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4-02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4월 앞둔 트럼프의 관세 위협과 금융시장 리스크 오프

  • 입력 2025-03-31 11:21
  •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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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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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콤 장태민 기자] 오는 4월 2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금융시장의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강화됐다.

미국의 관세 압박과 교역국들의 보복 조치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이번 관세 발표 이후에도 불확실성이 제대로 제거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가 언제 되살아날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교역 상대국이 보복 관세에 나설 경우 재보복 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황이다.

■ 트럼프, 강력한 관세정책 밀어붙이면서도 '협상'은 열어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29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 CEO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무엇인지, 가격 인상에 대해 경고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축하 메시지였다"며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미국으로 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자동차 CEO들에게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다. 사람들이 미국산 자동차를 사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가격을 올리든 말든 상관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영구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 세계는 지난 40년 이상 미국을 상대로 수탈을 해왔다"며 "우리가 하는 일은 공정하게 하는 것뿐이며 솔직히 나는 매우 관대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는 다만 협상의 여지도 열어두고 있다.

트럼프는 28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통화 이후 "우리는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 마크가 나에게 전화했다.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SNS를 통해 "양측은 많은 것에 동의하며 캐나다의 다가오는 선거 직후에 만나 정치, 비즈니스 및 기타 모든 요소에 대한 작업에 착수할 "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과 캐나다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트럼프의 '더티 15' 겨냥...미국 내부에서도 '우려 중'

트럼프는 4월 2일을 '해방의 날'이 될 것이라면서도 '더티 15개국'에 대해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할 관세가 어느 수준일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미국에 대해 7~8위 규모의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만큼 더티 15개국에 포함돼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크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지나치게 공세적이어서 미국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미 미국 지표에선 관세로 인한 심리 위축이 나타났으며,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미사간대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7.0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잠정치 57.9보다 하향 수정된 것으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이번 결과는 예상치 57.9도 하회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며, 모든 소득 계층에서 하락세가 이어졌다. 또 트럼프 지지층이 모여있는 공화당 선호 유권자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경제정책에 따른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미래 물가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0%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도 4.1%까지 상승해 지난 1993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나타냈다.

2월 PCE가격지수는 전월비 0.3%, 전년동월비 2.5%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식품·에너지 항목을 제외한 근원PCE 가격지수는 전월비 0.4%, 전년동월비 2.8%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 그리고 재정지출 축소 계획은 소비위축과 인플레 상승을 동시에 부를 수 있다는 걱정이 커졌다. 하지만 관세정책 강도는 기존 예상보다 높을 것이란 추론이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 "최근 며칠 동안 상호관세와 관련해 참모진들은 미국의 모든 무역 파트너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최대 20%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 시장은 트럼프 관세가 당초 예상보다 강하고 그 범위도 예상보다 넓을 수 있다면서 긴장하는 중이다.

■ 단기간 급락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선호

연준 관계자들자들 사이에선 관세의 인플레이션 자극 효과가 '일시적'이란 평가도 많지만, 그 효과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그 영향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 주식시장은 급락했으며, 국내 주가지수 역시 단기간에 급락했다.

지난 금요일 미국 나스닥이 2.7% 급락한 뒤 국내 주가지수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3일째 급락하면서 장중 2,500선을 하향돌파했다.

코스피는 4영업일전 2,600대 중반에서 추가 상승을 노렸지만 현재는 트럼프 관세 우려에 2,500선을 내주고 추가 하락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이날부터 공매도가 재개된 가운데 외국인 매매동향도 관심이다.

위험자산이 관세 우려로 맥을 못 추면서 자금은 국채 등 안전자산 쪽으로 모여들었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8일 12.70bp 급락한 4.2350%, 국채2년물은 8.00bp 내린 3.9140%를 기록하면서 국내 국채 금리 하락에도 힘을 실어줬다.

이날 국고10년이 2.7%대, 국고3년이 2.5%대로 재진입하면서 글로벌 안전자산선호를 반영했다.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모두 미국발 변동성을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주식전략가는 "2월말에 이어 3월말에도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트럼프 관세정책 불안심리가 가세했다. KOSPI를 비롯한 글로벌 주가가 급락했지만 가격변수가 트럼프 워딩에 일희일비할수록 펀더멘털 변화에 집중할 때"라고 조언했다.

이 전략가는 지금을 시장이 과잉반응하는 국면으로 보면서 "공매도 재개, 트럼프 상호관세발 변동성은 주식 비중을 확대할 기회"라고 주장했다.

안전자산선호와 기대 인플레 상승이 맞물려 채권 투자가 애매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국채 비중을 높일 때라는 진단도 보인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고 9월말까지 원화 국고채 금리는 50bp 상승했으며 그 이후에도 원화가 안전자산인가에 대한 의심은 계속됐다. 하지만 결과는 금리 폭락으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가 안전자산이라는 점과 금리의 기본이 성장과 물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현 시점에서 국내외 정치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환율도 상승세지만 이는 결국 원화 채권에 금리 하락 재료"라고 주장했다.

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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