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장태민 기자] 대신증권은 8일 "향후 국제유가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수요 둔화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현 연구원은 "8월 OPEC+정례회의의 원유생산할당량 소폭 상향 조정은 OPEC+의 증산 의지가 낮음을 방증하며 중국과 대만의 갈등 심화와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 진입은 원유공급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OPEC+의 예비생산능력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OPEC+은 회의에서도 예비생산능력 부족 이슈에 대해 언급했는데, EIA에 따르면 UAE와 사우디만이 추가 증산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하지만 사우디의 경우에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우려, 지질학적 문제로 인해 예비생산능력만큼 생산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라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예상과 다르게 부진한 중국의 원유 수요 등을 감안했을 때 향후 OPEC+의 원유생산할당량을 하향 조정(감산)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미국 낸시 펠로시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과 대만의 갈등이 심화된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대립 가능성이 불확실하나 전쟁이 발생한다면 중국은 전략적으로 원유 수입을 늘리거나, 주요 해상로인 말라카해협(아시아 원유 수송량의 90%)을 통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미국 허리케인 시즌이 본격화된다는 점도 원유공급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했다. 강력한 허리케인이 걸프만 지역을 지나간다면, 원유 및 정유화학제품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미국 정부는 이미 전략비축유를 상당 부분 방출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공급차질에 대응할 카드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89.01달러로 한 주간 9.74% 하락했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하회한 것은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원유 생산 차질을 빚고 있었던 리비아의 원유 생산 재개 소식에 유가 하방 압력이 높아졌다.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의 가솔린 수요가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드라이빙 시즌이 종료되는 9월 노동절까지 한 달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미국 가솔린 수요는 2020년 팬데믹 당시 수준을 하회했다. 7월 이후 2020년 수준과 유사했던 미국 가솔린 수요는 올해 단 한 번 2020년 팬데믹 당시 수요를 일일 900만배럴 상회했다.
미국 항공 여객수는 2021년과 2020년 수준을 상회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11% 하회했다.
김 연구원은 "예상보다 미국 드라이빙 시즌의 수요가 부진한 이유를 봐야 한다. 일부는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 사용량이 늘어났다고 주장하지만, 높은 가솔린 가격이 운전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유류세 인하, 유가 안정 등 다양한 방안으로 수요를 유지할 수 있는 정책을 선택했으나, 최근에서야 높은 가솔린 가격에 따른 수요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 가솔린 가격은 7월 고점 대비 20% 하락했으나 전국 평균적으로 갤런당 4달러를 상회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유가 안정 위해선 지금같은 수요 둔화 지속돼야 할 것 - 대신證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