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2일 "글로벌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한국 수출도 내년 상반기까지 둔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은 연구원은 "11월 한국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의 향후 재고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출 전망은 5개월 연속 악화됐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전날 발표된 지표를 보면 중국향 수출은 대내 경기 위축뿐 아니라 대외 수요 부진에 따른 생산 둔화 영향이 겹치면서 15.7% 급감한 가운데 양호한 수출증가세를 보이던 아세안도 20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전반적인 수요 둔화 속에서도 자동차, 이차전지와 같은 특정 부문에 대한 수요는 지속되면서 품목별 차별화는 심화되고 있다"며 "한국 전기차 SUV에 대한 미국 등 글로벌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됨에 따라 자동차부품과 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10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IT 수요 둔화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감소폭은 확대됐다.
이 연구원은 "경기에 민감한 내구재 소비 둔화세와 상대적으로 경기가 양호한 미국 시장에서 재고가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수요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 자동차 소매 재고율(재고/판매비율)이 아직 과거 평균보다 낮은 점을 감안할 때 남은 4분기 품목별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각 국가의 제조업 관련 지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특징은 신규 주문 및 생산량 둔화, 재고 조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 증가 국가 및 품목이 줄어들고 있다. 15개 주요 품목 중 9월 5개 → 10월 4개, 9개 주요 지역 중 5개 → 3개 등으로 축소 중이다.
이 연구원은 "올해 3분기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변곡점을 넘어 4분기 경기 둔화가 본격화된 것으로 파단한다"고 했다.
■ 수출, 2년만의 마이너스...환율 상방 압력
10월 한국 수출이 524억달러로 급감하면서 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5.7%)을 기록했다. 특히 조업일수 영향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은 -7.9%로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수출물량은 -12.4%로 감소폭이 전월대비(-2.3%) 크게 확대됐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제조업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된 영향이다.
10월 글로벌 제조업 PMI는 49.9p로 2년 4개월 만에 수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9월에 이어 10월 에너지 수입 물량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무역수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무역수지 악화는 한국뿐 아니라 유로존, 일본 등 주요 에너지 수입제조업 수출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이라며 "무역수지 적자가 고착화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 속 한국 수출 내년 상반기까지 둔화 - 대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