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DB금융투자는 5일 "2023년엔 부동산이 채권시장의 주인공이 될 것이며, 2009년의 재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문홍철 연구원은 "한국 통화정책은 영연방, 북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부동산과 궤를 같이 해 왔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문 연구원은 "한은의 2005~2007년 금리인상은 급등하는 주택가격 통제 목적이 강했고 2014~2015년 금리인하는 침체에 빠진 부동산 부양성격이 강했다"면서 2023년엔 부동산이 채권시장의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과 가장 비슷할 과거는 2009년이라고 했다.
그는 "2007년 집값 고점을 전후로 무주택자의 주택구매가 크게 늘었으나 이후 상승세 둔화와 고금리로 가계의 부채 고통이 컸다. 금융위기를 맞아 기준금리가 사상최저인 2.5%로 낮아졌으며 MB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선 바 있다"고 상기했다.
당시 MB정부는 부동산 규제완화를 통해 주택시장과 가계 재무사정의 붕괴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이후 장기간에 걸친 주택시장 연착륙의 토대였으며, 2023년엔 당시와 비슷한 정책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 가계부채 부담에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
문 연구원은 "국내 요소로서 통화정책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가계부채"라며 "이는 GDP 대비 비중이나 절대적 규모도 문제지만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여타국에 비해 압도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한국 통화정책의 내수 및 자산시장 반응도가 빠르면서도 큰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가계부채 통계에 느슨하게 결합된 800조가 넘는 전세 보증금 문제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전세의 성격은 채권과 같다. 채권 원금이 보증금, 이자는 입주 서비스"라며 "금리 상승시 전세보증금은 하락하고 채권자(세입자)는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 상환을 요구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재 역전세난과 전세가 하락 조합이 채무자(집주인)에게 더욱 고통스러운 이유는 이같은 구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문 연구원은 "2020년 임대차 3법이 통과된 이후 전세가가 급등했고 2년이 경과한 올해 4분기부터 갱신이 돌아오고 있다"며 "현재는 당시 대비 전세가가 상당폭 떨어졌으므로 세입자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이 꾸준히 쌓이는 초입에 있으며 10건중 1~2건만 낙찰되고 낙찰가격액은 1차 감정가(집값 고점 시기)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전세와 유사하게 금융기관도 주담대의 일부를 회수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담보 가치가 KB시세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평가되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주담대 일부 상환은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고 금융기관이 쉬쉬하지만 11~15년 집값 하락기에 실제 있었던 일"이라며 "대출 원금의 일부라고 하더라도 인당 수천~수억원 규모이기 때문에 고금리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
KB시세가 현실을 느리게 반영하기에 향후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 후 입주 포기 문제도 봐야 한다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단순히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이전에 살던 집이 안 팔리거나 가격이 떨어져서, 규제로 신규 대출이 안 나와서 잔금을 못 치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혔다.
이는 사업장 부실화, 준공 후 미분양 증가, 할인분양으로 인한 악순환을 만든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채권시장도 정부의 정책 대응과 부동산 시장 흐름을 더욱 유념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국의 대안을 감안하면 앞에서 거론한 문제들이 심각하게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국의 대안으로는 금리인하를 예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인하는 가계부채 연착륙을 돕는 사실상 유일무이한 정책 수단"이라며 "물가 때문에 금리인하가 어렵다고 하지만 현재 '계획'상의 얘기"라고 밝혔다.
문 연구원은 "마이크 타이슨의 상대도 링에 오르기 전에 계획이 있었으며 케인즈도 현실에 따라 전망을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며 "물가 수준이 높더라도 23년 2분기 이후 물가 추세가 하향이라면 과거처럼 금리 인하가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은 2024년 선거를 앞둔 시점이기도 하므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 대응을 주목해야 한다"며 "계획은 세우되 급변하는 현실에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내년엔 부동산이 채권시장 주인공...가계부채 문제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 - DB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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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부동산이 채권시장 주인공...가계부채 문제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 - DB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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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B금융투자
내년엔 부동산이 채권시장 주인공...가계부채 문제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 - DB금투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