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콤 김경목 기자] 달러/원 환율이 17일 장에서 2020년 3월 이후 2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한 채 마감했다.
달러/원은 이날 전일 종가보다 21.4원 내린 1,214.30원으로 장을 마쳤다.
FOMC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간 협상 기대감이 리스크온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자의 구두 개입 효과가 이틀 째 이어진 점도 달러/원 하방 재료가 됐다.
이에 더해 최근 급등세였던 국제 유가가 상당폭 조정을 보이고 있는 점도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날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9거래일만에 순매수 전환한 부분도 달러/원 급락에 우호적 요인이 됐다.
전반적 분위기가 위험 통화인 원화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시장 예상에 부합했던 FOMC 재료가 소화된 가운데 역내외 잡혔던 롱 물량이 대거 처분된 것이 달러/원 급락에 주효했다.
특히 1,220원 지지에 실패한 이후로 달러/원은 여지없이 내림세를 이어갔다.
사실 달러/원이 3월 초 우크라이나 원전 폭발 우려감과 미국 물가 급등에 따른 긴축 경계감 등 공포심 베팅 속 달러/원 상승 쏠림이 심했었다.
리스크오프 재료를 일시에 해소시킬만한 재료가 출현해 이틀 연속으로 달러/원이 최근 상승분을 되돌림했던 것이다.
지난 4일 장을 돌이켜보면 달러/원은 이날 우크라이나 원전 화재 속 막판 매수세가 집중돼서 21개월래 최고치인 1,214.2원으로 마감한 바 있다.
달러/원은 이후로도 서방국가들과 러시아간 에너지 갈등, 미국 인플레 우려 등을 소화하면서 오름세를 지속해 15일까지 1,240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다보니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 달러/원은 다른 통화에 비해서 특히나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3월 초순부터 현재까지 달러/원의 급등과 급락 양상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달러/원 특성을 잘 보여줬다.
■ 러-우 협상 기대감 속 FOMC 재료 불확실성 해소..달러/원 갭하락 시작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10.4원 내린 1,224.3원으로 시작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 기대감이 나오는 가운데 파월 미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나타났던 리스크온 분위기에 '하락' 시작했다.
지난밤 달러지수가 급락하고, 역외 NDF가 큰 폭 하락한 것을 반영해 1,220원 중반 전후로 레벨을 대폭 낮춘 채 시작했다. 외국인이 9거래일만에 코스피에서 매수세를 나타낸 가운데 코스피 지수 오름세에 연동해 낙폭을 확대했다.
지난밤 시장은 3년 3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한 미연준 3월 FOMC 회의 결과와 파월 미연준 의장의 발언을 주시했다. 긴축 가속화 우려로 금리 인상이 발표된 후 주가지수가 떨어졌지만 파월 발언이 미국 경기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주가지수가 급반등했다.
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 기대감에도 영향을 받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중립국화가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일부 조항은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위험 선호가 살아나면서 유로화, 호주 달러, 위안화 등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엔화는 달러보다 약세였다. 달러지수가 지난밤 0.7% 급락해 이틀 연속 내림세였다.
뉴욕 3대 지수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3.7% 이하로 동반 상승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대부분 높아졌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8거래일 연속 상승, 2.19%대로 올라섰다.
아시아 주가지수도 전일 뉴욕 상승장 분위기를 이어 받으면서 중화권, 일본 주가지수가 특히 상승폭을 확대했다.
달러/위안 기준환율은 전장대비 0.62% 낮은(위안화 가치 절상) 6.3406위안에 고시됐다. 중국인민은행이 유동성 700억위안을 순공급했다.
■ 복합적인 리스크온 재료 속 역내외 롱물량 처분 집중..달러/원 20원 이상 급락해 2년래 최대 낙폭
달러/원 환율은 오후에도 낙폭을 키웠다. 역외 주도 롱 물량 처분이 이어진 가운데 달러/원이 하방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FOMC 불확실성이 해소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 기대감으로 나타나는 위험 자산 선호가 회복된 영향을 받았다.
달러/원은 1,220원 지지선이 뚫린 이후로 매도세가 더욱 힘을 발해 2거래일만에 1,240원대에서 1,210원대로 내려섰다.
2020년 3월 이후로 2년만에 달러/원은 하락폭이 가장 넓은 수준을 나타냈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4,600억원 가량 대량 순매수로 9거래일만에 매수세로 전환했다. 기관도 2,500억원 가량 순매수로 코스피 지수가 1.3% 오르는 데 힘을 실었다. .
국내 환시 마간 전후 달러지수는 0.04% 오른 98.399에 거래를 이어갔다. 달러화가 등락폭을 제한한 가운데 지난밤 미국발 리스크온과 외국인 주식 매수세 등에 연동해 달러/원도 낙폭을 확대했다.
전거래일 달러/원 하락 마감에 영향을 끼쳤던 중화권 주식 시장은 이날도 상승세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2.59%, 홍콩 항셍지수가 5.79% 급등한 채 오전을 마쳤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FOMC는 예상했던 수준의 결과여서 시장이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인 것 같다"며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 진전 소식도 위험 자산 선호 회복에 힘을 실어줬다"고 밝혔다.
그는 "관련 리스크온 재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수급상 롱 물량 처분이 대거 집중돼 달러/원이 낙폭을 키운 것 같다. 향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간 협상 추이가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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