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일본 엔화는 시장 심리가 악화되는 등 위험 회피 장세에서 수혜를 입어왔다. 안전통화로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강한 매수세로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만큼은 위험 회피 장세에서도 엔화가 강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미국 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일본의 완화정책을 이유로 엔화 가치가 절하폭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것은 결과적으로 일본의 원자재 비용 부담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전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 주력품인 자동차 수출에서 환차익을 늘리는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 다만 올해 엔화 약세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을 야기하기 때문에 엔화 약세 부작용이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나가츠카 세이치 일본자동차제조업협회 부의장은 "일반적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면 자동차 수출업체들이 이익이 증가해서 수혜를 입게 된다"며 "다만 올해는 엔화 절하 압력이 가중된 가운데 원자재 및 부품 가격 급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는 2002년 이후 20년래 최저 수준에 접근 중이다. 달러화 강세와 일본중앙은행의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 영향을 받아 달러/엔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중앙은행(BOJ)은 최근까지도 저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미연준은 최근 금리를 50bp 인상한 데 이어서 5월 CPI가 41년래 최고치를 경신해 향후 빅스텝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이런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 전반에 좋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유니클로를 산하에 둔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CEO는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에 어떤 장점도 되지 못한다"며 "왜냐하면 일본업체들은 전세계 원자재를 사용해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 약세로 비용이 늘면 일본 경제에 플러스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까지 엔화 매도세에 열을 올렸던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은 달러화 강세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가 엔화 대비로 30% 고평가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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