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를 알리는 행정명령, 출처: 백악관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트럼프-시진핑의 관세전쟁 서막...잽 던지면서 상대 반응 떠보기
이미지 확대보기[뉴스콤 장태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 조치를 발효하자 중국도 곧바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물린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으며, 이 결정은 미국시간 4일 0시, 한국시간 오후 2시에 발효됐다.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시간에 맞춰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관영 CCTV 등은 전날 시장감독총국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받는 구글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2기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 셈이다.
■ 중국의 응전...미국의 대중국 관세 발효 기다리고 있다가 바로 맞대응 조치
중국 재무부 관세세칙위원회는 4일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안을 발표했다.
이달 1일 미국 정부가 펜타닐 문제 등으로 중국의 모든 대미 수출품에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뒤 나온 조치다.
중국 재무부는 홈페이지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는 자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 간의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협력에도 해를 끼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관세법, 세관법, 대외무역법 및 기타 법률과 규정, 국제법의 기본 원칙에 따르고 국무원의 승인을 받아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관세가 추가될 예정이라고 했다.
첫째로 석탄과 LNG에는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둘째로 원유, 농기계, 대형 차량 및 픽업트럭에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중국 당국은 부속서에 포함된 미국산 수입품의 경우 현재 적용 가능한 관세율에 해당 관세가 추가된다. 현행 보세 및 면세 정책은 변경되지 않고 이번에 관세가 인하되거나 면제되지 않는다고 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또 4일 공동으로 "텅스텐,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등 희귀 금속 관련 품목에 대해 수출 통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세관총국과 함께 텅스텐 및 기타 관련 품목의 수출 통제에 관한 공고를 발표함으로써 암모늄, 파라텅스테이트 등 25개 희귀 금속 제품과 그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 중국 반응 떠 본 미국...중국도 잽 던지면서 탐색전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1일 대중국 10% 추가 관세 부과에 서명했을 때 예상보다 상대적으로 온건한 조치라는 평가도 많았다.
대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60% 관세 등을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의 부작용과 함께 중국의 보복조치 등을 감안해 추가적인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중국 역시 자국 산업을 감안해 대체품을 찾기 쉬운 품목 등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왔다.
앞으로 G2가 어떻게 말을 운용할지에 따라 글로벌 통상질서와 세계경제는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양강은 자국 산업 피해 등을 감안해 관세를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많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는 당초 위협인 대중 추가관세 약 40%p 대비 온건한 조치라는 의견이 우세했다"면서 "이 조치만 기준으로 보면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폭이 10% 내외에 그칠 수 있어 당초 우려했던 60% 관세 부과시 40% 감소엔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미국 피터슨연구소는 최근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시 중국의 대미국 수출 감소규모는 500억달러, 즉 10% 수준으로 중국 총수출의 1.5%에 그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영향도 0.1%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양강이 손실을 감수하고 패권 경쟁에 나서거나, 당초 트럼프가 공약했던 60% 관세를 실행할 경우 그 여파는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미국의 대중국 60% 관세부과와 중국의 대응 조치를 감안할 때 미국 GDP 손실이 연간 3,600억달러, 5년간 약 2조 달러에 달할 수 있고 물가도 연간 0.4~1%포인트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독일경제연구소는 미국의 관세 부과와 중국의 보복 조치를 감안할 경우 미국경제가 연간 약 1%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 미-중 패권다툼의 서막...일단 잽부터 날리면서 시작
전날 중국 당국이 미국의 조치를 비난하면서 대응했지만 당장 대응 조치들이 강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미국이 '10%'부터 시작했듯이 중국 역시 수세적인 잽을 던졌다는 평가도 많다.
예컨대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LNG는 전체 수입량의 6%에 불과하고 알파벳의 경우 중국에서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대응 역시 '보기주기'식이라는 것이다.
대신 중국은 미국이 향후 거칠게 나올 경우 우리도 만만치 않은 무기가 있다는 점을 알렸다.
예컨대 중국은 희토류, 광물 등을 활용해 미국경제에 타격을 입힐 힘을 갖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 모두 상대국의 경제에 타격을 입힐 무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관세와 관련한 갈등이 당초의 전망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트럼프는 상대방의 예측을 불허하는 변칙복서 스타일이어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아울러 미국으로선 첨단산업에서 중국의 기세를 꺾어야 하기 때문에 초기의 조심스러운 탐색전을 무역분쟁 완화 기대 등으로 연결해선 곤란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김선영 DB금투 연구원은 "지금 미중 갈등은 줄다리기 및 핑퐁게임의 초입"이라며 "이 시기를 허니문 기간으로 보고 있어 강력한 정책보다는 양국이 간보는 시기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든지 멕시코나 캐나다처럼 유예도 가능하고 반대로 말로는 한층 더한 관세율 제시도 가능한 시기"라며 트럼프가 어떤 정책 시간표로 움직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정책이 얼마나 상대방에 타격을 입힐 수 있을지 등을 계산하고 접근할 듯하다.
김 연구원은 "24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에서 14.7%를 차지했다. 산술적으로 볼 때 10%의 관세부과로 인해 전체 수출 증가율은 약 1.8%P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지난해 중국의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였으며 10% 추가 관세 부과로 인한 올해 GDP에 미치는 영향은 약 0.3~0.5%P 하락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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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백악관이 공개한 대중 관세부과 이유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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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newskom.co.kr