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경상흑자 GDP대비 2~3%로 큰폭 축소 전망..중국·반도체·해운업 등 한국 특수요인도 영향 - 국금센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국제금융센터는 29일 "올해 한국 경상수지는 원자재 공급 충격에 따른 상품수지 악화 등으로 흑자 규모가 GDP 대비 2~3%로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021년 한국의 흑자 규모 비중은 GDP의 4.9%에 달했지만 올해는 비중이 크게 줄어든다는 전망이다.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2021년 $674.1억 흑자에서 2022년 $241.4억 흑자로 축소됐다. 올해 축소폭 $432.7억은 사상 최대다. 9월까지 흑자규모도 지난 2012년($196.4억) 이후 최소다.
금년 7월 이후 월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매달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5월 +$38.6억 → 6월 +56.1억 → 7월 +$7.9억 → 8월 -$30.5억 → 9월 +$16.1억을 기록 중이다.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데다 8월엔 적자를 기록하기도 한 것이다.
올해 한국 경상수지에 대해 IMF는 $553억(10월 WEO), 해외 금융사들은 $330억를 예상한다.
전망기관들의 예상치를 달성하려면 10~12월 중 약 $90억~$310억 흑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금센터는 "상품수지 악화가 경상수지 흑자 축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만성적 적자였던 서비스수지가 개선되고 본원소득수지에서 발생하는 흑자가 안정화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상품수지는 15~18년 중 $800억대로 확대됐던 흑자 규모가 19~21년 $500억대로 축소되고 22년 $146.2억 흑자로 추가 축소됐다. 1~9월 누적 기준이 일단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수출($5,249.0억)이 12.2%의 양호한 성장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입($5,537.9억)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원화 약세 등으로 25.1% 성장하며 상품수지 흑자 축소를 견인했다.
서비스수지는 17년 중 최대 $261.2억까지 확대됐던 적자 규모가 21년 $32.5억, 22년 $3.2억으로 축소됐다. 적자 규모가 $10억 이내로 줄어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운송수지가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해운 운임 등에 힘입어 2021년부터 크게 개선된 데 기인했다. 20년 $0.6억 적자 → 21년 $97.8억 흑자 → 22년 $148.8억 흑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본원소득수지는 만성적 적자 상태를 유지해오다가 2010년부터 흑자 전환됐다. 21년부터는 $100억대의 대규모 흑자가 발생(21년 $144.4억 → 22년 $120.5억)했다.
투자소득 지급 증가 폭(20년 $180.3억 → 21년 $212.6억 → 22년 $223.5억)보다 투자소득 수입 증가 폭(20년 $257.2억 → 21년 $362.1억 → 22년 $349.8억)이 더 크게 나타난 결과다.
■ 경상흑자 둔화, 중국·반도체·해운업 등 한국 특수 요인도 감안해야
전체적으로 크게 오른 원유 등 원자재값 영향으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한국만의 특수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국금센터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폭 둔화와 관련해 △중국 성장둔화 △반도체 경기둔화 △해운업 특수 약화 등도 경상수지 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우선 중국 경제는 내년 1분기까지 성장둔화가 예상돼 對중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에게는 당분간 수출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10월 수입은 전월비 감소(-0.7%) 하는 등 수입수요 둔화 심화를 시사했다.
반도체 경기둔화도 경상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센터는 "당분간 반도체 경기 수축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의 경상수지 회복을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반도체 매출 성장률은 22년 상반기부터 급속하게 둔화되기 시작해, 9월 에는 20년 1월(-0.3%)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감소(-2.7%, SIA반도체산업협회 통계 기준)했다.
반도체 현물가격 지수(DXI)는 22년 3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해 최근 고점(22년 3/22일) 대비 36% 하락했다.
현물가격은 계약가격에 비해 거래량이 적어 수급 등 업황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선행지표다.
센터는 "최근 해운 운임이 연초 고점 대비 큰 폭 낮아진 상태여서 21~22년 한국 경상수지의 악화를 완충해준 운송수지 흑자가 축소될 가능성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월 7일 5,109.6에서 11월 25일 1,229.9로 76% 급락한 상태다. 발틱운임지수(BDI)는 5월 23일 3,369.0에서 11월 25일 1,324.0으로 61% 하락했다.
한국 운송수지는 해운 운임 하락세 속에서 22년 1분기 $57.6억 흑자에서 2분기 $48.8억 흑자, 3분기 $42.5억 흑자로 완만하게 축소됐다.
센터는 "23년 전세계 무역 성장률 둔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향후 운송수지 흑자 규모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WTO는 23년 전세계 무역 성장률을 22년 (+3.5%)보다 낮은 1.0%로 전망하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