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보) 영란은행, 기준금리 4.5%로 25bp 인하...예상 부합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김경목 기자]
잉글랜드은행(BOE)이 6일 기준금리를 4.75%에 4.50%로 25bp 인하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작년 12월 동결 결정과 함께 점진적인 금리인하를 시사한 이후 올해 첫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영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가운데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BOE는 2023년 8월 기준금리를 5%에서 5.25%로 25bp 인상한 이후 작년 6월 회의까지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8월 1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인하하면서 2020년 3월(15bp 인하) 이후 4년 여만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후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에서 동결하면서,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낮추면서 작년 기준금리를 각각 25bp씩 두 차례 인하했다.
작년 12월 회의에서 다시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올해 첫 회의인 2월 회의에서 다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BOE 통화정책위원회(MPC)는 7대2로 기준금리 25bp 인하 결정을 내렸다. BOE내 대표적 매파인 캐서린 만 위원과 비둘기파인 스와티 딩그라 위원 등 위원 2명은 경기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50bp 인하를 주장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얼마나 큰 폭으로 얼마나 빨리 인하할지는 회의를 통해 판단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불확실한 세상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의 길은 험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의 부진한 성장률을 근거로 BOE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작년 12월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최근 월간 GDP 수치는 10월에 0.1% 감소한 후 11월에 0.1% 성장에 그쳤다. 지난달 소매지표 약세도 BOE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BOE는 영국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7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한편 12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율은 2.5%로 예상치(2.6%)와 전월치(2.6%)를 밑돌았다. 근원 CPI도 3.2%로 예상치(3.4%)와 전월치(3.5%)를 하회했다.
BOE는 성명에서 "지난 2년 동안 이전의 외부 충격이 줄어들면서 디스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통화정책의 추가적 완화에 대해선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리스크와 경제의 총 공급과 수요 사이의 균형에 대해 변화하는 증거가 밝혀 낼 수있는 것을 계속 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한 2% 목표치로 복귀할 위험이 더 사라질 때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BOE의 금리인하 결정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성장률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재무부의 경제 성장 촉진 계획은 일하는 사람들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넣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영 정부는 다시 건설을 시작하고 불필요한 규제 장벽을 없애고 도로, 철도 및 중요한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한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헌트의 칼럼 피커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BOE 통화정책 위원들이 직면한 중요한 질문은 그들이 빠르면 3월에 또 다른 금리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낼 것인지 아니면 분기당 한 차례씩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작년에 정한 방침을 유지할 것인지"라고 진단했다.
그는 "기본 시나리오는 BOE가 분기당 한 차례 인하 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올해 두 번째 인하를 단행하기 전에 5월 회의까지 기다릴 것으로 본다"면서도 "BOE는 경기 약세에 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쪽으로 리스크가 치우쳐 있다. 이미 3월 20일 회의에서 한 차례 더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OE의 올해 첫 인하 조치는 지난 가을 영국기업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리겠다는 재무부 재정 계획을 발표한 이후 리브스 재무장관이 힘든 두 달을 보낸 이후 나온 것이다.
리브스는 "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며 대안이 없다"며 영국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계획을 옹호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과 영국정부가 취하고 있는 재정적 입장을 고려할 때 BOE는 보다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에슐리 웹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미국 수입 관세로 인해 최근 경제 활동이 부진하고 글로벌 전망이 불확실하다. 다만 국내 물가 압력에 대한 뉴스가 강해지면서 BOE는 점진적인 금리인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CPI가 작년 12월 2.5%에서 올해 말 3.0% 정도로 반등할 수 있다"며 "다만 CPI가 내년에는 2.0% 이하로 떨어지면,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3.75~4.00%가 아닌 2026년 초까지 BOE는 기준금리를 3.50%까지 낮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목 기자 kkm3416@newsko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