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그림자금융 관련 글로벌 위기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는 중 - 국금센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14일 "최근 NBFI발 글로벌 위기 발생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소개했다.
국금센터는 "NBFI 부문에서 산발적으로 불안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NBFI(Non-Bank Financial Intermediation)는 비은행금융중개를 말한다. 그림자금융 또는 비은행금융중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shadow) 은행과 유사한 신용중개기능(banking)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지난 2018년 금융안정위원회(FSB)는 기존 사용되던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라는 용어를 비은행금융중개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FSB 분류체계는 중앙은행, 은행 및 공적금융기관을 제외한 모든 금융기관들을 비은행금융중개기관으로 분류한다.
국금센터는 "NBFI 자산규모는 2008년 $102조(글로벌 전체 금융자산의 42%)에서 2020년 $226.6조(48%)로 확대됐다"며 "특히 2012년 이후로는 은행의 자산규모(20년 $180.3조)를 지속적으로 상회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레버리지 문제가 은행권보다 규제가 약한 △보험사 △연기금 △자산운용사 △핀테크 등의 비은행금융중개기관으로 이동한 결과라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연기금과 보험사 자산이 매년 8~10%의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황원정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규제가 강화된 은행 부문보다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NBFI가 다음번 글로벌 위기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예일대 Metrick 교수는 전통적 은행을 고속도로, 그림자금융을 측면도로(service road)에 비유하면서 고속도로의 높은 통행료(강한 규제 등)로 인해 더 많은 운전자가 측면도로를 이용하게 됐다고 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 Diamond 교수는 지난번 위기는 은행에서 시작해 은행에서 끝났지만, 다음 위기가 NBFI 부문에서 시작된다면 은행도 타격을 입을 것(blow back)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NBFI 부문에서 발생한 주요 사건들로는 ▲그린실캐피탈·아케고스 파산 ▲영국 연기금 사태 ▲멕시코 비은행금융사 파산 등이 있다. 향후 이와 유사한 사태들이 은행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지난 9월 영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레버리지투자 비중이 큰 연기금들이 마진콜에 직면하면서 은행권도 긴장한 바 있다.
올해 9월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로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이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평균 3~4배까지 확대한 연기금들은 대규모 마진콜 요구에 직면해 영국 국채와 레포시장이 큰 압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연금펀드들은 현금확보를 위해 국채를 대거 매각했다. 이같은 대응은 '국채금리 상승 ⇒ 담보가치 하락(마진콜) ⇒ 국채 매각 ⇒ 금리 상승'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부채연계투자(LDI) 전략에는 금리상승 리스크가 내재돼 있다. 연금펀드들은 이에 대비해 유동성 버퍼를 축적했으나 금리가 예측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에 버퍼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황 연구원은 "영란은행의 긴급 시장개입이 없었다면 LDI 사태는 연금펀드의 90% 소멸 및 은행권 손실 등 더 큰 위기로 이어졌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중론"이라고 밝혔다.
영국 사태 당시 영란은행은 적극적 양적긴축(국채매각) 계획을 유예하고 9월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 장기 국채를 일일 최대 £50억씩 매입하겠다고 발표해 시스템으로의 전염 가능성을 차단했다. 아울러 한시적담보확장레포기구(TECRF) 신설 및 인덱스장기레포(Indexed Long Term Repo) 시행 등 LDI 펀드에 추가적인 유동성을 지원했다.
황 연구원은 "잇따른 NBFI 관련 불안이 은행시스템 전체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나 글로벌 유동성 축소 위험이 잠재하는 상황에서 돌발적인 NBFI발 신용경색이 은행권에 미칠 2차 파급 영향에 유의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