월의 발언 역시 매파적일 수 밖에 없다는 예상도 강한 편이었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지만, 섣불리 고삐를 늦춰 기대 인플레 통제에 실패할 위험성 때문이었다.

다만 기준금리 수준 자체는 좀 높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시장에서 이번에 50bp 인상한 뒤 내년에 25bp씩 두 차례 정도 올리면 이번 사이클이 종료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적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5%를 넘는 점도표 중앙값은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점도표에서 19명 중 17명이 내년 금리를 5% 이상으로 전망한 것으로 공개되자 꽤나 매파적인 느낌도 줬다.

아울러 파월이 2월 회의에서 25bp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 등을 도비시하게 해석하는 모습도 있었으나, 파월이 높아진 금리를 오랜기간 유지하겠다는 'higher for longer' 메시지를 강조하자 부담도 느꼈다.

다만 연준은 내년에 기준금리를 75bp 더 올린 뒤 내후년엔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시장에선 연준 전망 불신하는 사람들도 많아

지난해부터 연준의 물가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이러자 시장에선 '엉터리 연준 전망'보다는 자체적인 판단을 하려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지금은 미국 경기 악화나 경제 체력 등을 감안할 때 연준이 내년에 75bp를 더 올린 상황에서 장기간 유지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아울러 연준이 경기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 금리를 더 올린다는 점을 거론했으나,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상당히 강한 편이다.

채권왕 제프 건드락 더블라인캐피탈 CEO는 FOMC 발표가 난 뒤 "연준은 금리를 더 올려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건드락은 "향후 추가적으로 25bp 인상이 있을 것 같다"며 "미국경제가 침체로 빠질 가능성을 75%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경기 확장의 가장 후반부에 위치해 있으며, 인플레는 다수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건드락은 심지어 제로 수준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연준 발언 강도 대비 시장금리 움직임을 보면 투자자들이 연준을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사실 물가와 경기를 동시에 단도리해 보려는 연준 욕심이 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 한국 통화당국은 '덜 호키시' 평가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아침 회의를 열고 "이번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50bp 인상(4.25~4.50%)이 시장 예상에 부합한 가운데 내년 정책금리 전망(dot plot)의 상향조정(4.6% → 5.1%, 중간값 기준)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파월 의장 발언 등이 덜 호키시한 것으로 평가돼 변동성이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간밤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2.83bp 하락한 3.4774%, 2년물 금리는 0.05bp 떨어진 4.2136%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연준 스탠스가 호키시하다는 평가를 하다가 주가가 하락하자 다시 금리를 낮추면서 강해졌다.

달러값(달러인덱스)은 FOMC 회의 결과 발표 직후 급등하기도 했으나 금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추종해 다시 하락했다.

한은 부총재는 다만 연준의 많은 말들 중 매파적인 부분에 주목했다.

이 부총재는 "파월 의장이 제약적인 정책기조가 아직 충분하지 않으며 최종 금리수준과 유지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이 최종금리 수준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머물러야 한다는 점을 거론한 부분, 금리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특정금리 수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인 상황을 유지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한 점 등에 포인트를 둔 것이다.

한은은 그러나 현재 한국은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할 때라는 점도 강조했다.

부총재는 "한미 양국간 금리 역전폭이 확대된 가운데 변동성이 확대되면 시장안정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폭이 확대된 만큼 환율, 자본유출입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시에 시장안정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긴축강화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향후 미국 등 주요국의 물가 상황에 따른 정책기대 변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부총재는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연준 정책금리의 최종금리 수준 및 지속기간에 대한 기대 변화, 주요국 환율의 움직임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 금융당국, 한국엔 한국이 가야할 길 있어

최근 공개된 11월 금통위의사록 등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의지는 많이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용경색이 발생한 데다 부동산PF 관련 우려 등이 지속되고 있어 금리 인상에 대해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도 FOMC 결과 발표일에 맞춰 기재장관, 한은 총재,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이 아침에 모여 회의를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시장안정을 위한 각종 조치와 관련한 일정들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위기관리가 중요한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연준의장은 현재는 금리인상 속도(how fast)보다 최종금리 수준(ultimate level)과 지속기간(how long)이 중요하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며 "이번 금리인상 폭은 시장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오늘 새벽 금융시장 변동성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부총리는 그러면서 우리 경제팀은 더욱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이 확고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채권시장이 안정되고 있으나 추가적인 안정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부총리는 최근 CP금리의 3일 연속 하락, 회사채 금리 하향안정과 발행 증가, 달러/원 하락 등을 거론하면서도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정부와 한은은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매일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최적의 정책조합(Poliy mix)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발표한 각종 조치들의 진행 일정을 거론하면서 시장의 걱정을 덜기 위해 노력했다.

부총리는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뒷받침하기 위해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탈콜을 내년 1월 중 완료할 계획"이라며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총 11조원)과 증권사 및 건설사 보증 PF-ABCP 매입기구(총 2.8조원)도 매입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초부터 5조원 규모의 P-CBO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해 기업들의 원활한 회사채 발행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기관 유동성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증권사의 유동성 지원(3조원)과 함께 한국은행의 RP매입,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로 금융기관의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부동산 금융과 관련해 부동산 PF 사업자 보증규모를 5조원 추가확대(10→15조원)한데 이어, 5조원 규모의 미분양 PF 대출보증도 내년 1월 1일부터 즉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 22년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 최대 이벤트 끝난 뒤...

미국 FOMC까지 끝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은 최근 레벨 부담과 '그밖의 호재들'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그 밖의 채권시장 호재들엔 인플레 고점 확인과 물가 상승률 둔화, 경기 악화, 당국의 지원 등 수급 개선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국고채 금리가 이미 상당폭 내려가 있는 점이 부담이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가 3.25%인 상황에서 커브는 뒤집히고 국고10년의 경우 3.4% 아래 쪽까지 욕심 낸 점 등을 납득하기 어려워 하는 모습도 있었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매매자들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금리가 급속한 속도로 내려오면서 터질 때는 다 터지고, 먹어야 할 때는 먹지 못한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장금리도 금리 인하까지 반영하고 있어 내년에도 쉽지 않은 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딜러도 "미국이 내년에 50+25 조합으로 나올지 25×3의 조합으로 금리를 인상할지 모르겠다. 한미 금리차와 연초 한국의 25bp 인상 등을 감안할 때 국고채 금리 수준 자체는 부담스럽다"며 "크레딧 스프레드가 추가로 축소되는 가운데 레벨 부담은 한동안 상시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급 요인이나 최근 강세 모멘텀 분위기 등을 감안할 때 금리가 크게 되돌려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점도 보인다.

장단기 금리 역전 속에 낮아진 레인지 내에서 오르내림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관점들이 적지 않다.

또 다른 딜러는 "당분간 국고3년은 대략 3.45% 정도를 하단으로 해서 반등할 경우 3.6% 정도까지 볼 수 있을 듯하다. 10년은 3.35% 정도를 하단으로 보지만, 3.6%를 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매파적 연준과 중앙은행 불신 노출한 시장...한국 당국은 계속 시장안정 주력이미지 확대보기

출처: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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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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