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2조 필수추경 발표한 정부...2차 추경과 통화완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41513510805094d94729ce13211255206179.jpg&nmt=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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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2조 필수추경 발표한 정부...2차 추경과 통화완화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정부가 15일 12조원대의 '필수' 추경안을 발표했다.
당초 10조원 규모에서 2조원 증액한 것이다.
영남권 대규모 산불 발생,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전쟁 등에 따라 추경안은 애초 구상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다만 그간 야당이 35조원의 추경을 주장해 온 데 따라 향후 대선 결과 등에 따라 2차 추경 규모 등은 달라질 수 있다.
■ 추경, 어디에 돈 쓰이나
정부는 12조원대의 ‘필수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이번 추경은 재해·재난 대응, 통상·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 등 세 가지 분야를 지원하는 카테고리로 편성됐다.
우선 영남권에 사상 최대의 피해를 기록한 산불이 발생한 만큼 재해·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3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신속한 산불 피해복구를 위해 재해대책비를 기존 약 5천억원에서 2배 이상 보강하기로 했다.
재해·재난 대응을 위한 첨단장비 도입, 재해 예비비 등에 2조원을 반영했다. 중·대형급 산림헬기 6대를 비롯해 AI 감시카메라, 드론, 다목적 산불 진화차 등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첨단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분야에 지원하기 위해 4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관세피해, 수출위기 기업에 정책자금 25조원 이상을 신규 공급하고 수출바우처 지원기업도 2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련 인프라·금융·R&D에도 재정지원을 2조원 이상 확대한다.
세번째는 내수 지원이다.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해 4조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이 공공요금과 보험료 납부에 사용할 수 있는 연간 50만원의 ‘부담경감 크레딧’과 연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자에게 사용한 전년 대비 카드 소비 증가분의 일부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환급하는 ‘상생페이백’ 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저소득층 청년과 최저 신용자 등의 생활 안정을 위한 정책자금 공급도 2천억원 확대할 계획이다.
■ 정부, 반도체 지원 강조
정부는 추경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정부는 "미국 정부의 품목별 관세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도 기존 26조원에서 33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고, 재정도 26년까지 4조원 이상 투입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을 파격적으로 지원한다.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 중 기업 부담분의 70%를 국가가 분담한다"면서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인프라 국비 지원 비율을 30~50%로 대폭 상향하고 투자 규모가 100조원 이상인 대규모 클러스터는 국비 지원 한도를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도 과감히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첨단 소재·부품·장비를 생산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보조금을 신설하고, 반도체 저리대출도 3조원 이상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실제 양산 환경에 근접한 미니팹을 신설해 K-반도체 기술혁신 플랫폼(한국형 IMEC)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통해 팹리스 기업들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AI 반도체 실증장비를 연내 2대 추가 도입하고, 실증사업을 2.5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신진 석박사 연수·연구 프로그램과 해외 인재의 국내 체류형 글로벌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반도체 아카데미를 전국으로 확대해 반도체 우수 인재 확보를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대비할 수밖에 없는 2차 추경
정부가 당초 예상보다 큰 '필수' 추경을 발표했지만 금융시장에선 2차 추경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도 강하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에 따라 국내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나빠질 수 있어 2차 추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대선 국면을 맞아 승리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상당한 규모의 추경이 또 나올 수 밖에 없다는 전망도 보인다.
최근 미국으로부터 32%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은 대만은 우리 돈 22조 규모의 추경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야당에선 한국 인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대만이 20조원이 넘는 대대적인 추경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도 '재정건전성'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부총리 등 경제 관료로 입각할 것으로 보이는 홍성국 최고위원도 10조원 수준의 추경은 '턱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 위원은 지난 9일 "정부가 10조원으로 관세전쟁, AI 경쟁력 강화, 서민·소상공인 지원, 산불피해 지원에 투입하겠다고 했으나 10조 추경은 영남 산불이 나기 전에 제시한 금액이었으며, 관세 전쟁은 아예 반영도 하지 않은 숫자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엉망인 상황에서 정부는 국가 부채를 한 푼도 안 늘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걱정스럽다"면서 10조원 남짓한 추경으론 어림도 없다고 했다.
■ 1차 추경, 진행 속도는 야당 손에 달려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12원 규모의 '1차' 추경이 얼마나 속도를 낼지는 야당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추경 발표 뒤 "미중 관세전쟁 등 대외적 경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제성장률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은 대규모 추경을 외치면서 동시에 경제부총리 탄핵을 추진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힘은 "추경은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정부가 제시한 추경안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민주당도 초당적 협력에 나서달라"면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여와 야 모두 입으로는 '지금은 민생과 국가 경제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추경이 얼마나 속도를 낼지는 봐야 한다.
민주당은 현재 국정을 이끌고 있는 한덕수·최상목 두 사람에 대한 직권남용, 직무유기 등을 이유로 고발과 탄핵을 거론하는 중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5일 "내일 최상목 부총리 탄핵 청문회를 열어 내란대행 시절의 죄목을 낱낱이 밝히고 따져 물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경제 최대 관심사인 트럼프 정부와의 통상협상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하는 중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한덕수 대행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성급한 관세 협상이 아니다. 우선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면서 "한 대행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조치가 마치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한 결과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협상을 서두르다가 퍼주기 협상을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나오는 중"이라고 했다
진 의장은 "국익이 걸려있는 중대한 통상 협상은 국회와 협의 하에 진행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여당의 경제정책에 큰 불만을 나타내고 있어 '1차' 추경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봐야 한다.
■ 추경, 또 다른 추경과 통화정책 영향도 감안
이자율 시장에선 추경과 관련해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점'과 '추경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이어지는 중이다.
A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오늘 아침에 발표된 12조원 추경이 시장에 새롭게 미친 영향은 없다"면서 "하지만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만만치 않을 2차 추경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한은 총재가 얘기했던 15~20조원 수준의 추경은 감안하고 반영해 왔지만, 정권 교체시 1,2차 합계 30조원이 훌쩍 넘는 추경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경은 그간 한은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도 적지 않았다.
추경으로 경기를 방어해주면 한은이 금리 인하에 있어서 좀더 여유를 갖고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B 딜러는 "추경 12조원이 발표됐다. 추경도 발표됐지만 일단 대외 불확실성이 커 당장 이번주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면서 "한은은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뒤 관세전쟁과 추경 흐름 등을 지켜보면서 금리 추가 인하 타이밍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