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4-11-01 (금)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리, 다시 보게 된 6월 고점에서...

  • 입력 2022-08-31 15:17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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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3시10분 현재 국채선물, 국고채 금리 동향...출처: 코스콤 CHECK

자료: 3시10분 현재 국채선물, 국고채 금리 동향...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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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금리가 지난 6월 중순 기록했던 연중 고점 수준으로 올라섰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채권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냉각되면서 금리가 다시 한번 튀었다.

많은 채권 투자자들은 금리가 6월 중순에 고점을 친 이후 빠르게 내려가자 올해 금리 고점을 봤다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8월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다시 볼 줄 몰랐던 금리 고점'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 6월 중순 기록한 연중 고점으로 되오른 금리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국고3년 금리는 지난 6월 17일 3.745%에서 연중 고점을 찍었다.

이후 7월 29일엔 3.009%까지 내려가면서 어쩌면 다시 2%대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연말 기준금리 2.75~3.00%를 감안할 때 2%대 진입은 무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고점을 봤다는 게 시각이 일반적인 관점으로 자리 잡았다. 다소 오르던 금리는 8월 16일 8.078%로 내려서는 등 오르는 데 한계도 있다는 점을 알렸다.

당시 금리가 3.0%에 다가서면 레벨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지만 3.2%에 근접하면 저가매수를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하지만 8월 하순들어 이런 레인지 관점이 무너지기면서 채권 매수심리는 냉각되기 시작했다.

이후 금통위의 예상을 능가하는 매파적 발언, 호키시한 잭슨홀 등을 거치면서 금리는 어느새 연중 고점 수준으로 올라왔다.

국고1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6월 15일과 17일 3.795%를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10년 금리도 이후 빠르게 되돌림되면서 8월 2일엔 3.088%까지 내려갔다. 3년과 10년이 모두 3.0%대에 진입하면서 레벨 부담을 느꼈으나 최소 올해의 고점을 본 게 맞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8월 중순이 지나가면서 다시 시장금리 뜀박질이 시작됐으며, 이날 10년은 점심시간 중 3.801%까지 거래가 됐다.

■ 다시 가파르게 되오른 글로벌 금리...美·獨10년물, 아직 6월 고점과는 다소 거리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올해 6월 14일 3.4781%를 찍은 뒤 빠르게 레벨을 낮춰 8월 1일엔 2.5705%까지 급락했다.

2주만에 금리가 레벨을 급격히 낮추면서 2%대 중반까지 속락한 것이다.

연준이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내년엔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인식 등이 크게 작용했다.

미국채 금리는 이달 초 과도하게 빠진 데 따른 반작용 등으로 레벨을 올리더니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를 재확하고 3%위로 솟구쳤다. 이달 하순 3%에 재진입한 뒤 지금은 3.1%를 넘어섰다.

미국채 2년물의 경우 6월 14일 3.4183%에서 고점을 찍은 뒤 8월 29일엔 3.4332%를 기록하면서 연중 고점을 경신했다.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재차 강화되면서 전체적으로 베어리시 플래트닝 흐름이 나타난 것을 알 수 있다.

유럽 금리도 최근 다시 크게 올랐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올해 3월만 하더라도 -0.0197%(3월 7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였으나 5월 들어 1%를 넘어섰으며 6월엔 1.7%까지 넘어서는 모습을 나타냈다.

독일10년물 금리는 6월 21일 1.7715%에서 고점을 찍은 뒤 빠르게 레벨을 낮췄다. 분트채 금리는 7월 하순 재차 0%대로 회귀했으며 8월 1일엔 0.7728%까지 속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 금리는 연일 뜀박질을 하면서 이제 1.50%대까지 올라와 있다. 연중 고점까지는 아직 거리가 남아 있지만, 최근 가파르게 올랐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6월 14일 1.2260%에서 고점을 찍었으며, 현재는 1.1504%를 기록 중이다.

장기, 단기 금리의 6월 고점과 비교할 때 커브 눌림 압력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의 장, 단기 금리는 최근 연중 고점을 벗겨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외국인 선물 매도에 속절없이 흔들린 시장

이날 외국인이 10년, 3년 가릴 것 없이 국채선물에 대해 대규모 매도 공세를 펴자 시장은 하릴없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플레이어들의 체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외국인이 선물시장을 흔들자 금리가 크게 뛴 것이다.

점심시간 중엔 10년 선물이 100틱 넘게 밀리는 등 시장은 낙폭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A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다른 나라 금리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오늘 한국 금리 상승폭은 이례적"이라며 "외국인 선물 매도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만큼 국내 투자자들 심리가 허약한 것같다"고 밝혔다.

8월 마지막 거래일을 맞아 윈도우 드레싱 욕구, 수급 공백 등을 감안할 때 생각한 것 보다 시장이 더 취약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들도 보였다.

■ 금리 6월 고점 수준에서...

투자자들은 일단 금리가 6월 고점 수준에서 버텨낼지 여부 등을 따져 보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 금리의 반응이 좀 심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일단 6월 고점 수준에서 외국인이 추가적으로 어떤 플레이로 나올지, 또 이 레벨이 쉽게 무너져 내릴지 등을 살피는 모습도 보인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리가 지금 6월 고점 수준에서 간을 보는 것 같다"면서 "문제는 미국 상황도 유동적이라는 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6월 금리 고점 수준이라는 벽이 얼마나 견고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결국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기대 변화가 중요한 것 아니냐는 관점도 보인다.

C 증권사 관계자는 "6월 시장금리가 고점을 찍을 때보다 지금은 기준금리 최종 수준에 대한 전망값이 더 높아졌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환율도 불안하니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만약 4%까지 올린다면 우리나라도 3.75%까지 갈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이 금리 재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연말 기준금리 2.75~3%를 합리적이라고 했던 총재의 최근 발언 강도가 지나쳤다고 비판하는 모습도 보인다.

D 딜러는 "한은 총재는 2.75~3%가 합리적이라고 해 놓고 지금에 와선 상당히 매파적으로 말한다. 말을 바꾼 것"이라며 "지표가 크게 변한 것도 아닌데, 사실 좀 납득이 되진 않았다"고 했다.

다만 지금은 시장이 일시적으로 악재만 보고 있는 중이며, 오버슈팅 후 되돌림됐던 기억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즉 6월의 금리 오버슈팅이 7월의 급속한 되돌림으로 이어진 경험을 지금 상황에 다시 대입해 볼 필요가 있다는 항변이다.

E 운용사 매니저는 "한은 총재, 연준 의장 등 각종 중앙은행맨들의 발언에 시장금리가 오버슈팅한 측면이 있다"며 "6월의 오버슈팅 후 반작용 기억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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