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신한금융투자는 8일 "유가의 하향 안정화가 길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동길 연구원은 "유가 하락 안정화는 뉴욕 연준 유가 역학 보고서를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6월 둘째 주 이후 브렌트유 하락에서 공급측과 수요측 요인을 각각 13%p, 2%p로 밝혔다. 보고서는 공급과 수요가 공통적으로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WTI 종가 기준 전고점은 6월 8일 기록한 배럴당 122.1달러였다. WTI는 7월 초 100달러를 하회하기 시작해 뚜렷한 반등 기회를 모색하지 못했으며, WTI는 고점 대비 33.8% 하락한 상태다.
노 연구원은 "연말까지 원유 공급 우위 가능성이 높다"며 "EIA는 세계 원유 수급이 생산 초과 상태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기관은 올해 2분기부터 생산 초과이며, 원유 생산 초과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됐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미국에너지관리청(EIA)은 원유 생산 초과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진 후 내년 1분기 다시 수요 초과로의 전환을 전망했다. EIA의 수요 초과 전망은 길지 않으며, EIA는 세계 원유 수요 둔화 영향에 내년 2분기부터 다시 공급 초과를 예상했다.
노 연구원은 "지난주 원유 수요 둔화 예상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소식은 미국 가솔린 수요 둔화였다. 미국 일간 가솔린 수요는 854.1만배럴로 2020년 같은 기간을 하회했다"며 "해당 데이터가 지닌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고려해도 코로나19 한 가운데였던 2020년보다 낮은 숫자는 위협적"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 원유 수요 증가세도 주춤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제 원유 수요는 일간 1,585만 배럴로 증가 속도를 줄였다. 중국 원유 수입은 6월 3,582만톤으로 전년 대비 10.7%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3.1% 감소한 숫자다.
노 연구원은 "주춤한 수요에 비해 미국과 OPEC 원유 생산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일간 원유 생산량은 7월 1,210만배럴로 코로나19 이후 최대치이며, OPEC 7월 원유 생산량 서베이는 2,898만배럴에 달한다"고 밝혔다.
OPEC 내 일부 국가에서 생산 차질을 겪고 있으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많은(1,075만 배럴) 생산량을 보탰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OPEC 9월 생산량 목표치가 예상을 하회했음에도 유가 하락인 이유는 공급 초과 가능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완만한 원유 생산 증가와 수요 감소 전망은 유가 강세장 종료 가능성을 높인다"며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지정학 위험에 내성이 생긴 점도 유가 안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대상 원유 금수 조치는 효과를 크게 거두지 못했다.
그는 "유가안정화는 지정학 위기가 재차 불거지기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남은 한가지 위험은 난방 시즌 돌입에 따른 유럽 지역 에너지 변동성 확대"라고 지적했다.
해당 시기는 에너지 난방 수요가 급증할 3분기 말~4분기 초여서 예상보다 대응 영역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 유가 하락이 주식투자자에게 시사하는 것은...
노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라면 직전까지 유가 하향 안정화 재료를 포트폴리오 전략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유가 하락을 바라보는데 관점은 이중적이다. 우선 유가 하락은 기업 채산성에 도움이 돼 긍정적이며 무역적자 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들어 한국 주식시장을 순매수하는 이유로도 거론된다.
하지만 동시에 수출 판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부정적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경기 전망 후퇴에 따른 유가 하락이라면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크지 않다. 유가 하향 안정화를 생각한다면 원인을 구분해서 살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노 연구원은 "이번 유가 전망에 핵심 동인은 공급측이라는 판단"이라며 "수요측 유가 하락 압력은 이미 지난 4월부터 반영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미국 고용지표에서 확인했듯 강력한 고용 상황은 침체와 수요 둔화 우려를 불식시킨다"며 "따라서 공급측 유가 상승 압력이 정점을 통과했던 과거 사례에서 업종 수익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지정학 위험이 재점화하기 전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2000년 이후 유가 공급측 요인이 플러스(+)에서 정점을 지난 사례는 여섯 차례라고 소개했다. 정점은 2003년 3월, 2005년 4월, 2008년 7월, 2011년 11월, 2016년 12월, 2018년 6월이다. 2011년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차례에서 유가는 하락했다. 여섯 차례 사례 평균 낙폭은 9.8%였다.
노 연구원은 "해당 시기 KOSPI 수익률을 앞선 섹터는 헬스케어, 산업재, 커뮤니케이션, IT, 필수소비재"라며 "산업재에서는 건설, 조선 업종 상대수익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수익률 하위 섹터는 소재, 유틸리티, 에너지, 금융, 경기소비재였다.
그는 "공급측 유가 하락 요인이 작용할 때 성장주와 IT가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반면 민감주는 주로 수익률 하위에 포진했다"며 "KOSPI 업종별 상대수익률 관점에서도 유사한 결론"이라고 밝혔다.
그는 "IT가전, 헬스케어, 건설, 소프트웨어, 증권이 업종 상대수익률 상위였다.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현재 주식시장 움직임은 합리적"이라며 "성장주와 IT 조합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노 연구원은 "성장주는 시중금리 안정화 환경에서 나은 수익률을 보인다. IT 수익률 상승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과 구매력 확대 결과"라며 "미국 경제는 공급측 유가 하락 1표준편차당 성장률과 소비가 전분기 대비 0.13% 증가했다고 투자도 늘었다"고 밝혔다.
광업 부문 투자는 급감한 반면 비광업 고정자산투자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IT 섹터가 공급측 요인 유가 하락에서 좋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따라서 향후 2~3개월간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성장주와 IT 위주 대응을 염두에 둘 것을 조언했다.
그는 "성장주 내에서는 과대낙폭 업종군이 더 낫다. 대표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들 수 있다"며 "IT 내에서는 중간재보다 최종재가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소비는 반응하는 반면 투자 증가에는 시차를 두는 특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성장주와 IT 조합은 수요측 유가 하락 요인이 더 악화하지 않고, 지정학 위험 재발 부재를 전제로 한다. 침체 우려는 지정학 위험 재발 시 커질 수 있다"며 "성장주와 IT 조합은 현재 국면에서 짧게 대응할 포트폴리오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유가 하향 안정화 길어질 수 있어..주식투자자는 성장주와 IT 섹터 조합으로 대응 필요 - 신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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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향 안정화 길어질 수 있어..주식투자자는 성장주와 IT 섹터 조합으로 대응 필요 - 신금투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